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방역 수칙 지키며 감성 충전 가능한 12월 예술 전시 3가지

아무리 추워도 감성은 충전하고 살자.

BY박세회2020.12.04
본격적으로 겨울에 들어서는 시기. 따듯한 실내에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하게 시간을 보내기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미술관과 갤러리를 돌아다니며 사색에 잠겨보는 것이다. 일단은 야심찬 기획의 전시 《이승택-거꾸로, 비미술》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 중인 이승택의 '시간과 역사'.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 중인 이승택의 '시간과 역사'.

이승택이 어떤 사람인가? 약 60년 전인 1958년 한 조소과 학생이 대학 졸업 작품으로 〈시간과 역사〉라는 반달 모양의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을 내놨다. 현대 미술 읽기에 익숙한 2020년의 독자라면 '남과 북을 상징하는 레드와 블루를 철조망이 감고 있다'고 곧바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재현에 몰두하던 당시 미술계에선 졸업작품 치고는 지나치게 난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0년 홍익대학교의 건물과 건물 사이에 설치했던 작품 '바람'을 재제작했다.

1970년 홍익대학교의 건물과 건물 사이에 설치했던 작품 '바람'을 재제작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마당에 설치된 '기와 입은 대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마당에 설치된 '기와 입은 대지'.

"여기 있는 모든 작품은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승택은 그런 사람이다. 남과 다른 것만 평생을 만들어 온 작가. 1932년생으로 이제 아흔의 나이를 바라보는 노작가의 예술 일생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바람에 휘날리는 파란 천이, 대지 위에 쌓아놓은 기와가 어떤 예술인지 직접 보고 오자. 
 
국립현대미술관에 들렀다면, 굳이 바로 옆에 있는 리만머핀갤러리를 찾지 않을 이유가 없다. 걸어서 3분 거리니까. 미국에서 태어났으나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샹탈 조페의 전시에는 온통 십대 여자 아이투성이다. 전시의 제목 역시 《Teenagers》다. 그냥 편한 마음으로 그녀의 화풍을 즐기면 된다. 다만 거대한 화폭이 의미하는 바가 있긴 하다. 거대하고 값비싼 화폭(캔버스는 정말 비싸다)에 무엇을 담아야 숭고한 것인가? 그게 바로 샹탈 조페가 던지는 의문이다. 
 
샹탈 조페가 친구의 딸을 그린 그림 'Bella', 2019

샹탈 조페가 친구의 딸을 그린 그림 'Bella', 2019

 
리만 머핀 갤러리 샹탈 조페 개인전 《Teenagers》의 전시 전경.

리만 머핀 갤러리 샹탈 조페 개인전 《Teenagers》의 전시 전경.

한남동에 들렀다면 명상의 시간을 가져보자. 한남동 대사관로에 있는 '갤러리바톤'의 미야지마 타츠오의 《Connect with Everything 》전시에서 변하는 숫자들을 가만히 바라 보는 것만큼 좋은 명상법은 잘 없다.
미야지마 타츠오의 '페인팅 오브 체인지'.

미야지마 타츠오의 '페인팅 오브 체인지'.

그의 작품 〈무수한 생명〉, 〈히텐〉을 오래 바라보자면 직관적으로 저 하나의 숫자가 나를 의미할 수도 있겠다는 믿음이 든다. 나의 숫자, 나를 이루는 사회 구성원의 숫자들이 서로 다른 시간의 간격을 두고 변하고 있으며, 그 변화는 작가가 구상한 형태에 따라 서로 다른 모양을 이루고 있다. 용기를 내어 갤러리스트에게 설명을 청하면 더 재밌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미야지마 타츠오 '무수한 생명'

미야지마 타츠오 '무수한 생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