이 달의 신간 '브러시에 낀 먼지를 떼어낸다는 것은' '묵상' | 에스콰이어코리아
CULTURE

이 달의 신간 '브러시에 낀 먼지를 떼어낸다는 것은' '묵상'

이달의 신간 두 권.

ESQUIRE BY ESQUIRE 2019.07.04

브러시에 낀 먼지를 떼어낸다는 것은

요리후지 분페이 l 안그라픽스

저자는 직업적 권태기를 맞은 평범한 사회인이다. 디자이너로서 10년째, 그는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정작 내용은 디자이너를 꿈꾼다면 필수 참고서로 삼아도 좋을 만큼 일에 대한 정보가 꼼꼼히 정리되어 있다. 누가 봐도 프로다. 프로라고 권태기가 없으란 법은 없지만 다소 생소한 전개다. 신세 한탄이나 우물쭈물하는 태도란 없다. 저자는 말한다. “디자이너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지만, 디자인을 하기 싫다는 말이 아닙니다.” 행간에 그간 겪어온 비상식적인 현실과 그에 대한 고단함과 그로 인한 곤란함이 읽힌다. 거기에 저자는 도리어 일에 대한 단단한 태도로 마주한다. 나는 이 일을 이만큼이나 좋아하고 잘한다고. 그러니 나를 그만두고 싶어지게 만들지 말라고. 마치 브러시에 낀 먼지를 떼어내듯이.

 

 

묵상

승효상 l 돌베개

낡고 오래됐는데 지금 봐도 멋진 건물을 좋아한다. 대체 그 시절에 어떻게 이렇게 설계할 생각을 했는지 신기해서. 지금이 가장 잘난 시대라고 믿는 현대인의 아둔한 생각이지만, 어쨌든 건축이란 놀랍고 알고 싶고 어떨 땐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저자이자 건축가인 승효상이 세계의 건축물을 순례하며 기록한 이 책에서, 어느 건물 앞에서 내뱉은 “전율이다”라는 탄성이 극성스럽지 않은 이유다. 건축물에는 그것을 세운 자들의 땀이 담겨 있다. 그 열과 성이 모여 도시를 이뤄왔다. 이 책은 주로 수도원과 성당 등 종교 건축물을 다루지만 건축물에 담긴 가치를 살펴보는 시선을 배우는 데에 부족하지 않다. 이달 취재한 나이지리아의 건축 사진가 아예니 올라지데가 건축 사진을 찍는 이유에 대해 한 말이 생각난다. “고요함의 본질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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