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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가 패션을? CNN어패럴 비긴즈

CNN의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패션이란 가능성을 찾아 CNN어패럴을 만든 기업은 다름 아닌 한국 기업 스톤글로벌이었다. 그들은 글로벌 미디어의 어떤 것을 보고 패션 사업을 떠올린 것일까. 이승재 스톤글로벌 대표에게 물었다.

BY이충섭2021.11.01
지난 9월 30일, CNN어패럴은 서울 홍대의 무신사 테라스에서 2021F/W 시즌 론칭 쇼케이스에 맞춰 프레스 데이를 열었다. CNN어패럴은 이 자리에서 100여개의 스타일을 제안하고 브랜드 히스토리 및 정체성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CNN어패럴).

지난 9월 30일, CNN어패럴은 서울 홍대의 무신사 테라스에서 2021F/W 시즌 론칭 쇼케이스에 맞춰 프레스 데이를 열었다. CNN어패럴은 이 자리에서 100여개의 스타일을 제안하고 브랜드 히스토리 및 정체성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CNN어패럴).

CNN이라고 하면 뉴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CNN은 미국의 케이블 뉴스 채널로, 전세계 최초의 24시간 뉴스 채널이니 그럴 만도 하다. 다른 것을 떠올린다 해도 ‘방송’ ‘보도’처럼 언론 매체란 이미지는 누구에게나 깊이 박혀 있다. 이런 단단한 이미지가 주는 장점을 계승하고 그 안에서 라이프스타일 웨어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 브랜드가 있었으니 놀랍게도 국내 패션 브랜드 스톤글로벌이다.
스톤글로벌의 이승재 대표는 세계적인 뉴스 채널 CNN의 영감을 받고 2021년 1월 CNN어패럴을 론칭했다. 평소, 건축, 박물관, 첨단기기 등 패션 이외의 분야의 제품을 실제 접하고 느끼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브랜드와 상품을 창조하는 이승재 대표는 CNN의 어떤 점을 주목했던 것일까. 
 
이승재 스톤 글로벌 대표(@CNN어패럴)

이승재 스톤 글로벌 대표(@CNN어패럴)

“CNN은 팩트 퍼스트의 미디어로서 전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입니다. 각 언론사들의 뉴스 보도 중, ‘CNN에 따르면’이란 말을 수시로 사용하는 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거예요. CNN이 주는 신뢰성이 제 마음을 확 이끌었죠. ‘CNN의 뉴스는 믿을 수 있다’를 어패럴 사업에 접목할 수만 있다면 ‘CNN이 만들면 믿고 입을 수 있다’로 바꿀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CNN의 오랫동안 축적된 양질의 해리티지 때문이었습니다. CNN은 ‘Go There’라는 슬로건 아래, 세상의 가치 있는 일들을 직접 뛰고 취재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주잖아요. CNN 내 우리가 익히 아는 정치, 비지니스, 경제 분야 이외에도 스타일, 트래블, 테크, 스포츠 등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가 충분히 있으니 패션에 접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래서 10여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CNN 라이선스를 획득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사실이 그랬다. 이승재 대표는 20여년간 어패럴 사업에 몸을 담았는데 스톤글로벌을 운영하기 전까지 다닌 회사는 휠라 코리아와 데상트 단 두 곳뿐이었다. 확실한 타이밍이 오기 전까지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승부사였던 이승재 대표는 4개월 간의 설득 끝에 2020년 12월 24일, CNN의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물론, 처음부터 설득 과정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미디어 그룹 CNN에게 다양한 사업 제안이나 제휴를 요청하는 곳은 정말 많을 것이기 때문에 CNN을 설득하려면 명분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했다.
 
(@CNN어패럴)

(@CNN어패럴)

처음부터 ‘커넥티드(Connected)’를 강조했어요. 우리도 똑같이 ‘Go There’라는 슬로건을 통해서 CNN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채널, 브랜드를 공유할 것이고 사람들에게 가치 있는 뉴스를 만들어 소통하는 CNN처럼 사람들이 입었을 때 가치를 느낄 수 있게끔 옷을 만들고 소통을 통해 피드백이 빠른 브랜드가 되겠다고 얘기했어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항균 LED 시스템을 갖춘 가방을 만들고, 사람들이 오프라인 미팅을 온라인 미팅으로 대체하고 있는 상황에 맞춰서 포멀 웨어보다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과 컨템포러리 쪽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기획하겠다고 얘기했어요. ‘같은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과 비즈니스 파트너가 돼 반갑다’는 회신이 돌아왔고 결국 지금의 CNN어패럴이 탄생했죠.”
 
(@CNN어패럴)

(@CNN어패럴)

CNN어패럴은 아웃도어에 주목했다. 코로나19 이후로 수트의 수요가 급격히 떨어졌는데 기존에 수트를 입던 사람들은 무엇을 입고 싶어하는지 고민했다. ‘수트족’들이 수트의 대체재를 찾는 과정에서 캐주얼보다는 실용성이 뛰어난 액티브 웨이를 선호할 것이라 판단했다. 만약, 아웃도어 스타일에서 기능성은 그대로 가져가되, 도심 생활에서도 전혀 무리가 없는, 즉, ‘프리미엄 어반 아웃도어’라면 어떨까를 고민해 보니 무엇을 해야 할지가 좀 더 명확했다.
2000년대 초, 중반, 1020세대들이 기능성이 강조된 아웃도어 브랜드를 패션처럼 입기 시작했다. 이어서 중, 장년층들 사이에서도 정통 아웃도어 스타일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의류업계는 최근까지도 아웃도어 브랜드가 잠식했다. 그러다 보니 등산이 주 목적이었던 아웃도어 옷차림은 사실상 트랜디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고 멋을 내고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이 됐다. 
 
 (@CNN어패럴)

(@CNN어패럴)

CNN어패럴이 아웃도어에 주목한 이유는 또 있다. 업무는 물론, 일상이 바쁠수록 시간을 나눠서 쓰게 되는데 옷을 갈아입고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대신 한 벌을 입어도 어디에서나 소화 가능한 멋진 옷을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타임 셰어(Time Share)가 가능한 대신, 아웃도어라는 말을 뺀 ‘어반 액티비티 라이프 웨어’였다.
“지금의 여의도로 사무실을 옮기고 어떤 스타일의 옷을 하면 좋을지 고민하던 때였어요. 팀 미팅을 진행하던 중 최준호 상품기획 이사가 ‘여의도에 오면 수트 차림의 사람들만 다닐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라는 얘기를 했어요. 그러고 보니 좀 더 간편하고 실용적인 옷을 입은 직장인이 많았습니다. 테니스를 친다고 테니스 웨어만을 입는 시대가 아닌 거죠.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사람들은 바쁜 와중에 시간과 장소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시간을 줄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고 기능성 옷에 세련미를 더해서 여러 벌의 옷을 고민할 시간을 줄여준다면 통하겠구나 생각을 했어요. 호텔에서 조식 뷔페를 먹으러 갈 때도, 비즈니스 미팅 때도 격식을 갖춘 멋진 옷이라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좌측부터) 스타일, 테크, 트래블 라인(@CNN어패럴).

(좌측부터) 스타일, 테크, 트래블 라인(@CNN어패럴).

각 라인은 앞서 말했듯 CNN 내 다양한 주제별 섹션에서 힌트를 얻었고 트래블(Travel), 스타일(Style), 테크(Tech) 등 세 가지 라인을 먼저 론칭했다. 트래블은 CNN어패럴의 핵심을 담고 있는 라인으로서 극한의 상황부터 도심에서의 활동까지 다양한 환경을 매칭할 수 있다. 가볍고 패킹하기 쉬운 소재와 여러 스타일의 포켓 디테일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스타일은 CNN어패럴이 추구하는 패션 성향을 보여주는 라인으로서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를 대변하는 컬러와 아트워크가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테크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장시킬 수 있는 라인으로서 현재보다 미래의 가치를 두고 만든 라인이다. 테크니컬 패브릭과 기능적인 디테일, 미니멀한 실루엣이 적용돼, 실용적인 도시 라이프를 즐기고 유니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위한 컬렉션이다. 
세 가지 라인의 특징만 살펴봐도 CNN어패럴의 타깃층은 명확하게 드러난다. 실용적인 도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면서도 출장과 여행이 잦고 다른 사람과 차별화된 패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한다면 패션을 통해 가치 소비를 즐기는 똑똑한 소비자들이다.
“CNN은 대표적으로 지적인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이 즐겨보는 매체이자, 젊은 구독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는 채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같습니다. 요즘 트렌드에 능하고 제품을 통해 가치 소비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주시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CNN어패럴에 스토리와 가치를 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9월, 스타일 라인에서 북극곰, 퍼핀, 슈가 글라이더, 꿀벌을 그래픽화해서 만든 GBP(Great Big Planet)시리즈를 출시했어요. 이는 CNN이 론칭했고 유튜브에서 600만 구독자를 보유 중인 GBS(Great Big Story)에서 멸종 위기 동물 편에서 다뤘던 동물들에 영감을 얻어 작업한 것이죠. 현재 GBB(Great Big Bites)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구상 중이고 이외에도 죽기 전에 가 봐야할 휴양지나 제주 해녀 이야기처럼 CNN의 아카이브를 활용해 스토리가 있는 상품을 기획할 계획입니다. CNN어패럴은 계속해서 가치를 만들고, 소비자들은 스스로 좋아하는 가치를 따르고 즐기신다면 결국,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싶어요.”
CNN어패럴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제품을 통한 가치 소비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처음 구성원을 모을 때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뽑았다. 휠라 코리아에서 근무한 후 I.M.Z premium를 비롯, 유명 해외 브랜드 편집 숍을 총괄한 경험이 있는 최준호 상품기획 이사와 고프로 코리아 브랜드 매니저 출신의 이수헌 마케팅 팀장까지 모두 지금의 CNN어패럴을 만들고 운영 중인 크루들이다. CNN어패럴 ‘어벤져스’의 향후 계획은 무엇일까.
 
(@CNN어패럴)(@CNN어패럴)(@CNN어패럴)(@CNN어패럴)(@CNN어패럴)
“현재 신발 상품을 구상 중이고 골프 라인을 추가할 생각입니다. 브랜드 확장에 있어서 빠르고 공격적으로 하되, 집중해야 할 부분을 우선적으로 정해서 진행할 것이고요. 새로 출시됐다가 금세 접는 브랜드를 보면 유통망 확보에만 혈안이 돼서 무리하게 확장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CNN어패럴은 그런 과오를 범하는 브랜드로 남지 않도록 준비할 것입니다.”
CNN어패럴은 정식 론칭한 지 2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AK플라자 수원점 매장을 시작으로, 주요 백화점 및 주요 가두 상권에 14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특히, SNS에 능숙한 20~4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서 CNN어패럴의 브랜드 인지도가 날로 성장하는 점이 고무적이다. CNN어패럴이 론칭 초반, 반응이 좋은 이유는 CNN이 미디어로서 쌓아온 대중과의 신뢰가 컸을 것이고 이어서 CNN에서 옷을 만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의 마음 속에 피어 오르는 지적인 호기심을 건드린 점 역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트렌드 세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진짜 이유는 요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게 옷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옷을 고르는 시간을 절약하면서도 기능성, 세련미까지 더한 데다가 가치 소비가 가능하도록 메시지를 담은 제품이다 보니 사람들에게 통하는 것. 어반 액티비티 라이프 웨어 CNN어패럴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