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 "호더를 넘어 창작의 맥시멀리스트가 된 거죠"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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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호 "호더를 넘어 창작의 맥시멀리스트가 된 거죠"

송민호의 인생은 항상 최대한이다.

ESQUIRE BY ESQUIRE 2021.06.21
 
 

THE MAXIMAL MINO

 
에곤 실레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드러내왔죠. 실레의 어떤 점에 끌려요?
일단 인물을 묘사하는 선이 너무 아름답잖아요. 관절을 강조하는 방식이라든지, 표정의 표현, 특히 그 선들이 너무 좋아요. ‘와, 인물을 저렇게 표현한다고? 어깨와 골반 라인을 저렇게 그린다고? 갈비뼈는 이렇게 그리고, 옆 모습에 라인은 이렇게 주는구나’라며 감탄을 했죠. 처음 에곤 실레를 봤을 때 정말 충격이었고, 어릴 때는 실레의 그런 면을 정말 많이 따라했거든요. 그때 받은 영향이 아직 있는 것 같아요.
 
스틸과 레더 스트랩이 조화된 씨마스터 300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1MM 오메가.

스틸과 레더 스트랩이 조화된 씨마스터 300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1MM 오메가.

그런데 방송에서 공개된 송민호의 그림은 실레와는 꽤 멀어 보였거든요.
그렇죠.
보통은 좋아하는 작가를 레퍼런스로 삼고 따라 하지 않나요?
아까 말한 것처럼 에곤 실레를 따라 그리던 습작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에곤 실레뿐 아니라 그 이후로 훨씬 더 다양한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저는 제 마음대로 제 것을 표현하는 거지만요.
그간 받은 여러 영향들이 인풋이고 송민호라는 함수를 거쳐 아웃풋으로 나왔다는 얘기지요?
맞아요.
드디어 6월 말에 사치 갤러리 런던에 걸렸던 〈KOREAN EYE 2020〉의 작품들이 서울에도 걸리죠? 강승윤 씨와 헨리 씨도 함께하는 걸로 알아요. 그때는 어떤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요?
이미 공개된 작품들도 있고, 그사이 새로 작업한 작품들도 걸릴 예정이에요. 사실 저도 아직 확실하게 선택을 못 했어요.
기분은 좀 어때요?
좋죠. 너무 좋죠.
앨범 낼 때보다 더 좋아요?
아, 그건 좀 다른 종류죠. 앨범을 낼 때는 좀 다른 설렘이 있어요.
 
티타늄, 탄탈럼, 세드나™ 골드가 조화된 다이버 30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크로노그래프 44MM 오메가.

티타늄, 탄탈럼, 세드나™ 골드가 조화된 다이버 30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크로노그래프 44MM 오메가.

이번 전시에서 좀 많은 사람이 봐줬으면 하는 작품이 있나요?
아, 사실 너무 많죠. 너무 많은데,(웃음) 승윤이(웃음)의 사진들을 좀 봐줬으면 좋겠어요. 저도 이번에 같이 전시 준비하면서 놀랐거든요. 승윤이가 사진에 입문할 때부터, 이제 막 찍기 시작할 때부터 전 옆에서 항상 봐왔거든요. 항상 보던 사진이니까 저 역시 별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 사진 작업에는 정말 놀랐어요. 사진을 제대로 된 종이에 뽑아서 보니까 “와 얘가 정말 좀 하는구나…와…”라는 감탄만 나오더라고요. 사진에서 이 아이가 하는 생각들이, 또 엄청난 힘이 느껴져요. 아마 많은 관람객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올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와서 보면 놀라실 거예요.
이러다가 민호 씨가 갑자가 아트 공부를 시작하겠다며 로열 칼리지 같은 데로 훌쩍 떠나는 건 아닌가 싶어요.
그런 얘기를 듣긴 했어요. “너 그냥 가서 공부를 좀 해보는 건 어때?”라는 얘기요. 한때는 정말 그래볼까 생각도 했어요. 사실 그 방향으로 꽂히면 바로 갈 수도 있어요.
그러니까요. 원래 하고 싶으면 하는 성격인 걸 다들 아니까요. 오기 전에 저작권협회에 들어가서 송민호로 몇 곡이 검색되는지 봤더니 102곡을 작사, 작곡했더라고요.
한 곡 추가됐네요. 지난번에 찾아봤을 때는 101곡이었는데 말이죠.
맞아요. 아이콘의 ‘열중쉬어’가 추가된 것 같아요. 이번에는 이 노래의 작사·작곡을 다 맡았어요. 이게 사실 그냥 곡만 써서 던져주는 게 아니잖아요. 가이드를 만들고 직접 녹음실에 가서 아이콘 친구들이 부르는 노래를 디렉팅도 하는 거잖아요.
그렇죠.
시간과 공이 참 많이 드는 작업이에요.
그쵸. 아이콘 친구들이랑 정말 친해요. 고생하는 걸 옆에서 봐오기도 했고요. 어떻게 하면 이 친구들이 좀 더 퀄리티 좋은 무대에서 퀄리티 좋은 퍼포먼스를 펼칠 수 있을지 정말 얘기도 많이 나눴죠. 이번 앨범 준비할 때쯤 마침 저도 시간이 좀 있었거든요. 음악뿐만 아니라 비주얼적인 레퍼런스도 피디님한테 보내며 세트나 의상 등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프로듀서의 역할에 잠시 참여했군요.
그렇죠.
 
스틸 소재의 씨마스터 300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1MM 오메가.

스틸 소재의 씨마스터 300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1MM 오메가.

아이콘이랑 작업하면서 재밌는 일은 없었어요?
디렉팅은 자주 했지만, 아이콘을 디렉팅한 적은 거의 없었거든요. 이번에 ‘열중쉬어’랑 그전에 두 곡 정도를 제가 함께했어요. 친한 친구들이라 그런지 정말 재밌었어요. 제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친구들의 특성을 벗어나는 뭔가가 나올 때 특히 재밌어요. 예를 들면 가성이 잘 안 나올 줄 알았던 친구가 정말 멋지게 가성을 뽑아내면 뭔가 내가 모르던 재능을 본 것 같아 짜릿하죠.
음악 전반을 보는 눈이 송민호에겐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힙합 커뮤니티에 가보니 ‘송민호는 가사만 잘 쓰는 래퍼가 아니라 사운드 스케이프를 그릴 줄 아는 프로듀서’라는 분위기가 있더군요. 되게 진지하게 받아들이더라고요.
너무 기분 좋네요.
어떤 방송에서 본인을 ‘맥시멀리스트’로 표현하는 걸 들었어요.
처음에는 단순하게 그냥 물욕, 소유욕이 많았어요.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집 안에 물건이 가득했어요. 옷도 액세서리도 좋아하는 게 많아서 정말 많이 갖고 있었거든요. 멤버들 중에서 짐이 제일 많은 멤버이기도 했고요. 지금도 사실 마찬가지기는 해요. 근데 어느 순간 단순하게 모으는 세계를 벗어나 조금씩 확장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물건을 모으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것들을 내가 직접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 시작한 거죠. 그런 면에서도 맥시멀리스트라는 설명이 통용 가능하지 않을까요?
 
스틸 소재의 씨마스터 300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1MM 오메가.

스틸 소재의 씨마스터 300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1MM 오메가.

아, 예전에는 단순히 물건을 모으는 ‘호더’(hoarder)였지만, 어느 순간 창작의 맥시멀리스트로 넘어갔군요. 안 그래도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룹 활동도 하고, 아이콘을 비롯한 다른 뮤지션들 곡도 써주고, 다른 아티스트 작업에 피처링 참여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중간중간에 〈마포멋쟁이〉, 〈내 전공은 힙합〉도 찍고, 게다가 〈신서유기-스프링캠프〉에 고정 출연 중이잖아요. 이걸 어떻게 다 하는지 물어보고 싶었거든요.
전 가만히 앉아서 TV를 보는 것보다 뭔가를 만들고 작업할 때가 더 편해요. 보통 6시 반, 7시에 일어나요. 알람을 안 맞춰도 어느 순간부터 눈이 떠지더라고요. 그림을 그리고 화방엘 가고 날 좋으면 밖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활동적인 하루를 보내죠. 그런데 또 미친 듯이 작업만 하는 것도 아녜요. 놀기도 하고, 친구랑 술도 마시고. 다른 사람들도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지내잖아요?
결국 송민호 맥시멀리즘의 본질은 본인이 얘기했던 ‘모험, 도전, 열정’인 것 같네요. 오늘 함께 촬영한 오메가 씨마스터 시리즈가 모험과 도전의 아이콘인 데는 이유가 있어요. 다이버들이 모험과 도전을 위해 바다에 들어갈 때, 가장 중요한 건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이거든요. 심해의 수압을 견뎌내는 정교한 다이버 워치가 필요한 이유죠.
생명줄인 거네요.
그렇죠. 내가 모르는 세계를 탐험할 때, 나에게 반드시 필요한 나의 생명줄. 송민호한테도 그런 존재가 있나요?
저한테 씨마스터 같은 의미를 갖는 것이 무엇이냐…(웃음) 팬들인 거 같아요.
송민호의 씨마스터는 팬들이다?
예. 팬이 없으면 제가 존재할 이유가 없어지는 거니까요. 제 생명이 사라지는 거죠. 들어주는 사람도 없고, 봐줄 사람도 없고, 응원해줄 사람도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그런 면에서 제 생명줄은 팬들이죠.
 
스틸과 러버 스트랩이 조화된 씨마스터 다이버 30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2MM 넥톤 에디션 오메가.

스틸과 러버 스트랩이 조화된 씨마스터 다이버 30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2MM 넥톤 에디션 오메가.

반대로 말하면, 팬들이 있으니까 모험을 할 수 있는 거고, 도전을 할 수 있는 거고요.
그렇죠. 팬들이 무조건적으로 믿어주고 응원해주니까, 나를 지지해줄 걸 아니까 도전을 할 수 있는 거죠. 팬들이 없다면 뭔가에 도전할 때 지레 겁부터 먹어서 못하지 않을까요?
사실 지금도 송민호는 인생 맥시멈인데, 혹시나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어, 너무 많아요.
많다고요?(웃음)
많아요.
정말 더 있다고요?
많아요.(웃음)
 
*송민호 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7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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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호 "무수한 감정의 프레임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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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고동휘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김희준
    HAIR 김성환
    MAKEUP 김효정
    STYLIST 홍윤하
    ASSISTANT 이하민/ 강슬기/ 윤승현
    DIGITAL DESIGNER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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