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트랙의 왕의 귀환 '라이온 킹'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사운드트랙의 왕이 돌아온다. | 사운드트랙,라이온,발매,라이온킹,영화

 ━  CAN YOU FEEL IT?     미국으로 이사 간 전직 음악 담당 에디터로서, 미국 사람들 앞에서 어떤 팝 음악이건 간에 ‘한물간’이란 표현을 섣불리 쓰지 말라는 삶의 소소한 팁을 전하고 싶다. 왜냐면 미국은 그 음악이 세상에 나온 게 언제였든 한때 사랑했다면 영원히 좋아하는 사람들의 나라니까. 뭐가 더 힙하고 뭐가 더 핫한지 빨리 알아야 이기는 곳에서 온 사람이라면 카페든 라디오든 공유 오피스든 1990년대 R&B 메들리가 흘러나와도 어색하지 않은 이 공기가 생소할 뿐이다. 어디든 사람 사는 곳이면 힙스터와 대중의 취향 차는 있는 법이지만 전 세계 음악 신을 통틀어 가장 경쟁적이고 빠르고 중요하고 냉정한 시장인 동시에 절대다수가 평생 같은 노래를 사랑해주고 들어주는 평화롭고 변함없는 시장이라는 아이러니가 미국 대중음악 생태계의 순환을 만든다.   여기 덧붙여 미국인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진정한 꿈과 희망의 샘이자 용기와 모험을 가르쳐준 최초의 감동으로 각인되어 국민 전체의 어린 시절에 지분을 가진 특별한 존재다. 특히 평범한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특별한) 작은 존재가 독립심과 모험심을 통해 비로소 한 어른이 되어가는 디즈니 특유의 드라마는 빗나가는 적이 없다. 세계 어디서도 디즈니는 충분히 유명하지만, 본토에서는 영화는 물론 케이블 TV와 게임, 홈 비디오, 곧 서비스를 시작하는 스트리밍 채널까지 실질적인 영향력과 노출량이 무차별적으로 광대하다는 데 다시 놀라게 된다. 개봉을 열흘 앞둔 지금(북미 개봉일은 7월 19일, 국내 개봉일은 7월 17일), 유명인들의 자발적인 소셜 미디어 기대 평, 사방팔방의 광고, 서로의 주말 계획을 묻는 사소한 대화 속에서 분위기를 짐작컨대 미국에서 <라이온 킹>이 실패할 거란 조짐은 어디에도 없다.       작년 그래미를 뒤흔든 차일디시 감비노가 심바를, 실력으론 공격할 게 없는 비욘세가 날라를 맡게 됐단 건 캐스팅할 때부터 <라이온 킹>이 영화 이상으로 사운드트랙에 심혈을 기울였는다는 가설에 힘을 보탠다. 영화 개봉 일주일 전에 디지털로 음원을 먼저 공개하는데, 그 전략 역시 음악이 영화 성공의 부스터가 될 거라는 확신이다. 그럴 만한 이유는 자명하다. 1994년에 발매한 사운드트랙은 지금까지도 그 기록이 깨지지 않은,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사상 최다 판매, 최다 수익을 올린 앨범이다. 디지털 음원이 없던 시절 전 세계에서 2000만 장이 팔렸다. 엘튼 존이 만든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는 1995년 아카데미 어워드와 골든 글러브 어워드에서 모두 음악 부문 ‘오리지널 송(주제가상)’을 받았고, 같은 해 그래미 어워드에선 엘튼 존이 ‘베스트 남자 팝 보컬 퍼포먼스’를 포함해 5개 부문을 수상했다. 사실 후보 곡들이 같은 앨범의 수록곡 ‘Circle of Life’와 ‘Hakuna Matata’였기에 어차피 수상은 엘튼 존이었고, 가사 없는 음악 부문인 ‘오리지널 스코어(영화음악상)’ 역시 <라이온 킹>으로 한스 짐머가 휩쓸었다.   이 영광을 뛰어넘는 게 가능하게 할 사명에 동참하는 뮤지션들은 차일디시 감비노와 비욘세뿐이 아니다. 엘튼 존은 2019년 실사 영화를 위해 신곡 ‘Never Too Late’로 영광을 재현하려 하고, 한스 짐머가 작곡한 5 개 트랙의 프로듀서로 나선 사람은 퍼렐 윌리엄스이다. 25년 전에도 사운드트랙에 참여했던 남아공 출신의 유명 뮤지션 레보 M. 역시 사파리 느낌 충만한 편곡에 또다시 참여한다. 그 외에 6월 말 선공개한 트랙 리스트를 훑다 보면 TBA로 표기된 14번 트랙이 눈에 띈다. ‘To be announced’, 즉 당장은 ‘안 알려줌’. 퍼렐 윌리엄스의 프로듀싱, 엘튼 존의 신곡, 비욘세와 차일디시 감비노의 히트 트랙 후렴구까지, 이미 이만큼 공개된 마당에 비공개로 남겨둔 게 도대체 얼마나 거대한 것일지 현기증을 자아낸다.   자꾸 뮤지션 얘기를 하다 보니 잠시 잊었겠지만, 이 음악들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그 말은 영화를 보면서 들을 때 공감각적 심상이 극대화된다는 뜻이다. 만든 이들은 모두 영화 속 플롯과 감정을 극강으로 경험할 수 있는 형태를 고민해서 노래를 완성했다. 최초에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는 티몬과 품바 둘이서만 부르는 좀 가벼운 무드로 기획했다. 하지만 엘튼 존과 뮤지션들은 그 곡이 흐름상 웃겨서는 안 되고, 그렇다고 심바와 닐라의 전형적인 러브송이어도 안 되고, 심바가 그간의 외유를 접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심경의 변화를 겪는 결정적인 3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은 다 알아채지 못할 디테일로 모든 곳에 존재하고, 특히 2019년 버전은 세련된 편곡으로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해줄 거다.   우리는 바로 몇 주 전에 디즈니가 시도한 또 다른 실사 리메이크 영화 <알라딘>을 통해, 파란 분칠을 한 윌 스미스를 티저 이미지에서 처음 보았을 때의 충격을 잊고 영화와 사운드트랙을 실컷 즐기는 경험을 했다. <라이온 킹>은 더 하면 더 했지 부족할 리 없다. 우화 같던 전작의 모든 게 광활한 스케일로 펼쳐질 것이고, 사운드트랙이 그 비현실적인 대자연 속에 당신을 던져 넣어 현실로 소름 돋는 전이를 전해줄 것이다. <라이온 킹> 사운드트랙 앨범 국내 7월 19일 발매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