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 보면 좋은 첫사랑 영화 추천 4편
이번 주 드디어 '첫눈'이 예보되었습니다. '러브레터'부터 '이터널 선샤인'까지, 눈 내리는 날 보면 더 아름다운 영화 4 편을 지금 확인해 보세요.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첫눈 소식이 들리면 여름내 잠들었던 연애 세포가 설렘을 동반하는데요. 첫눈과 첫사랑 뭐 그런 감정을 건드리는 겨울 멜로 영화 4편을 모았습니다.
<러브레터> (1995)
영화 '러브레터' 스틸컷/ 영화 공식 이미지
첫사랑의 기억은 보통, 아무 이유 없이 눈 내릴 때 갑자기 떠오릅니다. <러브레터>는 그 감정을 가장 섬세하고 아름답게 구현한 영화입니다. 히로코(나카야마 미호)가 눈 덮인 홋카이도의 들판에서 고요한 공기를 가르며 “잘 지내시나요?”라고 소리칠 때 시작됩니다. 배우의 숨결이 보일 정도로 차갑고, 주변은 전부 새하얗고, 시간은 멈춘 것 같은 그 순간, 애틋함과 상실감이 묘하게 겹쳐올라 목을 간지럽힙니다. 히로코는 세상을 떠난 연인, 후지이 이츠키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회신이 도착합니다. 동명이인인 후지이 이츠키(나카야마 미호, 1인2역)에게서 말입니다. 두 사람의 어긋난 우연은 결국 ‘첫사랑이 남기는 잔향’이 얼마나 길고 깊은지를 보여줍니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도 눈길에 파묻혀 허둥대는 중학생 이츠키(카시와바라 타카시)와 그를 도와 꺼내주는 소녀 이츠키(나카야마 미호)의 장면은 첫사랑의 순수한 온기를 재현하는데요. <러브레터>를 첫눈 오는 날 보면 오래된 감정이 조용히 다시 쌓이는 기분입니다.
<렛 미 인> (2008)
영화 '렛 미 인' 스틸컷/ 영화 공식 이미지
첫눈과 첫사랑의 공통점은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렛 미 인>은 그 모호한 감정을 스웨덴의 혹독한 겨울 풍경 속에서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소년 오스카는 늘 외롭습니다. 폭설이 내리는 놀이터에서 혼자 장난감을 들고 놀다가, 가로등 아래 그림자를 길게 끌며 서성이다가, 그때 엘리를 만납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정말 ‘눈 덮인 공기’처럼 차갑고 조용합니다. 둘은 거의 말을 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서로에게 끌리는 정서가 화면 전체를 가득 채웁니다. 오스카가 엘리에게 “너 춥지 않아?”라고 묻자 엘리는 대답합니다. “난 추위를 타지 않아.” 엘리는 인간이 아니거든요. 작고 비열한 폭력, 피가 낭자하는 보복 등 스릴과 호러가 눈 덮은 북유럽 작은 마을에서 환상처럼 펼쳐지지만 그 안에서 소년 소녀는 서로를 받아들여 갑니다. 잔혹한 이 세계에서 첫사랑의 온기가 눈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엘리와 오스카의 서로를 향한 눈망울에서 느껴집니다.
<이터널 선샤인> (2004)
영화 '이터널 선샤인' 스틸컷/ 영화 공식 이미지
<이터널 선샤인>은 지난 사랑을 떠올릴 때 종종 언급되는 영화입니다. 조엘(짐 캐리)과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렛)은 서로의 기억을 지우려 합니다. 하지만 조엘의 머릿속 깊은 곳에는 겨울의 장면들이 유독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하얀 해변에서 클레멘타인이 “이 순간만은 지우지 말아줘”라고 말하며 조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장면입니다. 눈발이 부드럽게 내려오고, 두 사람의 숨소리는 선명히 들립니다. 세상에서 단 둘만 갇힌 듯한 조용한 순간, 눈은 그들의 사랑을 감싸주는 듯 조용히 쌓입니다. 또 다른 기억 속에서는 조엘이 어린 시절 집의 부엌 바닥에 쭈그려 앉아 있고, 클레멘타인이 그 장면을 끌어안으며 “여기 같이 있자”고 말합니다. 그 순간 화면의 색감은 겨울밤처럼 파랗게 바뀌고, 눈이 내리는 것처럼 부서지는 조명들이 조엘의 마음을 흔듭니다. <이터널 선샤인>에서 눈은 ‘지우고 싶은 기억의 마지막 잔상’이자 첫사랑의 아릿한 아름다움입니다.
<초속 5센티미터> (2007)
영화 '초속 5센티미터' 포스터/ 영화 공식 이미지
신카이 마코토의 순정을 전세계에 각인 시킨 애니메이션 <초속 5센티미터>에는 4계절이 고루 담겨 있습니다. 그 중에서 상실과 그리움의 감정이 가장 잘 드러난 계절은 겨울입니다. 타카키와 아카리가 눈 내리는 밤 벚나무 아래에서 나누는 키스 장면은 <초속 5센티미터>의 명장면으로 꼽힙니다. 타카키는 폭설 때문에 수차례 지연되는 기차를 타고 몇 시간 동안이나 아카리에게 향합니다. 차창 밖은 눈보라로 가득하고, 기차가 멈출 때마다 어둠과 눈이 겹겹이 화면을 덮습니다. 마침내 역에 도착했을 때, 작은 시골 마을은 이미 새하얗게 변해 있고 겨울밤의 공기는 칼처럼 차갑습니다. 타카키가 약속 장소로 향하자 작은 창고 옆, 눈만 가득한 들판 가운데 아카리가 서 있습니다. 그 옆에는 잎도 없고, 꽃도 없는 벚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아카리는 말합니다. “여기가 벚나무야. 다음 봄에… 같이 오자.” 그 순간 바람이 불어 벚나무 가지 위에 쌓였던 눈이 꽃잎처럼 흩날립니다. 둘은 조용히 입을 맞추고, 눈꽃이 벚꽃 같다고 말합니다. 첫사랑의 설렘과 이별의 징조를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으로 마음속 어딘가가 살짝 아릿해집니다.
Credit
- Editor 조진혁
- Photo 각 영화 공식 이미지
MONTHLY CELEB
#카리나, #송종원, #채종협, #롱샷, #아이들, #제노, #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