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YLE
Part 1. 관심사의 95%가 축구였던 황희찬은 이제 '모든 게 축구를 위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요즘은 제가 하는 모든 게 축구를 위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새 시즌 전의 짧은 휴식기에 만난 황희찬은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에도,화보를 찍는 중에도, 심지어 지금 이렇게 앉아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궁극적으로 그의 마음은 축구를 하고 있다고.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스피드마스터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 아폴로8 44.25mm 2060만원 오메가.
낯가림이 있는 편이에요?
상황마다 다른 것 같아요. 있을 때도 있고, 전혀 없을 때도 있고.
랜덤이군요. 오늘 촬영하는 거 보면서는 ‘낯을 가린다기보다 좀 멋쩍어 하는 편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어, 맞아요. 멋쩍어 한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아요. 그것과 별개로 또 낯을 가리게 될 때도 있고… 모르겠어요. 가끔 저도 저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보곤 하거든요? 그런데 뭐라고 딱 집어 말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가까운 친구들은 희찬 씨 성격에 대해서 주로 뭐라고 해요?
글쎄요. 딱히 기억나는 건 없는데요. 제 친구가 오늘 촬영장에 같이 와 있는데 지금 한번 물어볼까요? (뒤돌아 스튜디오 아래층에 대고) 승현이 형! 잠깐만 올라와봐. 일단 올라와봐. 형이 필요해.
하하하. 그러니까 저는 이런 면에서 희찬 씨의 성격이 궁금했던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장난기 많고 호방한 사람인데 평소에 자기 존재감을 잘 드러내질 않잖아요. 수줍음이 있는 편인가 하면 뭘 시켰을 때 뒤로 빼는 법이 없고, 대범하고 성큼성큼 한 사람이지만 또 오늘 같은 날 보면 촬영장에서 생긴 작은 포스트잇 쓰레기도 자기 가방 안에 챙기는 섬세한 사람이기도 하고요.
(웃음) 그런 건 아무래도 할머니 할아버지랑 살다 보니까 몸에 밴 부분인 것 같아요. 늘 예의를 강조하시거든요. 정말 매번, 밥 먹을 때마다. 이제는 첫 마디를 딱 떼시면 무슨 얘기를 하실지 다 알 정도예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늘 그러시니 저도 항상 예의와 기본을 생각하고 지키려고 노력하죠. 아직 저도 모르게 실수할 때도 많긴 하지만요.

스피드마스터 수퍼 레이싱 44.25mm 1680만원 오메가.
오늘 함께 온 친구는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
축구 때문에 알게 됐죠. 축구인이 아닌데 저보다도 더 축구를 열심히 챙겨 보고 공부도 하는 사람이에요. 그런 부분에서 일단 이야기가 재미있었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편했어요. 그러다 제가 휴가를 오면 거의 매일 볼 정도로 가까워졌고요.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고민이 있을 때 털어놓기도 하고, 그렇게 된 거예요. 사실 제가 진짜 친하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는 몇 없거든요. 그런데 저 형한테는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정말로 마음을 푹 놓고 철없는 모습도 그냥 보여주고 그러죠.
황희찬과 친해지려면 일단은 ‘축빠’여야 하는군요.
일단 축구를 잘해야죠. 그래서 저 형이 요즘 좀 약간 아쉬울 때가…(웃음) 농담이고요. 꼭 축구 얘기만 할 필요는 없지만 아무래도 축구를 잘 아는 사람이구나 싶으면 어쩔 수 없이 좀 더 관심이 가죠. 그게 제 가장 큰 관심사니까요.
언젠가 본인 관심사의 95%가 축구라고 한 적도 있죠. 나머지 5%는 옷, 신발, 시계라든가 자잘한 취미들이고요.
사실 그게… 나머지 부분이 좀 커진 것 같긴 한데요. 한 15% 정도로.
축구 생각을 아홉 번 하면 그 사이에 한두 번은 예쁜 옷 생각을 하게 되셨군요.(웃음)
옷뿐만 아니라 다른 취미도 찾아보고, 다른 스포츠 종목에도 도전해보고, 대외 활동도 많이 하고 있죠. 그런데 요즘은 그런 모든 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해요. 퍼센트로 딱딱 잘라 나눌 수 있는 거라기보다, 그냥 모든 게 축구를 위한 것처럼 느껴지는 거죠. 실제로 요즘 제 마인드가 그렇거든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뭔가를 하면 저절로 ‘이 힘으로 더 열심히 축구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 ‘그러니까 나는 축구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서 화보나 광고 촬영은 사실 여러 번 해도 매번 힘들거든요. 축구는 제가 오래 해온 거니까 순간적으로 서는 판단이 있지만 이런 분야에서는 별로 확신이 없잖아요. 하면서도 자꾸 ‘이게 맞나’ 싶으니까 좀 더 빨리 지치죠. 그래서… 오늘도 ‘역시 나는 축구를 열심히 해야겠구나’ 했던 것 같아요.(웃음)

제임스 본드 탄생 60주년 기념 씨마스터 다이버 300M 42mm
에이, 촬영 엄청 잘하시던데요 왜. 말씀하신 것처럼 그간 화보를 꽤 많이 찍으셨잖아요. 희찬 씨에게 화보가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했어요.
처음에는 이런 생각이었어요. 팬들에게 축구 외적인 모습으로 어떤 걸 보여줄 수 있을까 하다가, 제가 옷을 좋아하니까 그럼 화보 촬영을 한번 해봐야겠다 했던 거죠. 그런데 화보가 나가니까 반응이 너무 좋은 거예요. 저도 평소에 안 입던 스타일의 옷을 입어보니까 너무 재미있었고요. 그래서 이제는 좀 복합적인 것 같아요.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멋있는 옷도 좋고, 반응도 재미있고, 멋있다고 하니까 그것도 또 기분 좋고.
역시나 굉장히 솔직하시네요.
저는 자기평가는 항상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외 활동 중에서도 축구 시연, 특히 누군가에게 축구를 가르쳐주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런닝맨>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나 이번에 열린 ‘2024 황희찬 풋볼 페스티벌’을 보면서요.
그렇다기보다 일단 페스티벌 같은 경우에는 저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모인 행사라는 점이 컸죠. 제가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페스티벌이라는 행사를 그분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도 너무 기뻤고요. 하필 그날 날씨도 안 좋았는데 많은 분이 와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그래서 뭔가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의욕적인 표정과 느낌이 나온 게 아닐까 싶어요.
공식 명칭이 ‘2024 황희찬 풋볼 페스티벌’이니 이게 2025, 2026 식으로 연례행사로 자리 잡을 거라 기대해도 되겠죠?
(웃음) 저도 사실 이름이 왜 그럴까 생각하긴 했는데요. 제가 정한 게 아니라서. (‘2024 황희찬 풋볼 페스티벌’은 황희찬의 고향인 부천시와 황희찬의 에이전시의 주관으로 지난 6월 22일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열린 행사다.) 저야 기회가 된다면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 하지만 그게 제 마음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잖아요. 일단 제가 계속 축구를 잘하고 있어야 또 열릴 확률이 높아질 테니 이제 영국에 돌아가서 최대한 시즌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150M 41mm 960만원 오메가.
영국은 언제 돌아가요?
이번 주 일요일에 돌아가요.
와, 사흘 남았네요? 답을 듣고 보니 이거 제가 ‘개학 언제냐’고 눈치 없이 묻는 사촌처럼 금기 질문 같은 걸 꺼낸 건 아닐까 싶고….
(웃음) 아니에요. 괜찮아요. 이게 웃긴 게요. 영국에 있을 때는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실제로 지금 한국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기도 하고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한국에 와 있으면 영국에 가고 싶어요. 그 장소가 그립다기보다, 팀에서 나와 있는 시간이 적응이 잘 안 되고, 축구가 너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는 거죠. 제 마음이지만 저도 참 재미있고, 어떻게 보면 이런 게 제 자신을 다시 일으키는 힘인가 싶고 그래요.
하긴 희찬 씨는 육군훈련소 퇴소하는 날 바로 운동을 하러 갔던 사람이니 휴식기에 훈련이 기다려질 수도 있겠네요.
맞아요. 하지만 그때와는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진 부분도 있어요. 물론 지금도 놀거나 촬영을 하는 날까지도 매일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긴 한데요. 그때는 좀 억압된 느낌이 있었다면 이제는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이고 있달까요. 소화하는 운동량에서 달라진 부분은 없지만 예전에는 ‘무조건 해야 돼’ ‘이거 오늘 못하면 안 돼’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면 이제는 좀 여유가 있는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게 된 거죠. 말로는 설명하기가 좀 어렵지만요.
과거의 마음가짐이 예전에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영국 생활 같은 거라고 보면 되겠죠? 저는 그걸 보면서 정말 괴로움과 외로움을 집념 하나로 다 견뎌내는, ‘축구를 위해 사는 수도승 같다’고 느꼈거든요.
영국에서의 삶은 바깥에서 보기에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다만 이야기한 것처럼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한테 자유를 조금씩 더 주려고 하고 있죠. 그런 시간에서 오는 좋은 에너지가 저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거든요. 안 했던 것들을 해보면서 얻는 동기부여도 있고. 몸 관리나 훈련은 철저하게 하면서 즐기는 시간, 주위 사람과 어울리는 시간도 많이 챙기게 된 게 개인적으로는 선수로서 더 성장한 부분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스피드마스터 문워치 프로페셔널 42mm 1170만원 오메가.
Credit
- FASHION EDITOR 임건
- FEATURES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HYEA W. KANG
- STYLIST 박지영
- HAIR & MAKEUP 장해인
- ASSISTANT 김정호/신동주
- ART DESIGNER 김대섭
CELEBRITY
#리노, #이진욱, #정채연, #박보검, #추영우, #아이딧, #비아이, #키스오브라이프, #나띠, #하늘, #옥택연, #서현
이 기사도 흥미로우실 거예요!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에스콰이어의 최신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