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코로나 확산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들 Part.1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 중일까?

BYESQUIRE2020.06.28
 

WHAT WE'RE LEARNING 

 
늪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세가 숫자 앞에서 진실을 드러냈다. 불편한 진실이다. 2020년 6월 15일 기준으로 전 세계 187개국에서 약 783만 명이 확진을 받고 43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원고 작성 시점인 4월 말에는 확진자가 390만 명, 사망자가 27만 명가량이었다. 엄청난 속도의 확산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미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앞으로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지금까지와 다르게 만들 것이며 그 변화가 어떨지는 우리가 이해하기도, 예측하기도 어렵다. 더없이 거대한 공공 보건의 위기 앞에서 우리는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위안과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에스콰이어〉는 그런 위안과 이해를 얻을 최고의 수단으로 눈을 돌렸다. 바로 사람들의 이야기다.
〈에스콰이어〉 미국판이 인디애나에 사는 8세 아동 케이티부터 〈투나이트 쇼〉 진행자 지미 팰런, 워싱턴주 주지사 제이 인즐리까지 각계 18명의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상황 초기의 경험을 물었다. 각기 다른 이야기를 전해왔으나 지금 겪는 어려움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위로는 같았다.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옮겨 적는다.
 
 

엔터테이너 

Jimmy Fallon 지미 팰런
NBC 〈투나이트 쇼〉 진행자  /  햄프턴 거주
 
3월 13일 〈투나이트 쇼〉 제작이 중단된 날
3월 17일 〈투나이트 쇼: 앳 홈 에디션〉이 유튜브로 처음 방송된 날
3월 23일 NBC에서 〈투나이트 홈 에디션〉을 처음 방송한 날
 
뭐라도 해야 했다. 사람들 옆에 있어야 했다. 20년 동안 내 옆에 있어준 사람들이다. 뭘 해야 할지를 몰랐을 뿐이다. 그렇지만 뭘 해야 할지 모를 때 가장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 일단 하겠다는 결심만 세우면 된다.
10년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점점 뭔가 요소를 더하게 되고, 겉보기에 번지르르하게 된다. 그래도 프로그램 가치는 올라간다. 슈트를 입고 메이크업을 하고 쇼에 서면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사기거나 사기처럼 보이는 요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관객들이 웃지만 그냥 예의상 웃어주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한 말이 재미없었을 수도 있다. 나는 모른다. 긴장된다. 이제 나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수 없게 되었는지 모른다. 재미있게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겉치레를 다 벗기면 ‘좋아, 너는 도대체 누구냐?’ 하는 마음이 된다. 이제, 오랫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창의적으로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팰런은 집에서 하는 유튜브 쇼를 시작했다). 스태프도 없다. 조명도 없다. 아내가 연출자이고 카메라맨이다. 극단의 환경에서 일종의 투쟁-도피 반응이 일어났는지도 모른다. 본능이 깨어났다. 진짜 내 모습이 드러나고 진짜 성격이 보인다.
이번과 가장 비슷한 경험은 9·11 테러 이후 뉴욕이었다. 나는 당시 〈SNL〉에 출연하고 있었는데 9·11 테러를 겪고서는 도대체 뭘 해야 할지, 어디로 시선을 돌려야 할지,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심야 토크쇼를 보았다. 코난 오브라이언, 제이 레노, 데이비드 레터맨, 그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나 지켜보았다. 데이비드 레터맨이 용기에 대해 멋진 말을 했다. 때로 용감한 척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그게 내가 배운 교훈이다. 내 역할은 사람들 옆에 있는 것이다. 이 끔찍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머리에 약간의 균형감을 주고, 그래서 사람들이 이 상황을 돌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내가 그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운아다.
이 상황이 끝날 때 우리에게 무엇이 남을지는 앞으로 더 지켜보아야 한다. 쇼는 다르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딱 맞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내가 다시 슈트를 입을 수 있을까. 나도 모르겠다. 이제 슈트를 입으면 어색할 것 같다. - 구술 정리 매트 밀러
 
 

변호사 

Fionnuala Ní Aoláin 피오누알라 니 아올라인
UN 반테러 반인권 특별 조사 위원  /  미니애폴리스 거주
 
70~90%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면 공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기꺼이 양보하겠다는 미국인의 비율
 
팬데믹 상황에서 인류 건강의 위기를 구실로 공권력이 남용될지도 모른다. 그게 내가 가장 우려하는 바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가가 위기 통제를 위해 무력을 증가시키면 그 무력을 다시 줄이기 힘들다. 지금 이 변화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정치 참여의 자유 등 기본권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큰 비용을 치러야 할지도 모르는 중대한 위험이 우리 앞에 도사리고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 가족의 건강을 걱정할 때 우리는 당면한 두려움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자유와 권리에 해가 되는 상황들을 묵인하게 될 수 있다. 그런 불균형이 이미 미국 여러 주에서 나타난다. 사생활의 영역이고 그것을 지키는 일이 권리임을 잊은 채 정부에 건강 기록을 기꺼이 내보이는 사례를 이제는 보기 어렵지 않다. 권리와 안보 사이에는 갈등이 있어서는 안 된다. 둘 다 꼭 필요하다. 신체적 건강은 보장되나 다른 권리는 빼앗긴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 구술 정리 가브리엘 브루니
 
 

병원 환경미화원 

뉴욕-프레즈비테리언 병원 네트워크에서 코로나19 상황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모델이 된 메사. 이 프로젝트에는 17명이 참여했다. 사진가 베네딕트 에반스가 촬영한 이들의 사진은 미국 허스트가 발간하는 여러 잡지에 게재되었다. ©BENEDICT EVANS

뉴욕-프레즈비테리언 병원 네트워크에서 코로나19 상황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모델이 된 메사. 이 프로젝트에는 17명이 참여했다. 사진가 베네딕트 에반스가 촬영한 이들의 사진은 미국 허스트가 발간하는 여러 잡지에 게재되었다. ©BENEDICT EVANS

Eugenio Mesa 유지니오 메사
뉴욕-프레즈비테리언 모건 스탠리 아동병원  /  뉴욕 거주
 
나는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 2분 거리에 산다. 여기 취직하려고 몇 년 동안을 애썼다. 그러다 내 생일에 면접을 보고 합격했다.
토요일 아침에 감독관이 사무실로 직원들을 소집했다. “메사 씨, 얘기 좀 할 수 있어요?” 감독관의 말에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안 좋은 일이 생기려나? 감독관이 말을 이었다. “코로나19 병실에 들어가는 걸 메사 씨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혹시 코로나19 환자들 병실에 들어갈 수 있어요?” 나는 답했다. “물론이죠.” 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나는 두려울 게 없다. 용감하다. 사람들이 흔히 하지 않는 일을 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병실에 환자가 있을 때 우리는 최대한 조용히 움직이려 애쓴다. 환자들이 깨지 않게 조심한다. 환자들의 몸은 회복하려고 애쓰고 있으니까. 환자들은 듣고 싶지 않은 얘기를 듣지 않으려 애쓴다. 안쓰럽다. 병원에서 일하고 있으면 늘 안쓰러운 일뿐이다.
나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태어났다. 여덟 살이던 2000년에 미국에 왔다. 오는 8월이면 미국에 온 지 20년이 된다. 벌써 20년을 살았다.
다른 건 괜찮지만 병원에서 일하는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전염되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 엄마와 동생과 함께 살고 있어서 그게 가장 큰 걱정이다. 집에 돌아가 가족을 만나기 전에 철저하게 씻는다.
집에서 우리 가족은 같이 TV를 보고 대화도 많이 나눈다. “어떠니? 다 잘되고 있니?” 엄마가 그렇게 물어보면 나는 다 좋고, 다 잘되고 있고, 다 잘 돌아간다고 말한다. 엄마는 날마다 나를 위해 음식을 만든다. 나는 아주 행복하다.
기분이 좋다. 내게 이런 일을 맡길 만큼 신뢰를 얻은 것 같아 기쁘다. 나는 사랑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 모든 게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거기에 지금 나의 일이 한몫한다면 기쁘겠다.
언젠가 내 자식들에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그때 사람들을 도왔어. 병실을 깨끗하게 만들고, 의사와 간호사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일했어. 나도 그 팀의 한 사람이었어.”
힘든 시기를 이겨내야 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 사람 얼굴에 웃음을 선물하고 싶다. 나는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다. - 구술 정리 브래디 랭만
 
뉴욕-프레즈비테리언 병원 네트워크에서 코로나19 상황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모델이 된 메사. 이 프로젝트에는 17명이 참여했다. 사진가 베네딕트 에반스가 촬영한 이들의 사진은 미국 허스트가 발간하는 여러 잡지에 게재되었다. ©BENEDICT EVANS

뉴욕-프레즈비테리언 병원 네트워크에서 코로나19 상황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담은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모델이 된 메사. 이 프로젝트에는 17명이 참여했다. 사진가 베네딕트 에반스가 촬영한 이들의 사진은 미국 허스트가 발간하는 여러 잡지에 게재되었다. ©BENEDICT EVANS

 
 

기자 

Helen Branswell 헬렌 브랜스웰
전염병 및 세계 보건 기자  /  보스턴 거주
 
12월 31일 헬렌 브랜스웰이 트위터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한 날
41개 트럼프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한 3월 13일까지 헬렌 브랜스웰이 코로나19에 대해 쓴 기사 수
 
오늘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기사를 썼다. 1월 7일 이후로 코로나19와 관련 없는 기사를 쓴 적은 오늘이 처음이다.
평소 나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활동한다. 2003년 사스 발생 때에도 토론토에서 관련 기사를 썼는데, 사스 사태 초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이번에는 다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1월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2월에는 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가물가물하다. 그 전부가 기나긴 한 달 같다. 머릿속이 뿌옇다. 시간 개념이 녹아버렸다.
새로운 질병이 나타나는 초기에는 그 병이 인간을 감염시키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를 예상한다. 그래서 바이러스를 초기에 발견하고 그 발생원을 없애면 병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보편적이다. 이번 바이러스도 중국에서는 꽤 초기에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사람들이 이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이미 코로나19는 인간 사이에 전염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이 되리라고 예상할 수는 없었다. ‘왜 일찍 예상 못 했나’라고 말하는 사람은 결과론적 시각에서만 보는 거다. 그보다는 모두가 대비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고 말하는 게 낫다. 사람들이 너무 느리게 대처했다. 상황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던 것도 문제다.
중국이 1월 23일 우한을 봉쇄했을 때 명확해졌다. 중국이 경제를 포기했다. 경제를 포기하면서까지 왜 봉쇄해야 했을까. - 구술 정리 데이브 홈스
 
4월 어느 저녁 산책길에 헬렌 브랜스웰은 사진 속 19세기 여성 운동가 루시 스톤의 동상을 비롯해 보스턴 여성 기념 공원의 동상들을 사진으로 찍었다. 브랜스웰은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다. ’동상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아주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4월 어느 저녁 산책길에 헬렌 브랜스웰은 사진 속 19세기 여성 운동가 루시 스톤의 동상을 비롯해 보스턴 여성 기념 공원의 동상들을 사진으로 찍었다. 브랜스웰은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다. ’동상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아주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전화 상담사 


Rich Ham 릭 햄
가정 폭력 상담 전화 매니저  /  오스틴 거주 
 
250% 경제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부부가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폭력에 노출되는 비율
 
희생자, 생존자에게 말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바이러스의 영향을 받고 있는 곳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다른 가족에게 의지하기 힘들 수 있다. 문을 닫은 쉼터도 많다. 그래서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가 호텔 숙박권을 제공하면 어떨까?’, ‘그들이 차 안에 머물러도 안전한 주차장이 어디 있지?’ 같은.
피해 상담자들이 집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집 안에 머물며 안전하게 있는 방법을 이야기해야 한다. ‘집에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나? 5분이라도 혼자 시간을 갖고 지금 상황이 생긴 원인을 생각해보라. 자신이 얼마나 강한 사람이었는지 떠올려보라.’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은 이런 확인의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는다. 그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으로도 그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견디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한다고 알릴 수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으려고 애쓴다.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일이 다 그렇지만, 일을 하다 보면 우리 자신도 큰 타격을 입는다. 우리 팀이 얼마나 큰 회복력을 갖췄는지, 얼마나 큰 결속력을 갖췄는지 놀라울 정도다. 도움을 주는 사람, 내 편이 되는 사람, 용기와 힘을 주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위력이 막강하다. 항상 중요하지만 지금은 더더욱 중요하다. - 구술 정리 사라 렌스
 
 

주지사 

Jay Inslee 제이 인즐리
워싱턴주 주지사  /  올림피아 거주
 
760만 명 워싱턴주 인구
1월 21일 미국 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워싱턴주 스노호미시 카운티 거주 35세 남성) 발생일
 
사람 사이의 접촉은 산소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인데 이제 우리는 물리적으로 서로 거리를 둬야 한다. 지금 이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유일한 무기란 인류 사회성의 파괴다. 그래서 이 바이러스를 악마 같은 맹수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 워싱턴주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꽤 성공했다. 아주 힘든 일이었지만 큰 지지와 성원이 있었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투지와 회복력을 증명했고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다. 우리는 이데올로기가 아닌 과학과 데이터에 기초한 결정에 헌신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바닥이 없는 것 같다. 트럼프가 인류애, 공감, 진심 등 모든 개념을 위배하는 데에 이제 바닥을 쳤겠지 생각하는 순간, 그는 늘 그보다 더 심한 바닥을 드러낸다. 트럼프는 명백한 기만 행위로 우리를 계속 놀라게 한다. 예를 하나 들겠다. 래리 호건은 메릴랜드주 주지사로, 공화당 인사다. 그는 주지사 협회 회장이기도 하다. 호건은 메릴랜드주에서 좋은 일을 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 검사 키트가 더 필요한 이유를 지속적으로 설명했다. 어제(미국 현지 시각 4월 20일)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호건 주지사가 자기 주에서 검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으며, 메릴랜드주에는 호건 주지사가 모르는 의료 검사 기관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천만에. 호건은 모든 기관을 알고 있다. 검사 키트가 없는데 어떻게 검사를 하나? 호건 주지사가 몇 주 동안 트럼프에게 검사 키트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는데도 트럼프는 그 말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기자회견에서 거짓말을 한다. 그것도 같은 공화당 주지사에게! 이것만 봐도 백악관에 있는 이 인간이 얼마나 부패하고 기만적이고 비인간적인지 알 수 있다.  
사회는 불안하고 경제는 혼란하다. 워싱턴 사람은 누구나 느끼고 있다. 잠깐만, 계산 좀 해보겠다. 3000명 중 1명 정도가 트럼프의 반과학적 태도에 찬성한다. 나머지 99.8%는 코로나19로부터 가족을 구하기를 바라고 있다. - 구술 정리 에릭 설리번
 
(왼쪽부터) 제이 인즐리 주지사가 그린 손자 체이스의 모습. 주지사 가족은 매일 영상통화로 만나고 있다. 낙서를 즐기는 제이 인즐리 주지사가 4월 21일, 대규모 검사와 역학 조사 조치에 대해 발표하기 전에 그 과정을 소방대에 비유하며 그린 ‘소방대’.

(왼쪽부터) 제이 인즐리 주지사가 그린 손자 체이스의 모습. 주지사 가족은 매일 영상통화로 만나고 있다. 낙서를 즐기는 제이 인즐리 주지사가 4월 21일, 대규모 검사와 역학 조사 조치에 대해 발표하기 전에 그 과정을 소방대에 비유하며 그린 ‘소방대’.

 
 

초등학생 

케이티의 기니피그. 이름은 페퍼다.

케이티의 기니피그. 이름은 페퍼다.

Katie H. 케이티 H.
8세 아동  /  위노나레이크 거주
 
12만4000개 개학을 미룬 미국의 학교 수
5510만 명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가정학습 중인 학생 수
 
가족, 특히 아빠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아빠는 이제 출근을 안 한다. 좀 슬프면서도 아주 행복하기도 하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지낼 수 없는 게 슬프고, 가족과 많이 놀 수 있어서 행복하다. 밖에 나가서 놀고 자전거도 탄다. 학교 다닐 때는 그렇게 못 놀았다. 학교에 가야 하니까. 그러니까 집에 있어서 행복하다.
요즘 깜짝 놀랄 일이 많다. 엄마, 아빠, 언니와 처음 가보는 데 가곤 한다. 며칠 전에는 엄마, 아빠가 물고기 밥 주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애완동물이 많은 곳이었다. 내게 기니피그 친구가 생겼다. 이름은 페퍼다.
나는 요즘 페퍼를 안고 있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모르겠다. 사람들이 아프게 될까? 우리 가족이 아프게 될까? 페퍼가 아프게 될까? 생각하지 못한 일이 벌어질까? - 구술 정리 애드리언 웨스틴펠드
 
 

테라피스트 

Mary Loudon 메리 루든
시애틀 클리닉 설립자  /  시애틀 거주
 
45% 팬데믹으로 정신 건강에 피해를 받았다고 말하는 미국인의 비율
 
나는 내가 최전선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전선에서는 멀리 떨어진, 비교적 안전한 의료 팀 텐트에 있다. 나는 환자의 불안이 두려움으로 바뀌도록 돕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하다고 말한다. ‘무서워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무섭다는 말을 하는 데에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나의 치료법도 그렇고, 나의 세계관도 그렇고, 불안은 감정이 아니다. 불안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인지 과정이며, 그것은 감정을 가로막는다. (의자를 가리키며) 여기 앉으면 우리는 안정감을 느낀다. (허공을 가리키며) 저 위에서는 폭풍에 휘말리기 쉽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본격적으로 실시된 첫 주에 내 환자들은 “나는 걱정 없어요. 괜찮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불안감의 초점을 바깥으로 맞췄다. ‘사람들이 걱정된다’는 식이었다. 나는 놀랐다. 내 사이버 진료실에서 ‘내가 죽을까 두렵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두려움에서 달아나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압박을 가해 솔직하게 말하도록 유도하면 그제야 사람들은 큰 위안을 얻었다. 불안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들어야 할 목소리다.
내가 환자들에게 하는 조언을 나 스스로에게도 하느냐고? 나도 애쓴다. 하지만 항상 실패한다. 나도 인간이다. 나도 인간이기에 내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고통받는다. 그래서 새삼 깨닫는다. 해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우리를 이 상황에서 구해낼 것은 없다는 사실을. 이 순간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새로운 차원의 회복력을 배우고 있다. ‘이걸 깨달았어’ 같은 느낌은 아니다. ‘깨달을 수 없지만 그래도 괜찮을 거야’ 같은 느낌에 더 가깝다. - 구술 정리 사라 렌스
 
메리 루든은 사이버 상담을 하면서 환자들의 표정에 더 집중하게 됐으며 그들의 지금 상태에 대해 훨씬 더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메리 루든은 사이버 상담을 하면서 환자들의 표정에 더 집중하게 됐으며 그들의 지금 상태에 대해 훨씬 더 직접적으로 물어볼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교사  

리치가 근무하는 초등학교. 아이들로 북적여야 할 교실이 조용하다.

리치가 근무하는 초등학교. 아이들로 북적여야 할 교실이 조용하다.

Akela Leach 아켈라 리치
라니어 초등학교 5학년 담당  /  털사 거주
 
3만 9105명 털사의 공립학교 학생 수
83% 빈곤층 비율
 
이제 ‘일하고 있다’와 ‘집에 있다’의 구분이 없어졌다. 이 두 가지가 섞여 있다.
동료 교사들과 대화하다 보면 “지금쯤 이걸 하고 있을 텐데” 같은 말을 자주 한다. 캘린더 앱에 현장 실습 일정이 뜨곤 한다. 이루어지지 않는 일들이 알림으로 뜬다. 그런 일들을 못 하고 학기가 끝나는 게 안타깝다.
선생님이 옆에 없는 것을 아이들도 느낀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믿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들에게 약한 모습도 보여야 한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모든 답을 알고 있기를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선생님이 “있잖아, 나도 몰라” 하고 말할 때 위안을 느낀다. 아이들은 선생님도 솔직하다는 걸 알게 된다. 아이들 앞에서 아무 일 없이 괜찮다는 듯 행동한다고 해서 용감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 - 구술 정리 애드리언 웨스틴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