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사는 일의 중요성 도서 '찬'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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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곯지 말고 다녀. 할머니도 참. 전쟁통도 아니고 배를 왜 곯고 다녀. 혼자 나와 사는 손녀 걱정 중에서도 끼니 걱정이 제일인 할머니에게 핀잔만 준 못난 손녀는 허기를 품고 사는 중이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식당인 시대이건만 어느 날은 쌀 한 톨은커녕 물 한 모금 마실 정신도 없이 하루를 보낸다. 아침은 건너뛰기, 점심·저녁·야식은 구분 없이. 인스턴트에 질리고 배달 음식에 물린다. 텅 빈 냉장고 옆에 누워 할머니의 걱정을 삼킨다. 살짝 데쳐 무쳐준 나물 잘 먹을걸. 뭉근한 불에 구운 가래떡 살찐다고 남기지 말걸. 흰쌀밥에 얹어 삶아준 감자 골라내지 말걸. 배곯지 말고 다니라는 말이 왜 이리 고픈지. 책을 편다. 봉골레 파스타, 감자 뇨키, 달걀 샌드위치, 겁에 질릴 새 없이 금세 만든다는 양식 요리서들을 제치고 고른 책. 제철 재료로 오물조물 만들어내는 찬 요리가 담긴 책. 봄에는 봄동 뜯어 얇게 반죽 묻혀 부쳐 먹으면 든든하고, 여름에는 오이에 간장과 꿀을 더해 조리면 호쾌하다고 알려주는 책. ‘잘 먹어야 약이 된다’며 굶주린 배를 쓰다듬어주는 책 <찬 CHAN>을 편다. 나를 위해 요리해야지. 나를 위해 먹어야지. 묵은지를 좋아하는 우리 할머니에게는 묵은지 절임을 해드려야겠다. 책이 알려준 요리법을, 건강해지는 법을 옮겨 적는다. ‘묵은지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없애고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간장, 매실액, 맛술을 섞은 뒤 묵은지 위에 듬뿍 붓고 깨를 넉넉히 뿌려 낸다.’ <찬 CHAN>, 온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