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위엄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차원을 넘어서는 공간이 나타났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이다. | 루이 비통,루이 비통 서울,프랭크 게리,건출물,버질 아블로

「 INCEPTION 」 “우리는 비정형이라고 하는데 비선형 건축이라고도 얘기해요. 비정형, 비선형 건축. 곡선을 많이 쓴다든지, 여하튼 자유로운 모양새의 건축을 말하는 거죠. 대표적인 건축가가 프랭크 게리예요.” 소재에 따른 건축의 변화를 취재하던 때였다. 운생동건축사사무소의 건축가 장운규가 벽돌, 콘크리트, 철골을 주재료로 한 직선형 건축이 주를 이루던 시대를 지나 ‘기술적으로 자율도를 획득한 시대’를 이야기하며 주저 없이 프랭크 게리라는 이름을 꺼냈다. 프랭크 게리의 건축을 두고 해체주의라고도 한다. 그는 알루미늄판을 어찌 저리 휘게 했을까 궁금해지게 만드는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을, 이름 그대로 건물이 춤추는 듯한 모양새의 체코 프라하의 댄싱 하우스를 건축했다. 이 외에도 휘었거나 구부러졌거나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듯한 외형의 건물이라면 그것은 프랭크 게리가 설계했거나 프랭크 게리의 영향을 받은 누군가 남긴 흔적일 것이다. 프랭크 게리가 그린 루이 비통 메종 서울 스케치. “지금이야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발달해서 어떤 모양새의 건축이든 구현해내기 쉽지만 프랭크 게리가 한창 비정형 건축을 이끌던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계가 있었죠.” 그럼에도 프랭크 게리는 자유로운 스케치를 멈춘 적이 없었고, 그것이 어떤 모양이든 모형으로만 만들 수 있다면 그대로 구현해낼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전했다는 지금, 그의 자유로운 스케치는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전에 없던 상상력으로 시대를 넘나드는 건축을 선보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영감이 서울에도 피어올랐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이다. 프랭크 게리의 루이 비통 메종 서울 디자인 작업에 영감을 준 동래학춤. 사진 제공 국립국악원, 출처 국립부산국악원. “25년 전쯤 서울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감명받은 점은 건축물과 자연경관의 조화로운 풍경이었다. 종묘에 들어섰을 때 받은 강렬한 인상이 지금도 또렷하다.” 프랭크 게리는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을 설계하며 오래전 눈에 담은 한국의 잔상을 떠올렸다. 여기에 흰 도포 자락을 너울거려 학을 형상화하는 전통 동래학춤과 18세기 건축물인 수원화성의 요소를 더했다. 연필로 쓱쓱 그려낸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외형은 층층이 쌓은 기와 같기도 하고 너풀거리는 천 같기도 하다. 그것이 무엇이든 정형화된 틀을 벗어난 공간이 탄생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을 채우는 콘텐츠 역시 단편적인 패션 하우스를 넘어선다. 5개 층으로 이루어진 공간은 남성 컬렉션과 여성 컬렉션, 시계와 주얼리를 비롯해 여행용품과 책,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상설 전시하는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으로 채워진다. 꼭대기 층에는 도쿄, 뮌헨, 베니스, 베이징에 이은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이 자리한다. 에스파스 루이 비통은 패션을 넘어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이번 루이 비통 메종 서울과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의 개관을 기념하여 10월 31일부터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이 열린다. 재단 소장 컬렉션 작품을 해외에서도 선보이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전시 프로젝트 ‘미술관 벽 너머(Hors-les-murs)’의 일환으로 자코메티의 대표 조각 8점을 전시한다. Alberto Giacometti, Grande Femme II (1960). Courtesy of the Fondation Louis Vuitton. © Succession Alberto Giacometti (Fondation Alberto et Annette Giacometti) © Adagp, Paris 2019. Photo: Marc Domage 왜 자코메티일까. 끝없는 열정과 탐구로 인물 조각의 새로운 장을 연 자코메티의 명성을 떠올리면 쉬이 수긍할 만한 선택이지만, 어쩌면 자코메티가 일생 동안 추구해온 가치가 루이 비통 메종 서울과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이 지향하는 바와 맞닿아서인지도 모르겠다. 프랑스 작가 장 주네는 자코메티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 “자코메티의 조각 작품이 아름다운 이유는 가장 멀리 떨어진 것과 가장 익숙한 것의 사이를 멈추지 않고 탐색하는 데 있다.” 모두에게 열려 있고 각자에게 다르게 다가올 다감각의 공간.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10월 31일 개관. →   루이 비통 메종 서울 Louis Vuitton Maison Seoul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54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 Espace Louis Vuitton Seoul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 454, 루이 비통 메종 서울 4층       Portrait de Jean-Paul Claverie © DR Fondation Louis Vuitton 미술관 벽 너머 단순한 콘크리트 건물을 넘어, 뻔한 패션 하우스를 넘어 루이 비통 메종은 감각을 깨우는 공간을 지향한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그룹 회장의 고문인 장-폴 클라브리가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초대장을 보내왔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첫 한국 프로젝트라는 면에서 이미 루이 비통 메종 서울에 많은 시선이 몰려 있다. 서울을 여행하던 중 서울의 루이 비통 건물과 매장을 재설계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우연히 떠올랐다. LVMH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그리고 마이클 버크 회장과 함께 여행하던 중이었는데 우리는 주저 없이 프랭크 게리에게 프로젝트를 의뢰했다. 그와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을 설계하며 함께 일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이 이번 루이 비통 메종 서울의 뜻깊은 점이기도 하다. 루이 비통 예술의 정수와도 같은 재단 미술관 건축을 함께 한 건축가와 또다시 협업한 결과물이고, 프랭크 게리가 건축한 유일한 루이 비통 매장 건물이기 때문이다. 언급한 대로 프랭크 게리는 파리의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도 설계했다. 애초에 루이 비통은 왜 재단 미술관을 설립했나?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이 지닌 의의는 무엇인가? 재단 미술관 명칭에 ‘루이 비통’이 들어 있는데, 이는 루이 비통이 LVMH 그룹의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설립 초기부터 여러 시대를 거쳐오며 항상 예술가들과 친밀한 관계를 이어온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예술, 디자인 분야는 루이 비통 DNA의 일부다. 우리는 현대미술과 예술가, 그리고 동시대 미술 작가에게 영감을 준 20세기 작품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었고, 그리하여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을 설립했다. 2014년에 개관한 이래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5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다녀갔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 꼭대기 층에는 도쿄, 베니스, 뮌헨, 베이징에 이어 새로이 서울에 문을 여는 또 하나의 공간이 있다고 들었다. 프랭크 게리가 꼭대기 층에 파리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건물과 닮은 유리 구조물을 고안해냈고 덕분에 마치 유리로 만든 돛을 닮은 공간이 탄생했다. 루이 비통의 새로운 문화 공간이라는 상징성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 꼭대기 공간에는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이 있다. 2015년부터 도쿄, 뮌헨, 베니스, 베이징의 에스파스 루이 비통을 통해 재단 미술관의 컬렉션을 해외에서 전시하는 프로그램을 이어오고 있는데 서울에서도 그리 할 계획이다. 프로그램 이름은 ‘미술관 벽 너머’다. 에스파스 루이 비통은 일류 예술 작품을 모두에게 무료로 공개한다. 궁극적으로 루이 비통 메종은 루이 비통의 세계를 알아보려고 메종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루이 비통 하우스 제품과 최고 수준을 이루는 예술의 조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완벽한 조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