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은 삼성전자, 다이슨, 옵토마, 라이카의 신제품들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알 만한 브랜드가 알 만한 제품으로 다시 돌아오고. 그러나 봄마다 늘 지난해 봄과는 다른 감동이 있듯, 제품들 속에도 분명 다시 들여다볼 지점이 있고.




SAMSUNG GALAXY Z FLIP


크기 73.6 × 87.4mm, 두께 17.2mm(펼친 길이 167.3mm) 무게 183g 가격 165만원
사양 7nm 64bit 옥타코어 프로세서, 8G 램, 256G 내장 메모리, 3300mAh 듀얼 배터리

‘스마트’의 대두 이래로 숱한 휴대폰 브랜드가 사라졌다. 휴대폰은 첨단 기술의 집약체가 되었고, 그 기술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다음 단계를 제시하는 건 웬만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한 줌 남은 제조사의 제품들도 점점 비슷한 형태로 수렴했으며 기능 면에서도 혁신을 기대하기 힘든 지점에 다다랐다. 폴더블 기술에 세계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건 그래서다. 휴대폰의 폼 팩터를 다시 다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에 이어 새롭게 내놓은 갤럭시 Z 플립은 긴 변이 반으로 접히는 클램셸 디자인의 스마트폰이다. 좀 다르게 표현하자면 손바닥에 쏙 들어가는 크기와 6.7형의 광활한 디스플레이를 동시에 갖춘 휴대폰.
우선 주목할 부분은 21.9:9 비율에 노치가 없는 디스플레이다. 일반 영화관 스크린의 화면비에 가깝다. 디스플레이에는 FHD+ 다이내믹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울트라 신 글라스를 적용했고, 접고 펼 때 감쪽같이 사라지고 등장하는 하이드어웨이 힌지는 디스플레이를 구부린다는 익숙지 않은 행위에 매끄러운 감흥을 선사한다. 신의 한 수는 다양한 각도로 열어둘 수 있도록 한 프리스톱 폴딩 구조다. ‘왜 접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를 더해준달까. 일단 세워둘 수 있어 삼각대 없이 저조도 촬영이나 타이머 촬영, 타임 랩스 촬영을 하기 용이하다. 영상 통화를 할 때에도 양손이 자유롭고, 특정 각도로 펼쳐 세우면 화면이 자동으로 상하 분할되는 플렉스 모드도 유용하다. 바깥 면에 탑재된 1.1형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도 주목할 만하다. 알림, 날짜, 시간, 배터리 상태 등의 정보를 제공하며 라이브 뷰로 고화질 셀카 촬영도 가능하다.


DYSON PURE HUMIDIFY+COOL CRYPTOMIC


크기 312(지름) × 925mm 무게 8.29kg
가격 130만원, 교체용 콤비 필터 9만4000원 색상 화이트&골드, 건메탈&브론즈 2종

다이슨은 할 말이 많다. 퓨어 휴미디파이+쿨 크립토믹의 출시 기념 기자 간담회에는 본사 엔지니어와 미생물학자를 데려왔고, TV 광고는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 내레이션으로 쉼 없이 기능을 설명한다. 일단 이름부터 길다. ‘올인원’ 같은 표현으로 뭉뚱그리기에는 아쉬워서 그랬을 것이다. 그 안에 깃든 촘촘한 기술력이.
익히 알려졌듯 퓨어 휴미디파이+쿨 크립토믹은 가습기와 선풍기 기능을 겸하는 공기청정기다. 중요한 건 각 기능이 유기적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우선 3중 필터가 대기 질을 엄격히 관리한다. 헤파 필터가 알레르기 유발 물질, 박테리아, 꽃가루 등 0.1마이크론 크기의 초미세 먼지를 99.95%까지 제거하고 활성탄소 필터가 이산화질소, 벤젠 등 유해가스를 제거하며 크립토믹 필터가 포름알데히드를 파괴한다. UV 라이트는 적재된 물속 박테리아의 DNA를 변성해 증식을 억제하고 은사 증발기가 세균 증식을 억제한다. 즉 기기 한 대의 전원 버튼만 누르면 철저한 정화와 가습을 거친 공기를 분사해준다는 뜻이다. 3개의 센서는 대기 질과 습도, 온도를 측정해 LCD 디스플레이에 직관적으로 드러낸다. 쿨링 기능도 단순히 ‘선풍기’라고 표현하기에는 아쉽다. 공기의 흐름을 제어한다고 하면 어떨까. 선풍기 모드, 디퓨즈 모드에 더해 새로 선보이는 브리즈 모드는 흡사 산들바람 같은 기류를 선사한다. 초음파 풍속계로 4000만 개 이상의 자연 바람 데이터를 수집해 기계의 진동 배럴로 구현한 것이다. LCD 디스플레이는 세척이 필요한 시점과 절차까지 알려주며, 구매 6개월이 지나면 다이슨 코리아에서 교체용 콤비 필터 2개를 무료 배송해준다.


OPTOMA P1


크기 576 × 383mm, 두께 115mm 무게 11kg 가격 495만원
지원 안드로이드 OS(넷플릭스, 유튜브, 파이어폭스 등의 앱), 와이파이, 블루투스, USB 3.0 & 2.0 포트, HDMI 2.0 포트(HDCP 2.2 지원)

글로벌 브랜드들 사이에 낯선 사명이 하나 끼여 있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한 번도 프로젝터 구매를 고려해본 적이 없는 이라면. 옵토마는 2002년부터 지금껏 프로젝터 분야에 몰두해온, 4K 프로젝터 분야에서 점유율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다. 옵토마가 새로 선보인 건 경쟁자들을 멀리 떨쳐내려는 듯 자사의 기술력을 빼곡히 눌러 담은 플래그십 모델이다. P1의 정체는 4K UHD HDR 초단초점 레이저 프로젝터. 우선 830만 픽셀 화질로 전미소비자기술협회가 제시한 4K UHD의 조건을 충족한다. 단일 DLP 4K UHD 칩을 사용해 광원이나 픽셀 배열이 틀어질 염려가 없으며 DLP 방식답게 1,500,000:1의 높은 명암비를 자랑한다. HDR10과 3000안시루멘에 달하는 밝기 역시 빼어난 화질을 선사하는 요소다. 특히 밝기는 반영구적 수명이 가장 큰 장점인 레이저 광원으로 구현한 것이기에 더 값지다. 퓨어모션 기술은 초당 24프레임 영상을 60프레임으로 부드럽게 보정해주며 블루레이 3D까지 지원한다. 초단초점 성능도 놀랍다. 25.7cm의 공간만 주어지면 100인치, 36.8cm 공간이면 120인치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사실 P1이 독보적인 제품이라고 하기는 힘들다.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든 늘 LG전자 시네빔 HU85LA와 비교된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사양이 거의 흡사한 제품이기 때문에. ‘거의’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 각자의 장점은 있다. 음향업체 누포스를 인수한 옵토마는 P1에 완성도 높은 음향 시스템을 탑재했다. 풀 레인지 드라이버 유닛 2개와 우퍼 유닛 2개를 맞춤 제작했으며 돌비 디지털 2.0을 지원해 별도의 오디오 없이도 홈시네마를 즐길 수 있다.


LEICA M10 MONOCHROME


크기 139 × 80mm, 보디 두께 38.5mm 무게 보디 660g(배터리 포함) 가격 보디 1170만원
소재 올메탈 다이 캐스트 마그네슘 보디에 합성피혁, 상단 패널 및 베이스 플레이트 황동, 블랙크롬 도금 마감.

라이카 M 모노크롬을 쓰는 다큐멘터리 사진가와 인터뷰를 하던 중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흑백사진만 찍히는 이 특이한 카메라를 쓰는 이유가 있느냐고. 그는 박차듯 일어나 크게 출력된 두 장의 흑백사진을 들고 돌아왔다. “뭐가 모노크롬으로 찍은 걸까요?” 나는 정답을 맞혔다. 2분의 1 확률이니 요행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그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작은 차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 작은 차이를 포기할 수 없는 거죠.”
흑백사진이 ‘컬러 정보를 삭제한’ 사진으로 인식되는 세대에는 흑백 디지털카메라가 별난 콘셉트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컬러사진을 촬영하려면 센서 앞에 다양한 필터가 필요하다. 라이카 모노크롬 시리즈는 컬러 필터, IR 필터, 로패스 필터를 모두 걷어내고 오직 센서만 탑재했다. 빛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바로 센서에 닿는다는 뜻이다. 흑백사진은 컬러사진에 비해 이미지 프로세서의 연산이 간편하기 때문에 디테일 처리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컬러사진을 흑백사진으로 변환할 때 생기는 대비나 명암의 왜곡도 없다. M10 모노크롬은 라이카 M 시리즈 최초로 4000만 화소 센서를 탑재했다. 거의 중형 카메라에 비견되는 해상도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 밝은 부분에서 화이트에 도달하는 단계와 어두운 부분에서 블랙에 도달하는 단계의 표현, 즉 계조가 빼어나며 ISO를 극단적으로 높여도 양질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ISO는 160에서 무려 100,000까지 지원한다. M 시리즈 사상 가장 조용한 셔터음도 특징이다. 소리인 듯 촉감인 듯, 공감각적으로 전달되는 셔터 반응은 가히 감동적이라 할 만하다.
알 만한 브랜드가 알 만한 제품으로 다시 돌아오고. 그러나 봄마다 늘 지난해 봄과는 다른 감동이 있듯, 제품들 속에도 분명 다시 들여다볼 지점이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