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는 왜 트위터를 좋아할까? | 에스콰이어코리아
LIFE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는 왜 트위터를 좋아할까?

오성윤 BY 오성윤 2022.05.26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일은 아마도 올해 소셜미디어, 아니 테크 업계에 일어난 가장 큰 뉴스 중 하나로 기록될 게 분명하다. 단순히 세계 최고의 갑부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손에 넣었기 때문이 아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의 비판과 사랑을 동시에 받던 인물이 자신의 뜻대로 해당 플랫폼의 운영 방침을 바꾸겠다고 선언하며 인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트위터에 무슨 일이 있었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트위터라는 소셜플랫폼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먼저 현대 미디어의 작동 방식을 짧게나마 훑어볼 필요가 있다. 미디어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궁극적으로 두세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최초의 신문들이 그랬던 것처럼 구독료를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광고를 통해 돈을 버는 것이다. 그 밖에 기부금이나 후원금으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정부의 지원도 결국 이 카테고리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상업적 언론은 구독료와 광고로 유지된다. 광고만으로 운영되는 무가지(無價紙)나 광고 없이 순수 구독료로 운영되는 매체도 있지만 많은 경우 광고와 구독료가 적당히 섞여서 매출을 구성한다.
미디어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광고의 비중은 자본주의가 큰 승리를 거둔 20세기 동안 서서히 커져왔다. 갈수록 더 많은 기업이 자신들의 메시지(광고)를 대중에게 전달하려고 경쟁하는데, 만약 대중에게 도달하는 통로가 몇 개 매체로 제한되어 있다면 이 매체들은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면 광고의 단가는 오르고, 매체는 구독료의 장벽을 최대한 낮추어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해 기업으로부터 더 많은 광고비를 받는 쪽을 택하게 된다. 그쪽이 유리하니까. 따라서 미디어를 접하는 문턱은 계속 낮아지고 광고는 증가한 것이 20세기 말의 모습이었다.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상황이 좀 달라졌다. ‘광고에 의존하는 미디어’라는 구도가 깨진 건 아니고, 그 게임을 평정하는 완전히 새로운 미디어, 즉 소셜네트워크가 등장한 것이다. 소셜네트워크는 오래지 않아 소셜‘미디어’로 탈바꿈하면서 사용자가 한 푼도 지불하지 않는 ‘구독료 제로’의 미디어가 되었다. 그 분명한 기점은 흔히 페이스북이 뉴스피드를 도입한 2006년으로 회자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10년 정도가 광고에 기반한 소셜미디어가 전통 매체들을 무너뜨리며 독주한 시기다.
그런 소셜미디어 업계에서 트위터는 페이스북에 가려 항상 ‘세컨드 바이올린(second fiddle)’ 취급을 받아왔다. 하지만 사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성격이 크게 다르다. 둘 다 빠른 바이럴을 내는 전형적인 소셜미디어지만, 페이스북이 알고리듬에 의해 정교하게 설계된 집단을 중심으로 한 ‘필터버블(플랫폼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이용자가 편향된 정보에 갇히는 양상)’이라면, 트위터는 느닷없이 확산되는 들불에 가깝다. 가령 내 경우만 해도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하면 내용과 포스팅 시점에 따라 몇백 개의 ‘좋아요’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트위터에서는 미국 유명 언론인의 트윗도 고작 수십 개의 ‘하트’와 몇 개의 리트윗을 받는 데 그치기도 한다. 반면 그들의 트윗이 바이럴이 될 경우 그 속도는 페이스북이 도저히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빠르다.
이런 이유로 ‘특종은 못 해도 낙종 하면 안 되는’ 언론인들은 페이스북보다 트위터를 선호한다. 온라인에서 날것의 여론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권에서는 언론인뿐 아니라 학계에서 일하는 교수와 연구자들도 트위터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의 취향이나 사용 패턴의 문제이겠지만, 트위터는 뉴스와 프로페셔널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트위터 사용자였던 (그러나 지금은 계정을 정지당한) 도널드 트럼프나 열성 사용자였다가 이제 트위터의 오너가 될지도 모르는 일론 머스크의 사용 패턴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트위터를 ‘뉴스를 만들어내는 장소’로 사용한다. 그들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흥분시켜 경쟁자를 공격하거나 투자자들을 열광시켜 광고비를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제품을 소개하고 주가를 끌어올린다.
그렇다면 트위터라는 소셜미디어의 사용자가 오너로 변신한 건 어떻게 봐야 할까? 인수 과정 내내 머스크는 자신이 트위터를 인수하는 이유가 “발언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에 있다고 강조했다. 실리콘밸리의 문제아들로 불리는 ‘페이팔 마피아’의 대표 격 인물인 머스크는 전통적인 보수나 진보 진영에 속하지 않고 항상 도발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트윗을 해왔다. 트윗 하나로 증권거래위원회에 거액의 벌금까지 냈을 정도로. 그만큼 ‘발언의 자유 절대론자’를 자처해왔기 때문에 트위터가 그동안 도입해온 다양한 안전장치들이 해제될 것이라는 예측도 무리가 아니다.
그리고 실제로 지난 1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는 트위터가 2021년에 도널드 트럼프의 계정을 영구 정지한 것이 적절하지 못했으며, 따라서 트위터의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그 조치를 철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가 약속을 지킬 경우 트럼프는 자신의 가장 막강한 무기를 되찾게 되고, 이는 (트럼프가 재출마하겠다고 한) 2024년 대선, 아니 당장 오는 11월에 있을 중간 선거에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트럼프가 다시 한번 바람을 일으키며 미국 정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안이라는 뜻이다. 정말 그렇다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가능성을 두고 사람들이 우려, 혹은 기대했던 일들이 고스란히 실현된다.
하지만 행간을 읽어보면 조금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그는 동일 인터뷰에서 불법적인 발언이나 파괴적인 언행을 할 경우 계정을 일시 정지할 수 있으며, 나쁜 트윗은 삭제하거나 보이지 않게 처리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이는 그가 주장해온 ‘발언의 절대 자유론’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 레딧의 CEO를 지낸 이샨 웡이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과 소유, 운영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라며 대규모 소셜미디어에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불가피하다고 머스크에게 공개 충고했던 것과 일맥상통한다.
더 중요한 것은 그가 인수 협상을 마친 후부터는 트위터의 경영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머스크는 현재 2억 명에 달하는 트위터 사용자를 3년 안에 6억 명으로 늘리고, 매출은 5배 늘리겠다는 화려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가 외쳐온 대로 (많게는 30%에 달하는) 가짜, 봇 계정들을 없애면서도 그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회의적이지만, 그는 ‘유료 구독’을 늘리는 방법으로 이런 목표가 달성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과연 그렇게 될까?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그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를 통해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낸 바로 그 일론 머스크이기 때문에. 반면에 그가 사이버트럭의 출시나 오토파일럿 기능의 완성 기한을 계속 미뤄온 것처럼, 트위터의 목표도 그렇게 계속 멀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테슬라 자동차의 출시가 늦어져도 투자자나 구매자들이 기다려주는 이유는 그가 항상 기대 이상의 제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트위터의 유료화를 통한 경영 개선을 어느 정도 이뤄낸다면 사람들은 항상 그랬듯 머스크의 천재성에 감탄하면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 것이다. 그게 머스크가 사용하는 매직이다.
 
박상현은 〈오터레터〉의 발행인으로, 여러 매체에 테크와 미디어, 문화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Keyword

Credit

    EDITOR 오성윤
    ILLUSTRATOR VERANDA STUDIO
    ART DESIGNER 주정화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