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싱크홀>의 주연 차승원과 함께한 IWC 컬렉션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날 선 바람이 지나간 겨울밤, 그곳에는 빛을 품은 설원이 있었다. 차승원의 검은 눈동자가 오늘도 아침을 기다린다. | 차승원,차승원 시계,IWC,싱크홀,영화 싱크홀

with IWC 지름 44.2mm에 18캐럿 화이트 골드 케이스, 블루 다이얼의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IWC. 코트, 터틀넥 톱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팬츠 톰 포드 by 분더샵. 감기 조심하세요. 이번 감기가 아주 지독해요. 감기 걸렸어요? 이제 거의 다 나았어요. 지금 재난 영화를 찍고 있는데, 건물이 무너지고 나서의 상황을 찍다 보니까 세트장에 먼지가 많아요. 집 외부, 내부, 다 부수고 찍는 거니까 어쩔 수 없이 먼지가 날려요. 영화 &lt;싱크홀&gt; 말씀이죠? 맞아요. 12월이면 촬영은 거의 끝나요. 이제 제일 힘든 장면만 남았어요. 컨디션을 좀 좋게 해서 가면 좋은데 말이에요. 우리가 인천 세트장에서 촬영하는데 끝나면 밤 10시, 11시 되고 서울 집에 돌아와서 잠깐 자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또 인천 가고… 그러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진 거죠. 밸런스가 무너진 거죠. 어제는 조금 괜찮아진 것 같더니 오늘 다시 도졌네요. 제가 아니라 차승원 배우가 감기 조심하셔야겠는데요. 요즘 감기가 무섭더라고. 목감기부터 시작해서 코감기로 왔다가 열도 좀 나다가, 계속 반복인 것 같아요. 내일부터는 아주 힘든 촬영인데 참…. &nbsp; 지름 43mm에 18캐럿 레드 골드 케이스, 화이트 다이얼의 다 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IWC. 스리피스 슈트, 셔츠, 타이, 타이 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연출을 맡은 김지훈 감독은 영화 &lt;7광구&gt;와 &lt;타워&gt;도 찍었죠. 극한의 상황으로 모는 데 과감할 것 같아요. 제가 이 재난 영화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가 감독님이에요. 만들어본 사람이 만들 줄 알거든요. CG 처리 때문에 블루 매트를 대야 하는데 어디까지 댈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설치물이 이 정도만 무너지게 연출하려면 어느 정도 충격을 줘야 하나, 이건 CG로 해결할 수 있다, 없다, 이런 걸 다 판단해야 하는데, 그 결정을 감독이 하는 거니까. 게다가 이번엔 싱크홀이니까요. 그러게요. 싱크홀 상황을 어떻게 표현할까 가늠이 안 돼요. 싱크홀이니까 떨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계속 떨어지다 보면 배우들 시선이 이렇게(몸을 낮춰 고개만 들고 위를 올려다보며) 될 거 아니에요. 이런 시선도 다 계산해서 블루 매트를 대야 하거든요. 한도 끝도 없이 댄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 제가 보기에 재난 영화는 해본 사람이 하는 것 같아요. &nbsp; &nbsp;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힘들겠어요. 상상을 더해야 하니까. 힘들죠. 그거 되게 힘들어요. 상상력이 너무 심해져서 별일 아닌데 표정을 막, 왜 그런 거 있잖아요. 돌 몇 개 안 날아오는데 과도하게 몸짓하고 그런 거.(웃음)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람은 극한의 상황에서 오히려 그렇게 놀라지 않는 경우도 많거든. 눈에 보이지 않는 걸 상상하면서 할 때는 그런 밸런스를 맞추기가 힘든 거죠. &lt;싱크홀&gt; 첫 촬영 앞두고 고사 지내는 모습을 봤어요. 다른 분에 비해 절을 꽤 길게 하시더라고요. 뭘 비는 걸까 궁금했어요. 안전? 흥행 대박? 뭐를 위해 빈다라기보다 고사는 하나의 상징적인 행위 같아요. 내가 뭔가 기원한다, 뭔가 바란다, 이런 것보다는 그냥 그 자체. 영화가 좀 잘됐으면 좋겠고, 무탈했으면 좋겠고, 이건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이겠죠. 나는 천주교 신자니까 가끔 기도를 하는데 ‘내가 뭘 위해서 기도하나’, ‘내가 누구를 위해서 기도하나’ 생각해보면 물론 내 가족 아니면 실타래가 풀리지 않는 어떤 일을 잘 좀 해결해주십사, 도움을 좀 주십사 하는 의미도 있지만 그냥 왜, 묵념이라는 것 있잖아요. 묵념. 그게 되게 좋은 것 같아요. 내가 내 마음을 다잡는 그런 행위. 이번에 맡은 역할이 홀로 아들을 키우는 만수 역이라고 들었어요. 아들은 10대 아역 배우 남다름이고요. 최근 영화 &lt;힘을 내요, 미스터 리&gt;에서는 10대 아역 배우 엄채영과 부녀지간을 연기했죠. 연달아 어린 친구들과 함께 했는데 현장에서 건넨 조언이나 반대로 질문받은 게 있나요? 그러게요. 그런데 나 특별히 뭐 얘기한 건 없는 것 같아요, 그 친구들한테. 익히 들어서 예상은 했습니다만. 어떻게요? &nbsp; 지름 44.2mm에 18캐럿 레드 골드 케이스, 화이트 다이얼의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IWC. 레터링 재킷, 실크 셔츠 모두 벨루티. 지름 44.2mm에 18캐럿 레드 골드 케이스, 화이트 다이얼의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IWC. 레터링 재킷, 실크 셔츠 모두 벨루티. ‘먼저 묻지 않는데 말하는 건 잔소리’라고 생각해서 말을 아낀다고요. (웃음)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이런 말 하는 걸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하고는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나와 동년배거나 나보다 연하에게는 특별히 그러지는 않는 것 같아. 왜냐하면 내가 얘기를 하다 보면 그들은 듣는 입장이잖아요. 그게 듣기 좋은 소리인지 싫은 소리인지는 말하는 사람은 모르는 거거든. 물론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겠지. 그런데 그게 대부분은 듣기가 싫다고. 그중에 ‘아, 그렇구나’ 하는 얘기가 몇 마디 안 돼요. 나는 말보다는 행동이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그런데 참, 말하고 행동이 일치되면 얼마나 좋겠어요. 대부분의 사람은 행위 전에 말을 먼저 하거든. ‘내가 이걸 할 테니까 잘 봐봐’ 하는데 그게 그렇게 안 돼요, 대부분. 언행일치. 그게 제일 좋죠. 그런데 그것도 잘 보여줘야지 잘못 보여주면 안 되죠. 그러니 얼마나 힘들어. 나이 많은 사람하고는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한다고 하니까 김응수 배우가 제일 먼저 떠올라요. 왜요? 응수 형, 왜? 인터뷰 때마다 그렇게 차승원 배우를 칭찬하더라고요. 에이, 응수 형하고 알고 지낸 지 오래돼서 그렇죠. 요새 그 뭐예요, “묻고 더블로 가” 그 대사가 유행이대.(웃음) 응수 형하고 저하고는 작품도 굉장히 많이 했고, 연극도 한 3개월 같이 했고. 심지어 타국, 일본에서 한 거였죠? 2012년에 한 &lt;나에게 불의 전차를&gt;. 그렇죠, 그렇죠. 형과 엄청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배우가 아니라 그냥 선배 같고, 형 같은 거죠. 뭐라고 그럴까, 벽이 좀 허물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선배라든지 다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알 수 없는 벽, 알 수 없는 선, 이런 것이 있었는데 그게 조금씩 조금씩 무너지면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 이런 것에 대해 조금 편안하게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nbsp; 지름 44.2mm에 18캐럿 레드 골드 케이스, 그레이 다이얼의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IWC. 프린트 셔츠, 팬츠 모두 디올 맨. 그 벽을 무너뜨린 건 뭘까요? 내가 어느 인터뷰에서도 얘기했지만, 결국 연기라는 건 자기를 찾아가는 작업 같아요. 자기를,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를 탐구해야 하는 것 같아. 자기가 어떤 지점에 있는지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걸 볼 줄 알아야 연기도 하는 건데, 그게 아니면 다 가짜인 거거든. 내가 나를 찾아가는 작업 같다는 생각이 갈수록 많이 드는 거죠. 나 같은가. 과연 이것은 나 같은가. 내 생각과 이 연기는 일치하는가. 내 감정과 지금 동일선상에 있는가. 이런 걸 자꾸만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변별력이 생기거든요. 사람은 다 다르잖아요. 그런데 어떤 배우는 특출난 그 배우만의 색감이 있어요. 색깔이 있고 질감이 있는데, 자기를 더 잘 찾아가는 사람은 그게 명확하고 뚜렷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웃는다.” “운다.” 지문에 똑같이 쓰여 있어도 표현 방법은 천차만별이잖아요. 그럴 때 온전하게 나를 확 드러내면서 뭔가 보여주는 것, 이게 연기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선배나 형들하고 있으면 알게 모르게 있던 벽과 장막이 없어진 게 이런 생각이 거듭되면서인 것 같아요. 연기도 사실 기술인데 그렇다고 진심이 없는 기술은 아니니까. 이제는 나를 온전하게 보여줄 수 있기도 하고. 이래서 칭찬하나 보네요. 김응수 배우도 늘 그렇게 말씀하시던데요. “연기를 잘하는 건 다른 게 아니라 내면을 닦는 거다.” 그래야 한다니까. 그게 안 되면 안 돼요. 내가 어떤 역을 맡았을 때 어떤 식으로 저 사람을 표현할 것인가. 완벽하게 저 사람이 될 것인가, 아니면 중립적인 자세에서 저 사람을 바라보면서 뭔가를 표현할 것인가, 방법은 되게 많죠. 이건 기술적인 문제이고 선택의 문제인데, 제 경우에는 좀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나를 넣을 수 있으니까. 그러려면 나를 알아야죠. 저 인물에 내가 완전히 휘말리지 말고 중립적인 자세에서 중간중간 내 모습을 끼워 넣어야 내 색깔이 나오잖아요. 완벽하게 기술적으로 하는 법도 있고, 아니면 완벽하게 리얼로 하는 법도 있는데, 다 통틀어서도 중요한 건, 정말로 진심이 있어야 되는 거예요. 그 진심을 표현하려면 내가 날 알아야 한다는 거지. 내가 나를 모르면 그건 가짜잖아. 그래서 ‘나는 어떻지?’, ‘내가 어떻지?’ 이런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는 거죠. ‘나’를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그건 수도 없이 생각해야죠, 수도 없이. 마음을 확 열어야 해요. 나한테, 나 자신한테, 내가 마음을 확 열어야 한다고. 그렇지 않으면 장막이 생겨버려요. 아이들이 연기를 잘하는 이유가 완벽하게 열어서예요. 완벽하게 오픈된 상태죠. 완벽하게 릴랙스한 상태. 액션하면 리액션을 바로 보이잖아요. 그런데 성인은 자아가 있기 때문에, 생활해온 패턴이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해 거푸집이라고 해야 하나, 자기의 틀이 있거든요. 그걸 완벽하게 깨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배우는, 사람은 좀 멍하게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생각하는 시간. 최면을 거는 거지. 내 안의 나를 끌어내기 위해서. 자꾸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이것 역시 트레이닝이죠. &nbsp; 지름 43mm에 18캐럿 레드 골드 케이스, 블루 다이얼의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어린왕자 에디션 IWC. 네이비 슈트 에트로. 터틀넥 톱, 로퍼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듣다 보니 생각났는데 집 베란다에 작은 의자가 있다고 들었어요. 혼자 생각하는 장소로. 지금은 없어요. 없어요? 이사 갔어요. 요즘은 책상에서.(웃음) 그런데 정말, 요새는 더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까 “내가 어느 인터뷰에서도 얘기했지만”이라고 했는데 그 인터뷰를 한 때가 2005년이에요. 지금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생각인가 보네요. 그렇죠, 여전히 과정이죠. 예전에는 내가 뭔가 생각하고 있다가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받으면 그 생각이 좀 깨졌거든. 그런데 요즘은 그 생각이 잘 안 깨지는 것 같아요. 그게 많이 변한 점인 것 같아. 집중력이 좋아진 거죠, 어떻게 보면. 어떤 상황이나 요소에 많이 요동치지 않는 것, 그런 게 좀 생긴 것 같아요. 물리적인 집중력 말인가요, 아니면 자신의 선택 같은 추상적인 생각까지 말인가요. 예를 들면 현장에 갔을 때 주위 환경이나 여건에 많이 휘둘리게 되거든요. ‘내가 이걸 수행하지 못하면 어쩌지?’ 이런 두려움이 있어요. 이런 게 좀 없어진 거죠. 그런 거 있잖아요. ‘아니면 또 하면 되지’ 하고 좀 확 내던져보는. 나를 좀 내려놓는 그런 게 생긴 것 같아요. 비결이 뭐예요? 나이지, 나이. 나이가 들어서. 나이가 들면 그렇게 돼요?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나이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중요하지. 나이는 중요하죠. 나이는 잘 먹으면 더 좋은 거죠. 50세시죠? 나이 50을 다른 말로 지천명이라고 한다더니…. (미소 지으며) 과연 알까? 하늘의 명을 알까? 하늘이 나한테 뭘 원하는지 알까, 과연…. 잘 살아왔어야 그렇게 되겠죠, 뭐. 그런데 지천명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의 50과 지금의 50은 또 다르잖아요. 그때의 50은 거의 죽을 날이잖아.(웃음) 사람이 죽을 때 되면 철든다 그러잖아요. 그때는 평균수명이 지금보다 훨씬 짧았으니까, 지금의 50은 지천명은 아닌 것 같아요. &nbsp; 지름 46.5mm에 세라믹 케이스, 블루 다이얼의 빅 파일럿 워치 퍼페추얼 캘린더 로데오 드라이브 에디션 IWC. 가죽 셔츠, 팬츠 모두 던힐. 터틀넥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얼마 전 예능 &lt;일로 만난 사이&gt;에서 유재석 씨도 물었잖아요. “형, 50은 어때?” 하고. 재석이도 이제 50이 되는데, 재석이와도 오래 봐왔죠. 음… 이 친구도 응수 형에 대해 말한 것과 동일선상이에요. 무엇이 동일선상인가 하면, 허심탄회하게 얘기한다는 건 되게 힘든 거거든요. 그런데 방송에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한다는 건 더 힘들어요. 보통은 허심탄회한 척하는 거야. 자기의 모든 걸 얘기하는 척하는 거야. 정말 그렇게 한다는 건 힘든 거거든요. 상대도 날 잘 알아야 하고 나도 상대를 어느 정도 알아야 나올 수 있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허심탄회하게 얘기한다면서 대부분은 읍소를 한단 말이죠. 자꾸만 자기를 변명하는 경우가 있어요. 변명, 읍소, 투정. 하지만 모든 걸 터놓고 얘기할 때는 투정이나 읍소가 필요 없어요. 내 생각만 얘기하면 돼요. ‘나는 이렇게 생각해. 그런데 이게 맞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어.’ ‘그래? 나는 이렇게 생각해.’ 이렇게 각자 자신의 생각을 터놓고 말하면 되는 거예요. 그렇다 해도 그때 유재석 씨가 뜨끔할 만한 질문을 여러 개 던졌던 것 같아요. “형, 요즘 행복해?” “형, 꿈은 뭐야?” 일상적인 질문인데 솔직해지기 가장 어려운 물음이기도 하잖아요. 솔직히 순간 뜨끔하진 않았나요? 예전에는 뜨끔했는데 요새는 뜨끔한 것도 없어. 또, 나이 들어서요?(웃음) 만약 대답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 거예요. 그런데 답을 만들어내니까 뜨끔하는 거지. ‘이 사람이 질문하는 것에 대해 내가 잘 에둘러야 할 텐데’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건 아닌 거예요. 답하지 못하겠으면 안 하면 되는 거예요. 행복하냐? 행복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지. 그런데 ‘응, 당연히 행복하지. 나야 뭐 어쩌고저쩌고…’ 이런 거 있잖아요. 숨기는 순간 변명하게 되는 거죠. 옛날에 왜, 취미 물으면 ‘나? 음, 나 등산 좋아하고…’. 저는 취미 없어요. 잘 몰라, 그런 건. 모르면 모른다고 얘기해야 해. 안 하면 안 한다고 얘기해야 하고. 그런데 예전에는 몰라도 아는 척, 아는 건 더 아는 척했어요.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고 물어봐야 하는데. ‘나 이거 모르겠는데 알려줘’ 그렇게 물어보면 되는 거죠. 그런데 내내 ‘나 이제 나이 들었어, 나 이제 많이 내려놨어, 나 많이 여유로워졌어’ 하시는데 오늘 촬영장에서는 제가 본 연예인 중에서 제일 많이, 가장 활발하게 의견을 제안하던걸요. ‘이 각도 어떠니?’ ‘그건 아닌 것 같아’ ‘이렇게 찍어볼까?’ 진짜예요? 내가 그랬어?(웃음) 그런데 예전에는 이거보다 더했어요. 더 좋은 방향이 보인다면 그쪽으로 가면 되는데 안 그러니까 알려줘야죠. 용빈이하고 오래 하기도 했고요. 이렇게 했을 때가 더 좋아, 이런 느낌이야, 이런 게 전체적인 분위기가 좋아,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거죠. &nbsp; 지름 44.2mm에 18캐럿 화이트 골드 케이스, 블루 다이얼의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IWC. 하운즈투스 슈트 알렉산더 맥퀸 by 분더샵. 커프 장식 셔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런 면을 봐서는 여전히 철저히 준비하고 완벽주의적인 면모가 있는 것 같은데요. 아이, 그건 아니에요. 그냥 딱 보고 아니면 아닌 거야. 아닌 건 분명히 얘기해야죠. 빙빙 돌려서 얘기하는 경우 있잖아요. 그러면 안 돼요. 서로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으니까. 내 생각만큼은 분명히 얘기하고 상대가 이해했는지도 분명히 확인해야 하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전가하게 된다고요. 그러면 안 되죠. 그게 뭐야, 무책임하잖아. 분명하게 얘기한 의견에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으면요? 그러면 물어보죠. 왜 그게 낫니? 그런데 상대 생각이 맞아. 그럴 땐 바로 수긍해야죠. 수긍이 빠르네요. 그럼. 좋으면 좋다고 해야죠. 그런데 의견을 물어봤을 때 별 시답지 않은 이유를 댄다, 그러면 혼나지.(웃음) 분명하게 얘기하지 않으면 혼나야죠. 아까 말씀하신 대로 오늘 사진을 찍어준 최용빈 포토그래퍼와 오래전부터 자주 작업해온 걸로 알고 있어요. 차승원의 친구들은 대체적으로 어떤 면을 지녔나요? 어디선가 친구가 별로 없다고 하셨는데 그럴수록 가장 결이 맞는 사람들만 친구로 남는 경우가 많잖아요. 음… 어렵네. 어려워요. 딱히 표현할 수가 없네. 어떤 애들 보면, 참 얘랑은 안 맞아, 이런 스타일이 있긴 한데(웃음) 글쎄요, 나는 번잡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내가 막 번잡한 사람은 아니야. 송지오 디자이너와도 그런 코드가 맞는 걸까요? 이번 2020 S/S 서울 패션 위크에서 송지오 옴므 쇼 런웨이에만 모델로 서셨어요. 그것도 1994년부터 쭉. 계속 섰어요? 네, 한두 해만 빼고 계속. 내가? 모르셨어요?(웃음) 와, 그랬구나. 특별한 이유가 있을 줄 알았는데… 번잡한 사람 아니라는 말이 맞는 것 같네요. 그러게, 모르겠네. 왜 그랬지?(웃음) 맞아, 내가 1990년대부터 섰죠. 그랬지. 2020 S/S 송지오 옴므 쇼 주제는 영국 시인 존 키츠의 시 구절 “한 남자의 마음에는 사계절이 있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지금 차승원의 마음은 어느 계절인가요? 계절로 따지면 음, 계절… 초겨울 정도 되는 것 같아. 응, 입동. 그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아, 나쁜 의미가 아니에요. 겨울의 입구 말이죠. 그렇죠. 겨울의 입구. &nbsp; 지름 44.2mm에 18캐럿 레드 골드 케이스, 화이트 다이얼의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IWC. 레터링 재킷, 실크 셔츠 모두 벨루티.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차승원 배우에게 겨울은 어떤 이미지인데요? 보통은 춥고, 쓸쓸하고, 겨울잠 자고, 겨울은 이런 느낌이잖아요. 겨울에 집중이 훨씬 더 잘되는 것 같아요. 겨울에 훨씬 더. 하긴 겨울은 쨍하고 깨끗하기도 하죠. 그리고 이런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겠는데 스킨이, 스킨이 아주 얇아지는 느낌이에요. 착 얇아지는 느낌. 정신도 뭔가 싹 군더더기 없이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사실 저 겨울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추워서. 그런데 내 마음의 계절을 물으니 겨울이 생각나네.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아요. 겨울만이 주는 또렷한 기운이 있죠. 그렇죠. 차승원의 마음은 입동에 가 있군요. 이만 끝낼게요. 감기 기운이 심해 보여요. 아니, 내일 촬영 때문에 걱정이 돼서. 내일부터 모레, 글피까지 3일을 계속 찍어야 하는데, 잘 찍어야 하거든요. 클라이맥스 신인가 봐요? 몸과 마음이 제일 힘든 신이에요. 그래서 그게 아주 걱정이야. 예전에는 새벽까지 술 먹고 가도, 뭐…. 컨디션이 금세 회복됐으니까? 그것도 그런데, 요즘은 자꾸 그게 안 돼. 뭐가 안 되냐면, 스스로 내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좋은 상태로 가고 싶은 거예요. 내 보이스 컬러도 그렇고 모든 게 좋은 상태로 가서 임하고 싶은 거죠. 예전에는 그렇게 안 할 때도 있었거든. 그런데 요즘은 그게 싫은 거예요. 몸이 아파서 짜증 나는 게 아니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갔다면 훨씬 더 좋게 해냈을 텐데 하는 아쉬움, 이런 것 때문에 생각이 많아진 거예요. 책임감이 예전보다는 조금 더 생긴 것 같아요. 내가 그렇다고 막 과욕을 부리는 건 아니지만,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로 가면 ‘좀 더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는데 에이, 아쉽네’ 이렇게 되잖아요.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그런 건 별로 안 좋아하지만. 안 되는 걸 어떻게 되게 해.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그런데 될 수 있는데 안 되는 건 아쉬운 거죠. 그렇죠. 다르죠. 관객으로서 되게 든든한 말이네요. 그 생각이에요, 지금.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상태가 좋아야 할 텐데. 상태를 좋게 해서 가면 좋은데, 참. → &nb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