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이청용, 돌아오지 못한 기성용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로 귀환한 이청용과 스페인 라리가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의 엇갈린 운명.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 돌아왔습니다. 2009년 잉글랜드 볼턴 원더러스로 떠난 지 약 11년만에 국내 무대로 복귀하는 그는 친정팀 FC 서울이 아니라 울산 현대에 입단했습니다. FC 서울은 올 시즌 구상을 이미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기성용 국내 복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은 것처럼 이청용의 재입단 관련해서도 소극적이었고 결국 프랜차이저를 또 다시 타팀에 넘겨주게 됐습니다. 기성용의 국내 복귀 무산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FC 서울이 이청용에게는 어려운 잣대를 들이밀지 않았고 위약금 6억원 선에서 원만히 해결할 예정이라고 하니 선수 입장에서는 정말 다행이죠.

사실, FC 서울과의 얽히고 설킨 문제를 떠나 이청용이 울산 현대를 택한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울산 현대는 꽤 오래 전부터 이청용에게 꾸준한 관심을 표명한 구단 중 하나였습니다. 울산 현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청용이 2015~2018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힘겨운 주전 경쟁을 벌이던 시절부터 영입을 타진했다고 하니 이청용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오랜 러브콜 끝에 이청용을 데려온 울산 현대는 이로써 지난 시즌 안타깝게 놓친 우승에 재도전할 탄탄한 스쿼드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팀의 주축인 김보경이 떠났지만 올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에 이어 고명진, 윤빛가람 등 알짜 선수를 대거 영입했기 때문이죠. 울산에서 당장 주전으로 활약할 이청용 역시 자신이 익숙한 2선에서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을 맡아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전히 유럽에서 통하는 기량과 보다 농익은 경기 운영 능력으로 팀에 큰 보탬이 될 예정입니다. 울산 측도 그런 이청용의 능력과 이름값을 반영해서 구단 최고 대우인 연봉 10억원(계약 기간 3년) 수준을 뛰어 넘는 계약을 이청용에게 안겼습니다.

울산이 기대한 ‘빅네임 효과’는 이청용이 입단하자마자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이청용의 입단식이있었던 지난 5일 하루에만 이청용의 등번호가 새겨진 72번 유니폼이 300장이나 판매된 것이죠. 시즌이 정식으로 시작되고 나면 유니폼은 물론, 경기 티켓 판매까지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쯤 되니 과거 이청용과 ‘쌍용’으로 불렸고 ‘국가대표팀의 영원한 캡틴’ 기성용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7일 스페인 1부리그 레알 마요르카의 유니폼을 입고 스페인 라리가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이 원래 자신의 바람대로 FC 서울, 전북 현대 등 국내 팀에 안착했으면 어땠을까요? 당장 구단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이청용 효과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만약 기성용과 이청용이 동시에 K리그에서 뛰었다면 어땠을까요? 2019년은 전년 대비 51.3%의 관중이 증가했고 총 237만명을 기록하며 큰 흥행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올해 두 선수가 뛰었다면 2년 연속 흥행을 이어갔을 것이고 K리그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이미 벌어진 일이니 의미 없는 가정이겠지만 축구팬으로서 참 아쉬운 요즘입니다. 두 선수 모두 각자의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길 기대하겠습니다.

- 신동균 피처 칼럼니스트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로 귀환한 이청용과 스페인 라리가 데뷔전을 치른 기성용의 엇갈린 운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