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TRIUMPH STREET SCRAMBLER
최고 출력 65마력(8.2kg·m)
5단 자동변속기
203kg
1550만원

흥미로운 것은 장르의 다양성과 별개로 모터사이클의 중심에는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유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터사이클에서 클래식은 유행이 아니라 고유한 문화에 가깝다. 실제로 많은 제조사가 지금도 클래식 요소를 살린 복고풍 스타일을 강조한다. 트라이엄프 올 뉴 스트리트 스크램블러도 이런 모델 중 하나다.
이름에 붙은 스크램블러는 또 하나의 장르를 뜻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재밌고 잘 달리는 형태. 그 의미를 해석하면 ‘자유’에 가까울 것이다. 다시 말해 형식에 제한이 없는 자유로움이 존재한다. 그것이 라이더를 즐겁게 한다. 라이딩 과정을 풍성하게 채운다.
“퉁, 퉁, 퉁, 퉁.” 올 뉴 스트리트 스크램블러에 달린 2기통 엔진이 기분 좋은 리듬으로 차체를 두드린다. 시트에 앉아 그 진동을 느끼는 게 참 좋다. 잘 조율된 엔진의 떨림을 느끼는 게 모터사이클의 매력이다. 스로틀을 비틀면 예상보다 묵직하게 속도를 낸다. 배기 파이프 끝에서 튀어나가는 소리가 끝내준다. 잘 조율된 악기처럼 중저음으로 구성된 음색이 귓가를 맴돈다.
해가 지평선 위로 완전히 떠오르기 전에 올 뉴 스트리트 스크램블러와 집을 나선다. 목적지는 없다. 달리다가 돌아오고 싶을 때 돌아오면 된다. 때론 돌아오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 경로는 차가운 머리의 이성적 사고가 아니라, 뜨거운 가슴의 감성적 결정에 맡긴다. 급하지 않다. 속도를 높여 바람과 싸울 필요도 없다. 바람이 가볍게 귓가에 속삭일 만큼 느린 속도에서도 라이딩은 충분히 재밌다. 멈추기 싫은 느낌이 들 때가 절정이다. 올 뉴 스트리트 스크램블러와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모터사이클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모든 게 자연스럽고 편안한 순간이다. 비록 몸은 피곤하지만 이 맛에 모터사이클을 탄다. 복잡한 도심을 빠져나와 교외의 쭉 뻗은 도로를 달린다. 높은 산이나 넓은 평야가 없기 때문에 분명 아름다운 풍경은 아닐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달리다 보면 답답했던 가슴속이 어느새 잔잔하게 풀린다. 마음의 평화. 그거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