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술, 로얄살루트 21년 스노우 폴로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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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술, 로얄살루트 21년 스노우 폴로

첫눈에 삼켜버린 단어.

ESQUIRE BY ESQUIRE 2020.01.11
 
 

첫눈에 삼켜버린 단어

 
바닐라와 캐러멜 향이 한기를 녹인다. 부드럽고 따뜻한 맛. 한정판 그레인 위스키 700ml 33만원 로얄살루트 21년 스노우 폴로.

바닐라와 캐러멜 향이 한기를 녹인다. 부드럽고 따뜻한 맛. 한정판 그레인 위스키 700ml 33만원 로얄살루트 21년 스노우 폴로.

‘마음의 외침’. 아껴두고 있는 넷플릭스 〈더 크라운〉 시즌 3의 마지막 화 제목이다. 매 시즌이 나올 때마다 근 9시간에 걸쳐 9화를 내리 보고서 마지막 화는 늘 딴청 피우다 본다. 아쉬워서. 지체 없이 다음 시즌을 이어 보고 싶어서. 〈더 크라운〉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의 삶을 그린다. 평범한 인간이자 상징적 존재로서의 줄타기에서 왕관의 무게는 늘 여왕을 지그시 누른다. 역설적이게도 떨쳐낼 수 없는 그 무게감이야말로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유일한 중심이 되어준다. 그렇게 여왕이 된다.
로얄살루트 21년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탄생한 술이다. 21발의 축포와 같은 의미를 담아 블렌디드 위스키로는 드물게도 21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빚어냈다. 특히나 로얄살루트 21년 스노우 폴로 에디션은 왕의 스포츠라 불리는 폴로를 기념하는 위스키인데, 실제로 여왕이 되지 않았다면 작은 농가에서 말을 돌보며 살지 않았을까 상상한다고 말할 만큼 여왕은 말을 아낀다고 한다.
달다. 달콤하다. 따뜻하고 부드럽다. 46.5도라는 도수에 진하고 독한 맛을 상상했건만 로얄살루트 21년 스노우 폴로 에디션은 겨울날 장작불의 뭉근한 열기를 닮았다. 〈더 크라운〉에서 여왕을 연기한 올리비아 콜먼이 유일하게 아주 밝고 행복한 웃음을 지을 때가 있다. 경주마 사육과 훈련법을 엿보러 떠난 미국의 어느 잔디밭에서다. 자유로이 풀을 뜯는 말들을 바라보며 올리비아 콜먼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보온병에 담긴 따뜻한 무언가를 마신다. 어쩌면 그것이 위스키가 아니었을까, 왕관의 무게감 속에서 유일하게 가벼워지는 순간 곁들인 따스한 한 모금은 그러하지 않을까, 언 손을 녹이는 로얄살루트를 마시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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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 김은희
    PHOTOGRAPHER 김재훈
    DIGITAL DESIGNER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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