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바이러스에 취하다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지난 6월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포르쉐 월드 로드쇼 2019가 열렸다. | 신제품,스피드웨이,포르쉐 오너,독일 포르쉐,포르쉐 월드

포르쉐 월드 로드쇼(PWRS)는 독일 포르쉐 본사에서 직접 주관하는 대규모 드라이빙 이벤트다. 9일간 열리는 행사에 전문 인스트럭터 5명과 행사 관계자 및 진행 요원 30여 명이 투입되고, 독일에서 공수한 포르쉐 20여 대와 타이어 200여 개가 동원된다. 비용이나 규모 면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드라이빙 이벤트다. 많은 에너지가 소모됨에도 수년간 이벤트가 지속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제품의 성능을 제대로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고 참가자 입장에서는 포르쉐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PWRS는 일반 소비자를 참가 대상으로 한다(참가비 60만~70만원). 포르쉐 오너뿐 아니라 예비 오너나 포르쉐 팬 모두에게 열려 있다. 신제품을 소개하거나 체험하는 기회이기에 매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차가 다르다. 올해는 이제 막 한국에 선보인 신형 911(992)이 S와 4S 트림으로 등장했다.   가장 먼저 경험한 것은 런치 컨트롤을 이용한 가속 테스트. 신형 911 카레라 4S를 타고 최대한 빠르게 가속한 후 다시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완전히 멈춰 선다. 신형의 3.0L 트윈 터보 엔진은 최대 450마력(54.1kg·m)을 발휘한다. 빠른 변속을 돕는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호흡을 맞춘 결과 정지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3.6초면 된다. 그 상태에서 완전히 정지하는 데까지 4초 정도가 걸린다. 그러니까 10초 안에 모든 것이 번개처럼 끝나버린다.   슬라럼 코스에서는 718 박스터 GTS(2.5L 터보, 365마력)를 타고 장애물을 요리조리 피해 달렸다. 엔진이 운전석 바로 뒤에 위치한 구조적 특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좁고 회전이 급한 코너에서 차를 밀어붙였을 때 앞머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민첩하게 반응한다. 이때 엉덩이는 앞머리의 움직임에 맞춰 경쾌하게 좌우로 흔들렸다. 더 높은 출력이나 전자제어의 서포트는 필요하지 않다. 아드레날린이 치솟는다. 진정한 운전의 즐거움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서킷 주행에서는 용인 서킷을 달리며 주요 라인업을 비교 체험했다. 스포츠카와 세단/SUV로 그룹이 나뉘었다. 여기에서는 같은 차라도 엔진이나 트림의 차이점을 곧바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이전 911(991-2)의 상위 스포츠 버전 GT3와 신형 911(S, 4S)의 비교가 흥미로웠다. 날카롭고 섬세한 최상의 스포츠 모델과 달리 신형은 그만큼 빠르고 정확하면서도 편하고 부드러웠다. 포르쉐의 과거와 현재는 그렇게 뚜렷한 성능 차이를 통해 변화하고 있었다.     서킷 한쪽에서는 포르쉐 전기 구동 시스템인 e하이브리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카이엔 e하이브리드를 타고 포르쉐 전기 구동계의 민첩성을 직접 경험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지만 전기 주행 모드(EV)만으로도 시원한 급가속이 가능했다. 테스트 코스에서 일반 가솔린 모델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선보이며 전기 구동계의 밝은 미래를 보여줬다.     마지막 순서는 PWRS의 꽃, 택시 드라이빙이다. 5명의 인스트럭터가 전속력으로 달리는 포르쉐에 동승할 수 있다. 911 GT3, 911 카레라 S, 718 박스터S 그리고 파나메라 터보가 등장해 서킷의 모든 코너를 드리프트로 누볐다. 앞차가 만드는 자욱한 타이어 연기를 뚫고 옆으로 미끄러지기를 반복하며 참가자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했다.   하루가 눈 깜짝할 새 지나갔다. 행사가 끝났음에도 모두가 포르쉐 바이러스에 흠뻑 취해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포르쉐는 딱딱한 물리 법칙을 감성으로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은 PWRS를 통해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이렇게 직접적으로 전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