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박하면 이브닝 룩인 줄 알았다. 실크로 곱게 지어 만든 톰 포드의 전형 말이다. 놀랍게도 이브닝 재킷과 후디와 스웨트팬츠의 조합이다. 이 정도라면 개별 아이템 고유의 성격은 완전히 전복된 수준이다. 아세테이트와 면을 섞은 후디와 스웨트팬츠는 프렌치 테리만큼 편안하고 실크와 새틴이 우스울 정도로 호화롭다. 무엇보다도 슈트 한 벌의 면모를 훌쩍 보여준다는 점이 놀랍다. 여기에 구두를 조합한 톰 포드의 결단이야말로 이 룩이 슈트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백하게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