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린 선생 자택이 미술관으로 '최만린 미술관'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성북구에 새 미술관이 개관한다. 미술가가 살던 집이다 | 미술관,미술관 추천,미술가,갤러리,최만린

성북구 공공 미술관으로 거듭난 조각가 최만린의 정릉 자택. 미술관 리모델링 설계는 조치원문화정원을 설계한 EMA건축사사무소 이은경 소장이 맡았다. 이 집의 특징인 높은 천장과 계단 등의 기본 골격은 최대한 살리고, 창을 크게 내 거실과 옥외 공간을 연결하는 정도로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조각가가 살던 집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다. 붉은 벽돌담을 지나니 점잖은 나무 대문이 보인다. 대문 너머 자그마한 정원에는 부드러이 굽이치는 나무와 삐죽빼죽 뻗은 청동 조각상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이곳은 한국 추상 조각의 개척가라 불리는 조각가 최만린 선생의 집이다. 부슬비가 오는 날 선생의 집을 찾았다. 평소라면 30여 년 동안 모아온 살림살이가 여기저기 놓여 있었겠지만 이날은 텅 빈 고요만 있었다. 공공 미술관이라는 새 역할을 위해 집을 비운 터였다. 1970년대에 지은 이 집은 1988년부터 최만린 선생의 작업실이자 안식처였다. 서울대학교 교수 시절 학교에서 아파트를 한 채 내주었는데, 사람이나 작품은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며 가난한 예술가가 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집이다. 당시 이곳 정릉의 집값이 참 쌌다고, 대문에 직접 ‘최만린’ 이름 세 글자 붙이는데 기분이 무척 좋았다고, 선생은 땅을 밟고 서서 웃으며 말했다.   이제는 미술관이 되어 2020년 3월 정식 개관을 앞둔 이 공간에서 10월 10일부터 11월 30일까지 수장고 개방전 과 자료전 <조각가의 서재>, 매년 성북의 사회·문화·예술 방면에서 주제를 하나씩 정해 아카이빙 및 시각화하는 성북도큐멘타의 여섯 번째 프로젝트 <공공화원>이 열린다. 이 집에서, 이 집에 살며 조각한 선생의 작품과 선생에게 영향을 준 영감의 근원과 마주하는 기회다.   헤이리 스튜디오에서 최만린 조각가, 2019, 스톤김 사진. 미술가가 사는 집은 어떤 풍경이었을까. 의자며 거울이며 하물며 숟가락 하나 남아 있지 않지만 그 일상을 상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작품을 만들 때에는 여유가 좋다는 선생의 마음을 담아 높이 튼 천장과 그 덕분에 복층이 된 내부를 잇는 나무 계단, 그 계단을 오르내릴 때 나는 단정한 소리, 조각을 비추기 위해 그 옛날 설치한 곳곳의 작은 조명, 조명이 빚어내는 뭉근한 열기, 70년대의 낭만이 선명한 아치형 문틀, 뒷짐지고 거닐고 싶은 마당과 정원…. 예술이다. → 성북구립 최만린 미술관, 서울시 성북구 솔샘로7길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