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수영선수권대회-더 타임 키퍼-오메가
‘오메가(OMEGA).’
일정 규모 이상의 스포츠 경기에는 보통 타이틀 스폰서가 존재한다. 타이틀 스폰서는 대회 명칭이나 기념품에 브랜드 로고와 이름을 넣어 광고 효과를 얻는 마케팅 활동을 뜻한다. 대신 경기 진행에 필요한 경비를 전액 또는 대부분 제공한다.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오메가도 그런 활동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은 빗나갔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더 타임 키퍼-오메가
오메가 브랜드 관계자의 설명이다. 타임키퍼는 일반적인 타이틀 스폰서처럼 단순히 비용을 지불하는 마케팅 활동이 아니다. 반대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도 아니다.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장 공정하고 정확한 기록을 측정하는 활동, 즉 기업의 열정이다.
지난 7월 12일부터 28일까지 대한민국 광주에서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개최됐다. 현장의 뜨거운 열기가 지나간 마지막 경기 직후, 광주 남부대학교 캠퍼스 시립수영장을 찾았다. 선수들의 경기가 아니라 오메가 타임키핑 기술 시연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 자리에서 오메가 타이밍 CEO ‘알랭 조브리스트’를 만났다. 푸른색 슈트를 입고 왼손에 오메가 씨마스터 프로페셔널을 찬 그는 환한 표정으로 타임키핑 기술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더 타임 키퍼-오메가
그는 여러 스포츠 중에서 수영만이 유일하게 선수가 직접 기록을 멈출 수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터치 패드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터치패드는 오메가가 1967년 처음 개발한 기술이다. 그 전에는 3명의 감독관이 수동으로 랩타임을 측정해서 평균을 내는 방식을 썼다. 그러다 보니 미세한 오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1960년 로마 올림픽 때 두 명의 선수가 접전을 벌였고, 세 명의 감독관의 기록을 평균으로 계산하자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하고, 또 다른 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이후 국제수영연맹은 좀 더 정확한 계측을 위해 오메가에 측정 장비 개발을 의뢰했다. 그렇게 지금의 터치패드 시스템이 개발되었고, 1968년 멕시코 올림픽 수영 경기부터 도입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더 타임 키퍼-오메가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오메가의 역할은 시간 기록 측정에 관한 모든 것이었다. 완벽한 기록을 측정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하나의 종합 솔루션인 셈이다. 그 모든 곳에 전문적인 기술이 녹아 있다. 예를 들어 스타팅 블록의 경우는 부정 출발을 감지하는 역할도 한다. 출발 신호 이후 0.2초 안에 발판의 압력이 줄어드는 것을 감지해낸다(사람의 신체 반응이 신호 후 0.2초 안에 이뤄지기 어렵다고 한다).
물속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배영의 경우는 ‘백스트로크 레지’ 장비를 이용해 지지대를 박차는 순간을 정확하게 포착한다. 초당 100장을 촬영하는 고속 카메라가 각 레인의 시작과 끝을 촬영한다. 터치패드 기록 외에 심판들 사이에 이견이 발생하면 그 찰나의 순간을 시각적으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직후 선수가 자신의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 ‘스위밍 라이트 쇼’, 수영장 물속 바닥에 있는 ‘랩 카운터’ 디스플레이도 모두 오메가가 직접 개발한 장비다. 그뿐이 아니다. TV 중계용 그래픽과 데이터도 오메가가 제공하고 있다. 경기 전 각 레인 번호와 선수 이름, 국가를 표시해주고 경기 도중 세계 신기록 라인(빨간 기준선)을 화면에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현재 수영 대회의 공식 기록은 100분의 1초 단위까지 측정합니다. 물론 오메가가 보유한 시스템은 그보다 훨씬 정확한 100만분의 1초까지 측정할 수 있지요.”
컴퓨터 기반 타임키핑은 이미 정확도 면에서 완벽한 단계라는 말이었다. 시간을 측정하는 부분에서 지금보다 더 정확해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오메가 타이밍은 앞으로 어떤 발전이 더 필요할까. 무엇을 준비하고 있을까.

세계수영선수권대회-더 타임 키퍼-오메가
알랭 조브리스트 CEO가 경기장 스타팅 블록에 기대어 웃으며 말했다. 그에게 시간이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었다. 정확히 기록하거나 단순하게 흘러가는 것이 이상의 가치였다.
“우리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선수들에게 더 공정하고 정확한 기록을 제공하는 것이죠. 분명 시간은 불변의 법칙이죠. 하지만 우리가 그 시간을 어떻게 계측하느냐, 그리고 시간 안에서 무엇을 하느냐는 계속해서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더 타임 키퍼-오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