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아크네 스튜디오의 신사옥 '플로라가탄 13'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아크네 스튜디오의 새 터전, 플로라가탄 13.



Floragatan 13, Stockholm, Sweden



지난 11월 1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아크네 스튜디오의 신사옥 ‘플로라가탄 13(Floragatan 13)’을 공개하는 행사가 성대하게 열렸다. 사옥 주소에서 이름을 딴 플로라가탄 13은 1970년대 브루탈리스트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체코슬로바키아 대사관 건물을 원형 그대로 살려서 완성했다. 아크네 스튜디오가 창립 20년 만에 세운 플로라가탄 13에는 아크네 스튜디오의 정체성이 온전하고 완연하게 드러났다. 건축가 얀 보칸(Jan Bocan)과 함께 냉전 시대의 은밀함과 동유럽식 모더니즘을 반영한 건물의 외형을 오롯이 보존했으며, 내부 인테리어는 아크네 스튜디오와 돈독한 우정을 쌓은 맥스 램(Max Lamb), 다니엘 실버(Daniel Silver), 브누아 랄로즈(Benoit Lalloz)와 함께 가득 채웠다. 예술가이자 디자이너인 맥스 램은 돌로 조각한 의자, 금속 테이블, 커다란 나무로 만든 라운드 테이블과 강렬한 패턴 러그로 공간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예술가 다니엘 실버는 아크네 스튜디오에서 수년에 걸쳐 모은 자투리 원단으로 건물 곳곳을 장식한 콜라주 텍스타일을 완성했다. 아크네 스튜디오와 오랫동안 교류해온 예술가 브누아 랄로즈는 플로라가탄 13의 모든 조명을 맡았다. 특히 그는 아크네 스튜디오의 시그너처 컬러인 연한 분홍색을 사용한 조명을 곳곳에 배치해 차가운 물성을 띠는 브루탈리스트 건축물에 부드러움을 더했다.

플로라가탄 13은 총 10개 층으로 이루어졌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니 요한슨은 플로라가탄 13이 ‘패션 스쿨’과 같은 분위기를 지니길 원했다. 모두가 활발히 소통하고 끊임없이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공간. 그 취지에 맞춰 건물의 모든 공간에 섬세하고 다정한 손길을 더했다. 가장 꼭대기 층인 6층에는 아크네 스튜디오의 조니 요한슨의 사무실이 있고, 사옥의 중심에는 피팅 룸과 디자인 스튜디오, 아틀리에, 원단실로 이루어진 네 개의 디자인 및 생산 담당 공간이 배치됐다. 가장 낮은 층에는 높은 천장과 붉은 타일, 한쪽 벽을 메운 텍스타일이 돋보이는 감각적인 구내식당이 조성됐다. 플로라가탄 13의 로비에는 아크네 스튜디오의 작업물이 설치 미술처럼 전시되어 있고, 로비 깊숙한 곳에는 조니 요한슨이 가장 공을 들인 도서관이 위치해 있다. 조니 요한슨은 도서관의 모든 부분에 크나큰 애정과 사랑을 쏟았다. 본인의 취향과 감각에 큰 영향을 준 서적들을 누구나 원하는 대로 빌리고 영감을 받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크네 스튜디오는 항상 발전하고 있다. 나는 이 공간이 우리와 함께 발전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끊임없이 디테일을 추가할 것이다. 패션이든 인테리어든, 디자인은 살아 있다고 믿기 때문에.” 플로라가탄 13이 어떤 존재로 남길 바라는지 묻는 질문에 조니 요한슨이 대답했다.

플로라가탄 13 공개 행사 이후 아크네 스튜디오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하는 ‘아크네 스튜디오 페스트’ 축제가 시작됐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이날 하룻밤을 위해 동쪽 항구 지역 프리함넨에 있는 빈 사무실 공간을 빌렸다. 차가운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이 공간을 해체주의적이고 미래적으로 구성했다. 테크노 룸과 디스코 룸, 라이브 공연 홀, 아크네 스튜디오 페스트 머천다이징 숍 등 다양한 스테이지로 흥미롭게 구성했다. 플로라가탄 13에 초대된 사람들과 2000명이 넘는 스웨덴 시민들이 함께 스톡홀름 동쪽으로 향했고 차분히 침잠한 도시, 스톡홀름의 밤이 불현듯 반짝였다.
6층에 위치한 회의 공간.로비 깊숙이 자리 잡은 도서관.가장 낮은 층에 위치한 구내식당.아크네 스튜디오 페스트에서 공연한 알렉스 노스트.아크네 스튜디오 페스트.



Conversation With Jonny Johansson



지금 유럽 패션에서 런던과 파리, 밀라노 못지않게 스칸디나비아 패션도 큰 줄기를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아크네 스튜디오와 조니 요한슨의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자라며 영향을 받은 점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고, 그것이 아크네 스튜디오의 토대가 됐을 수도 있다. 어쩌면 아크네 스튜디오의 성공이 스칸디나비아 패션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됐을 수도 있고. 하지만 나는 아크네 스튜디오와 내가 스칸디나비아 패션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스칸디나비아 패션 브랜드가 아니고, 글로벌 컨템퍼러리 패션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플로라가탄 13에 들어서기 전엔 이곳에 어떤 향이 가득할지 궁금했다. 이 공간을 메운 향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나아가서 아크네 스튜디오 프래그런스를 만들 계획도 있는지 궁금하다.
이 공간에 있는 원단, 울이나 면같이 각기 다른 원단에서 나는 고유의 향으로 채우고 싶었다. 몇 년 전에 런던에서 진행한 아크네 스튜디오 쇼를 위해 바이레도의 벤 고햄이 향을 만들어줬다. 향에 대한 경험은 그게 전부다. 그러나 향에 대한 완벽한 아이디어는 갖고 있다. 확실히 장담할 순 없지만 몇 년 뒤엔 프래그런스 라인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껏 보여주지 않은 다른 종류로 아크네 스튜디오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떤 형태가 될까?
갤러리.
아크네 스튜디오 페스트는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했다. 아크네 스튜디오의 과거, 현재는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지만, 미래는 어떨지 궁금하다.
우리는 과거에 수많은 아티스트와 브랜드를 넘나들며 협업을 진행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마 미래에도 같은 방식으로 완전히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다. 지금 당장 어떤 아티스트와 협업할지는 말할 수 없지만, 곧 보여주겠다.
〈아크네 페이퍼〉를 다시 만들 계획은 없나?
〈아크네 페이퍼〉 편집장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던 토마스 페르손(Thomas Persson)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친구다. 그와 함께 〈아크네 페이퍼〉를 만들며 아름답고 새로운 것에 대한 욕망이 넘쳐났지만 그걸 풀어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더 이상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으니까.
아크네 스튜디오의 새 터전, 플로라가탄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