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집에 놓고 싶은 인테리어 소품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거실을 생각하며, 오후의 창을 타고 넘는 햇볕과 지난여름을 떠올렸다. 누군가를 위해 내주는 공간이 아니라 온전히 주인을 위한 공간이길 바랐다. 좋아하는 나무 의자와 조명 곁에 여행에서 갖고 돌아온 물건을 두었다. 어떤 건 매일 쓰지만 나머지는 추억을 더듬기 위해 올려둔 것들이다. | 에르메스,e15,조플린 웍스,르마블,하우스오브핀율

「 My Own LivinG Room 」 거실을 생각하며, 오후의 창을 타고 넘는 햇볕과 지난여름을 떠올렸다. 누군가를 위해 내주는 공간이 아니라 온전히 주인을 위한 공간이길 바랐다. 좋아하는 나무 의자와 조명 곁에 여행에서 갖고 돌아온 물건을 두었다. 어떤 건 매일 쓰지만 나머지는 추억을 더듬기 위해 올려둔 것들이다.     Scene # 1 01 덴마크 북단 두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스카겐이라는 도시가 있다. 해변에서 그림을 그리던 늙은 화가에게 달라고 부탁해 가져온 수건.  02 마음을 정돈하고 싶을 땐 진을 꺼낸다. 스코틀랜드에서 만든 술로, 혀 밑에 두면 넘기기 싫을 만큼 부드럽다. 병이 아름답기도 하고. 빛이 다가오면 주변을 푸르게 물들이는데 꼭 청춘의 비늘 같다. 린드 & 라임 진 5만2000원대 포츠 오브 리스.  03 잉크 카트리지 가죽 케이스 가격 미정 에르메스.  04 별자리를 그려 넣은 나무 함 가격 미정 에르메스.  05 긴 유리병 속에 담긴 향초를 켜기 위한 성냥(1박스) 2만2000원대 씨 흐 트루동.  06 수상한 여행자로 만들어주는 선글라스 19만8000원 아이비즈아이.     Scene # 2 01 잘게 스크래치 내서 마감한 갓이 빛을 머금고, 차분하게 번진다. 플로어 조명 아크릴 헤드 35만원 조플린 웍스.  02 디자이너는 이 스툴에 ‘어금니’라는 이름을 선물했다. 기운찬 나무의 뿌리 같은데, 담백하고 침착한 새벽의 기운이 느껴진다. 굳이 앉지 않고 곁에 두고만 싶다. 나무 스툴 150만원 e15 by 아상블라주.  03 테이블 조명으로 만들었지만 거실 바닥에 두고, 평소엔 가지런히 내려둔다. 빛이 새어 나오는 틈이 유독 아름답다. 이 조명을 만든 형제는 남은 소재를 사용해 작업하는 걸 좋아한다. 스스로 “우리들의 작업은 길 위에서 태어난다”라고 말하곤 하니까. 테이블 조명 180만원대 움베루토 & 페르난도 캄파나.     Scene # 3 프랑수아 할라드는 열두 살 무렵, 헬무트 뉴튼이 자신의 집에서 촬영하는 모습을 보고 사진에 빠졌다. 방학 때마다 사진가의 어시스턴트를 자청했고, 스물다섯 살 땐 <보그>의 아트 디렉터 알렉산더 리버만이 촬영을 의뢰하며 콩코드 비행기 티켓을 보냈다. 그가 이제까지 가장 잘한 일은 상업 사진을 그만둔 것이라 말했는데, 요즘은 인물과 공간을 함께 촬영한다. 유연하게 대상을 관찰하고 자유롭게 셔터를 누른다. 이 책은 그간의 작업을 요약한 것으로 곁에 두고 진짜 좋은 게 뭔지 불분명할 때마다 들춰 본다. 오는 10월 15일에 나올 예정인 그의 신간을 서둘러 예약했다. 프랑수아 할라드 10만원대 리졸리.     Scene # 4 01 시칠리아섬의 벌판을 가로지르면 북아프리카의 정복자가 세운 빛의 도시 팔레르모가 있다. 팔레르모 성당의 대리석 조합이 마음에 들었는데, 다양한 색깔이 오묘하게 조합되어 있었다. 대리석 조각, 펜 트레이 모두 가격 미정 르마블 by 토탈석재.  02 치약 60mL/ 2만원대 이솝. 03 수염용 작은 빗 3만9000원대 톰 포드 뷰티.     Scene # 5 01 겨울 거실에도 여름을 들이고 싶은데, 야자나무는 거창해서 관상용 파인애플로 대신한다. 동네 꽃집에서 1만5000원에 샀다.  02 익숙한 듯 낯선 모래시계 7만9000원 이첸도르프 밀라노.  03 바람 앞에 당당한 트렌치 라이터 20만원 조플린 웍스.  04 오만 와히바 사막에서 퍼 온 모래에 돌과 마른 파인애플을 담았다.  05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된 여행가를 위한 카세트테이프 가격 미정 마블 스튜디오.  06 뉴욕 칼라일 호텔의 1950년대 재떨이에 오만 무스카트에서 사 온 유향을 담았다.     Scene # 6 책상이란 말은 친근하지만, 리딩 체어라니 낯설다. 의자 등을 바라보고 앉으면 팔꿈치를 괴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구조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안락해서 꽤 오랫동안 앉아 있곤 하는데, 거실 한쪽에 둘 때도 돌려 두곤 한다. 이 나무 의자는 최근에 초기 작품을 다시 제작한 것으로  가죽 쿠션 없이 완성하고, 황동으로 장식했다. 황동은 비밀처럼 숨겨져 있지만 언뜻 눈에 띌 때마다 소재의 적절한 분량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옮기기 쉬운데 위치를 바꿀 때마다 거실에 독서를 위한 새로운 공간이 생긴다. 리딩 체어 가격 미정 하우스오브핀율.     Scene # 7 여름의 정서에 맞게 성글게 짠 케인 장식장을 주문했는데, 전에 쓰던 가죽 의자가 눈에 거슬렸다. 아직 거실에 들이진 않았지만 장식장을 만들어준 곳의 의자가 마음에 들어 촬영하며 촘촘히 살폈다. 팔걸이와 다리가 직선으로 뻗어 정갈하고 등에 케인 망을 달아 장식장과 짜고 친 듯이 어울릴 것 같았다. 몸이 닿는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깎아내 안락하다. 의자 72만원 스탠다드에이.     Scene # 8 무용의 가치에 대한 어떤 확신이 있다. 생활에 필요하지 않지만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시선을 움직여 생각의 경계를 넓혀주니까. 다른 색깔과 모양의 대리석을 조합해 만든 이 오브제가 그렇다. 이런저런 조합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딱딱한 감성을 다듬었다. OCI 토템 I 133만8000원 블록스튜디오 by 르마블.     Scene # 9 유명한 벨기에 대리석 회사는 이제 우아한 ‘스톤 에이지’가 왔다고 공표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아름다운 대리석 건축과 인테리어를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256페이지의 목차는 대리석 이름으로 대신했다. 사진과 함께 인터뷰를 실었는데, 대리석을 넘어 생각의 시작과 그 고민의 흔적이 함께 담겼다. 스톤드 가격 미정 라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