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코로나 시대가 끝나면 ‘면역자’ 계급이 생길지도 모른다

미술 평론가 제리 살츠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상황을 예언했다. ‘면역 여권’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BY오정훈2020.04.30
How to Be an Artist〉을 집필한 미국의 저명한 미술 평론가 제리 살츠(Twitter/ jerrysaltz)는 지난 22일 인상적인 트윗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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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City in lockdown amid COVID-19 pandemic / Getty Images

New York City in lockdown amid COVID-19 pandemic / Getty Images

“다가올 날에는 새로운 계급이 생길 것이라고 본다. 바로 ‘면역자’ 계급이다. 코로나19에 노출되어 면역을 획득한 사람들이다. 이 ‘면역자’만이 일상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면역이 없는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은 다시는 사회를 마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2023-25년이 되면 60-70%의 사람만이 면역을 가질 것이며, 나 같은 노인은 그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다. 흑사병 이후 30년 동안 고용이 급증했다.”
 
살츠가 말한 흑사병 이후의 고용 급증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을 쓸고 지나간 뒤 유럽에서는 전체 노동인구의 감소로 인해 일할 사람이 필요했고, 고용률이 급증했다. 당시 농노 계급 중에는 이때 신분 상승을 이룬 이들이 많았다.  
제리 살츠의 말을 흰소리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그의 문제의식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항체 검사’와 맞닿아있다. 최근 미국 스탠퍼드 대학과 서던캘리포니아 대학 등은 미국의 전역에 있는 메이저리그 소속 27개 구단 선수를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얼마나 넓게 퍼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코로나19에 노출되면 감염 증상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감염 증상 없이 가볍게 앓고 지나갈 수도 있다. 항체 검사로 이들을 파악해 실질적인 코로나 확산 지도를 만들 수 있다. 다수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항체가 생성되었다면 면역력이 확보된 것으로 본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항체 검사가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벗어날 수 있는 출구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미국의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그 중 하나다. 트럼프는 “항체 검사는 누가 면역력을 가졌는지를 확인해 미국인들이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럽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 항체 형성 여부를 통해 재감염에 ‘면역’이 생겼음을 뜻하는 ‘면역 여권(Immunity passports)”을 발급하고 이동제한령에서 예외로 두자는 주장이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항체가 형성된 사람들에게 증명서를 발급하고 ‘특별 대우’를 하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완치 판정을 받았거나 항체가 생긴 사람이라고 반드시 재감염되지 않는다는 충분한 근거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가까운 미래에 항체 형성과 면역력 사이의 관계가 밝혀진다면 정말 면역 여권이 발행될 지도 모를 일이다. 면역 여권이 있는 이들만이 일을 할 수 있고, 면역 여권이 있어야 해외 여행을 갈 수 있는 날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때가 되면 면역은 계급 혹은 계층이 될 것이다. 제리 살츠의 예언이 허튼 소리로만 들리지는 않는 이유다.  
 
 
- WRITER 윤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