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 산토스 뒤몽의 얼굴, 제이크 질렌할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까르띠에 산토스 뒤몽의 앰배서더인 제이크 질렌할을 만났다. 그는 실패, 히어로 영화, 연극, 그리고 한 인간이 되는 것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 제이크 질렌할,까르띠에,산토스,산토스 뒤몽,헐리웃

까르띠에 시계 산토스는 브라질 비행사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의 이름에서 따왔어요. 그는 이런 말을 남겼죠. “최악의 상황에서도 절대 좌절에 굴복해선 안 된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실패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배우로서 당신은 이 말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런 멋진 말도 있잖아요. “우리는 종종 성공이나 승리보다 실패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운다. 그렇다면 실패한 사람들에게 배우는 건 어떨까?” 어떻게 보면 실패가 가장 멋진 순간일 수도 있어요. 변화와 결정의 계기가 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매 순간 희망과 비전을 가져야 하고, 원하는 곳을 바라보며 믿어야 하죠. 자신의 본능을 따르세요. 성공하지 못했다고 낙담하지 마세요. 곧 교훈이 찾아올 겁니다.   당신은 극단적인 인물을 솔직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재주가 있어요. <나이트 크롤러>의 루이스 블룸, <벨벳 버즈소>의 모프 밴드월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의 미스테리오 같은 인물에 끌리는 이유가 있나요? 저는 캐릭터가 지금의 모습이 된 과정이 궁금해요. 그걸 알아가는 과정에서 예전에는 선입견이 많이 작용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선입견이 저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더군요. 그래서 솔직하고자 하죠. 그럴 때마다 제 안에서 변화와 울림이 생겨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은 당신의 첫 히어로 연기이자 첫 마블 코믹 유니버스 영화예요. 촬영하면서 어땠어요? 촬영은 무척 즐거웠어요. 내가 이런 세계관을 가진 인물과 어울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에 더 모험적이기도 했고요. 또 영화의 규모라든지 제작 과정도 저의 이전 작품들과는 많이 달랐죠. 일단 시작하면 다들 ‘계속해’라는 식이에요. 제가 어떤 결과를 낼 거라고 기대할 뿐이죠.   그리고 그 세계관의 팬들은 아주…. 맞아요! 엄청나죠. 몇 달 전 코믹콘 때문에 브라질에 갔는데 반응이 정말 압도적이었어요. “맙소사”라는 말이 절로 나왔죠. 대단했어요.   톰 홀랜드와의 작업은 어땠나요? 당신의 SNS를 보니 그와 훌륭한 동료가 된 것 같던데요. 제가 정말 좋아해요. 좋은 사람이고 잘 자란 인물이죠. 게다가 착하고 정중한 사람이에요. 그렇다고 고지식한 사람은 아니에요. 장난을 엄청 좋아하거든요. 저희가 세대가 다르다는 것도 좋은 점이라 생각해요. 홀랜드는 자기보다 나이와 경험이 많은 사람을 진심으로 존경하거든요. 그렇게 어린 나이에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는데도 말이죠.   최근 주류에서 벗어난 연극인 <방파제/삶>을 끝냈어요. 연극과 영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카메라 앞보다 무대 위가 더 편해요. 제게 연기를 위한 더 큰 공간이 주어졌다는 느낌이에요. 연극은 보다 대담함을 연마하는 곳이죠. 영화라는 틀 속에서는 덜 용감해질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무대에 서면 자신의 선택이 관객에게 생생하게 검증받아요. 물론 실수가 생길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 실수도 또 하나의 탐구가 되죠.   <방파제/삶>은 부성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오늘날 한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당신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재의 문제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충분히 다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제가 속한 분야는 남성성을 권력과 연결시키는 진부한 생각과 여전히 싸우고 있어요.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전 정말로 이 업계에 완벽하게 속했던 적이 없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제 위치에 관해 그다지 확신이 없어요. 물론 저도 처음에는 이런 식으로 소속감을 찾으려 했죠. ‘난 이곳에 잘 어울리고 이게 사람들이 날 생각하는 방식이야.’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가 이곳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저는 이곳과 썩 잘 어울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괴상하고 모호한 걸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당신이 했던 선택에서 그걸 알 수 있어요. 당신이 연기했던 인물의 관점에서 말이죠. 맞아요. 전 스파이더맨 영화를 좋아해요. 하지만 <도니 다코> 같은 영화도 좋아하죠. 어떤 사람들은 왜 그런 어두운 영화를 선택했는지 궁금해해요. 하지만 제겐 전혀 어두운 영화가 아니에요. 어두운 요소가 있을지 모르지만 재미있기도 하죠. 전 제가 연기하는 역할을 통해 한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찾아왔다고 생각해요.   의미? 이를테면 어떤 거죠? 제가 좋아하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죠. 패션을 예로 들어볼까요? 어릴 때 전 지금보다 대담한 선택을 했어요. 저도 다른 애들처럼 밝고 요란한 색으로 뒤죽박죽인 옷을 입고 괴상한 배낭을 메고 다녔죠.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해요. ‘애들이니까.’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죠. ‘이봐, 이건 사실 내가 좋아하는 거잖아. 다시 저 괴상한 배낭을 메고 저런 신발을 신을 거야. 왜냐하면 내가 그걸 좋아하고 그게 날 즐겁게 만드니까.’ 이것이 내게 한 인간이 되는 것의 의미예요. 내가 좋아하고 내게 즐거움을 주는 걸 받아들이는 거요.   패션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까르띠에 같은 브랜드의 앰배서더라는 점에서 늘 스타일리시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나요? 대중의 시선에 많이 노출되는 배우로서 자신이 입는 옷에 신경을 쓰는 편인가요? 제가 가는 곳을 신중히 고려하고 거기에 잘 어울리게 옷을 입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죠. 하지만 그 외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사람들이 평가할 생각이라면 내가 무엇을 입든지 그러겠죠. 어쨌든 전 옷을 조합하는 걸 좋아해요. 특별한 행사를 위해 옷을 차려입으면 자신감이 생겨요. 마치 갑옷을 입은 기분이에요.   최근 소셜 미디어에 가입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아니에요.(웃음) 지금으로선 한쪽 발만 들여놓았을 뿐이죠. 소셜 미디어는 매체로서 어느 정도 부정직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거의 모든 매체와 같이 진실되기란 힘든 일이지만 말이죠.   당신은 연극이나 영화에서 스스로를 더 드러내는 편인가요? 영화는 배우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들죠. 반면 연극은 배우와 배우의 행위 그 자체로 만들어지는 것이에요. 저는 무대에서의 과장된 연기를 신뢰하지 않아요. <방파제/삶>에서 톰 스터리지와 저는 말하듯이 말하고 실제 느끼듯이 느끼려고 했죠. 누군가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죠.   좋은 각본과 좋은 감독 가운데 무엇이 더 중요할까요? 좋은 감독이 더 중요해요.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똑같이 훌륭한 각본들에서 훌륭한 영화와 나쁜 영화가 나오기 때문이죠. 좋은 각본을 해석하려면 좋은 감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때로는 나쁜 각본이 좋은 감독을 통해 보완되기도 하죠. 결국 영화는 감독의 표현 수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