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꿈에도 그리던 복싱 왕자님들의 대결, '아이엠복서'에서 미친 결승이 성사됐다

설마 설마했는데, 이채현과 국승준이 결승에서 만날 줄은 몰랐다.

프로필 by 박세회 2026.01.20
이채현(좌)과 국승준(우)의 대결이 성사됐다.

이채현(좌)과 국승준(우)의 대결이 성사됐다.

tvN이 제작하고 디즈니플러스에서 스트리밍 중인 본격 복싱 서바이벌 <아이엠복서>에서 놀라운 결승 대진이 성사됐다. 일단 국승준 선수에게 사과를 해야겠다. 1화에서 국승준 선수가 등장했을 때, 나는 “뭐야. 또 아이돌이 복싱 예능에 간보러 나왔나”라며 비아냥거렸다. 186cm의 키에 호리호리한 몸매, 웃옷을 벗기 전까지는 가냘퍼 보이던 그였기에 첫 경기의 상대 선수조차 “배우분이 복싱하러 나오셨나 보다”라고 했을 정도다.

이 모습을 보고 아이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 남자의 복싱은 겉모습과는 180도 달랐으니, 큰 키를 이용해 링 바깥을 멤돌며 아웃복싱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닥공! 미친 인파이터였던 것. 복싱은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나뉘는데, 첫째는 리치를 이용해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며 바깥쪽을 멤도는 아웃복싱과, 얼굴 앞에 굳게 가드를 세우고 상대방을 링 줄 쪽으로 압박해 가며 좀 얻어맞더라도 거리를 좁혀 연타를 날리는 인파이터형이 있다. 국승준의 신체 조건이라면 10명 중 9명은 아웃복싱을 해야 한다. 같은 체급에서 키가 186cm라는 건 엄청난 장점이니까. 그런데 이 선수는 첫 경기부터 미친 인파이팅을 보여주며 ‘바디 킬러’라는 별명을 얻는다.

또 다른 복싱 왕자님은 이채현. 이채현은 아마추어 복서다. 이렇게 얘기하면 정말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프로가 아니라는 의미에서의 아마추어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마추어’야말로 진정한 직업 복서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체고, 체대를 졸업하며 엘리트 체육인 코스를 밟은 대부분의 선수들은 실업팀이나 체육단에 소속되어 고액 연봉자의 길을 걷는다. 이는 한국의 프로 복서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지 못하는 병폐로 언급되기도 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시스템이다. 하여튼 이채현은 이 엘리트 코스를 착실하게 밟아 나가고 있는 육군체육부대 소속의 아마추어 복서라는 것.

그런데 아마추어 복서에 대해서는 편견이 있다. 아마추어 복싱은 최대가 3라운드이기 때문에 프로 복싱을 즐기는 팬들 사이에선 ‘3라운드짜리 선수’라는 비판을 받는다. 또한 상대를 넉아웃(KO)시키기보다는 유효타를 많이 때리고 적게 맞는 점수 싸움 위주로 경기를 운영하기에 펀치력이 떨어지는 기술 위주의 선수라는 편견도 있다. 그러나 이채현은 8강 라운드와 4강 라운드를 통해 엄청난 스피드와 폭발력을 보여주며 그런 편견이 전부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특히 놀라운 건 지난 4강전에서 8라운드까지 풋워크를 계속할 만큼의 엄청난 체력이다. 복싱에서의 한 라운드는 3분인데, 좀 격한 라운드는 장거리 러너가 1km당 페이스를 4분 30초에 맞추고 3분 동안 뛰는 것과 비슷한 대사를 소모한다. 즉 8라운드는 대략 800m짜리 인터벌을 여덟 번 하는 고통과 비슷하다는 것. 계속 3라운드만 뛰어 온 선수가 8라운드를 소화하고, 심지어 한국 라이트급 및 슈퍼라이트급 챔피언인 권오곤을 쓰러뜨렸다. 프로 복서인 권오곤은 10라운드에도 익숙한 선수인데, 그를 꺾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하여튼. 이렇게 훈훈한 외모의 살벌한 선수 두 명이 다음 주 결승에서 만난다. 경기가 열리는 곳은 심지어 한국 복싱의 성지인 장충체육관. 복싱 팬들의 피가 끓는다.

Credit

  • PHOTO 유튜브 캡처+챗지피티 합성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