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스앤원더스 2025 리뷰. 예거 르쿨트르
제네바에서 목도한 올해의 신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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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ERSO TRIBUTE MINUTE REPEATER
」예거 르쿨트르는 리베르소를 다시 중심에 세웠다. 1931년부터 이어진 브랜드의 상징 리베르소, 그중에서도 미니트 리피터는 기능과 형태 그리고 반전의 미학을 모두 지닌 모델. 미니트 리피터는 타임 온리의 심플한 다이얼 아래 극도로 복잡한 메커니즘이 자리한다. 신작도 마찬가지. 발리콘 기요셰와 틸 블루 그랑 퓨 에나멜로 장식된 앞면의 다이얼을 뒤집는 순간, 미니트 리피터 메커니즘의 오픈워크 구조가 등장한다. 리피터가 작동하면 브리지 아래 해머가 움직이고, 모든 부품이 시간을 알리기 위해 움직인다. 특히 예거 르쿨트르의 미니트 리피터는 오직 직사각형 케이스를 위해 고난이도로 설계된 칼리버 953으로 구동된다. 직선의 케이스에 맞춰 외곽을 따라 공을 두르고, 해머는 시계 하단을 가로지르듯 길게 펼쳐진다. 이러한 정교하고 특별한 무브먼트는 7개의 특허 기술을 포함하며, 특허받은 트레뷰쉐 해머와 크리스털 공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무음 구간 없이 매끄럽게 울리는 사운드까지 구현했다. 에너지 소모가 많은 하이 컴플리케이션임에도 불구하고 48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30점 한정 생산.

PHOTO 예거 르쿨트르
올해 예거 르쿨트르 CEO에 새롭게 부임한 제롬 랑베르를 만나 예거 르쿨트르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물었다.
」오랜만에 예거 르쿨트르로 돌아왔다.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메종의 과거와 미래를 모두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서 있다는 건 분명 큰 특권이다. 예거 르쿨트르 내부에서는 “우리는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 모든 것은 192년 전 창립자 앙투안 르쿨트르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스위스 최초의 시계 매뉴팩처를 설립했고, 오늘날 무브먼트부터 케이스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마지막 브랜드로 기억될 것이다. 그만큼 브랜드를 대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브랜드가 그동안 어떻게 변한 것 같나?
예거 르쿨트르는 지난 10년 동안 여러 면에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브랜드의 품격도 그에 비례해 올라갔다. 앙투안 르쿨트르가 단 한 가지 기술로 시작한 브랜드가 이제는 180여 가지의 독자적인 제작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도 기술적 깊이와 예술성을 끊임없이 확장해왔다고 생각한다.
예거 르쿨트르는 ‘워치스앤원더스 제네바 2025’에서 ‘1931 폴로 클럽’을 주제로 4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야기를 선보였다. 개인 저택을 재해석한 마구간 콘셉트의 몰입형 부스 역시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번 콘셉트가 나오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리베르소의 기원을 되짚어보면 자연스럽게 ‘폴로’가 떠오른다. 리베르소는 본래 폴로 경기장에서 처음 사용한 시계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시의 감성을 오늘날 다시금 재현해보고 싶었다. 마구간의 형태와 디테일은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요소로 풀어내고 그 안은 현대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폴로와의 연결성을 담아냈다.
올해 예거 르쿨트르는 오랜만에 리베르소 미니트 리피터를 선보였다. 제품을 개발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이 시계를 위해 하나의 무브먼트를 새롭게 개발했다. 무브먼트는 400여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다. 무브먼트에만 7개의 특허가 적용되고, 전체적으로는 총 9개의 특허가 이 시계에 포함된다. 조금만 자세히 보면 이 시계가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되었는지 알 수 있다. 각종 부품과 케이스는 완벽하게 맞물려 있고, 무브먼트는 여백 하나 없이 꽉 채워져 있다. 미니트 리피터 해머 두 개는 완벽하게 대칭을 이루고 있다. 무브먼트의 형상, 구조, 모든 특성을 아트 디렉터와 개발자가 긴밀하게 협업하여 시계를 개발했고, 인상 깊은 미적 완성도로 이어졌다.
예거 르쿨트르는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예거 르쿨트르는 지금도 192년 전 역사를 시작했던 스위스 발레드주에 그대로 있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활동하며 설계, 개발, 제작 등 시계에 필요한 모든 과정이 한 장소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물류 관련 에너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또한 이 지역에 구축된 태양광 설비로 충당하고 있다. 발레드주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함과 동시에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며 환경보호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리베르소의 케이스 뒷면에 특정 문구를 각인할 수 있다면 어떤 걸 새기고 싶나?
15년 전 똑같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그때 정말 솔직하게 답했다. ‘내가 마라톤을 하는 도시 이름과 그 연도를 새기고 싶다’고. 그래서 내 리베르소 중 하나에는 처음 마라톤을 했던 도시명을 새겼다. 베를린, 로잔 그리고 암스테르담. 그 이후로 총 16번이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며 시계에 기념 문구를 새길 공간이 모자랐다. 그래서 요즘은 앞으로 뭘 새기면 좋을지 다시 고민 중이다.
한국의 시계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 시장은 정말 건강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예거 르쿨트르는 2000년부터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초기부터 다양한 커뮤니케이션과 대규모 전시를 통해 브랜드를 열정적으로 알려왔다. 올해도 정말 멋진 전시를 선보였고, 주요 백화점에 부티크를 열며 더 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간의 활동들이 브랜드의 인지도와 이해도를 높이고 관심을 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로컬 앰배서더를 전략적으로 발탁한 결정은 리베르소의 가시성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한국은 예술적 감각과 창의성이 뛰어난 시장이다. 그런 측면에서 예거 르쿨트르와 굉장히 합이 잘 맞는다.
예거 르쿨트르에서 계획하고 있는 전반적인 비전에 대해 공유해줄 수 있나?
예거 르쿨트르는 흔히 ‘워치메이커의 워치메이커’로 불린다. 나는 이 별칭을 ‘가장 워치메이커다운 브랜드’라고 해석하고 싶다. 올해 신제품 중 하나인 리베르소 트리뷰트 미니트 리피터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메커니즘도 메커니즘이지만, 핸드 기요셰 장식의 전면 다이얼을 빛 아래에서 보면 ‘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것은 단순한 시계가 아니라 예술 작품이다. 예거 르쿨트르만의 특별함이자, 앞으로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Credit
- EDITOR 김유진/차종현
- ART DESIGNER 주정화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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