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느좋남이 되고 싶은 20대가 알아야 할 것

2026년 변화하는 남성성에 발맞춰 공감과 연대, 정정당당한 섹스, 환경 보호 등 20대가 삶의 중심을 잡기 위한 10가지 실천 가이드.

프로필 by 박호준 2026.01.22

20대에는 천지 분간은커녕내 인생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도 모를 만큼 어지러운 시기다.반대로 말하면, 20대는 가장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시기라 할 수 있다.당신이 20대라면, 끝내주게 멋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더라도 이것 한 가지는 반드시 염두에 두는 편이 좋다. “나는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싶은가?”

외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 20대는 향후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격 형성에 꽤나 결정적인 시기다. 여러모로 아직 제대로 여물지 않은, 찰흙처럼 말랑한 이 시기에는 지나치게 강한 일격을 받으면 움푹 들어간 부분이 꽤나 오래 남는다. 그래서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른 한편으로 지금의 20대들은 ‘늦게’ 태어났다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그들은 이미 10대 때 남성성이 사회적으로 해체되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한 세대다. 자고로 남자는 어떻게 생겨야 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경직된 이미지는 깨졌고, 이 기조를 따르던 구세대는 이미 은퇴했다.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일은 50대 남성에게는 여전히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Z세대에겐 거의 당연한 것이 됐다. 매니큐어를 칠하거나 여성복 코너에서 쇼핑하는 게 별일 아닌 것처럼 말이다. 그들 대부분은 게이라는 말을 욕으로 사용하지 말고, 페미니즘을 구성원 모두에게 이익인 사회운동이라고 배웠다. 이 새파란 20대들은 향후 남성성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를 하는 데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새로운 세대는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큰 도전 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 남성성에 대한 의견들이 과잉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에 오히려 시야가 쉽게 흐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우리가 준비한 조언이 20대들로 하여금 삶의 중심을 잡게 도와줄 수 있는 첫 발판이 되길 바란다.



01

안부 묻기

내 사람을 아끼는 남자라면 꾸준하게 안부를 챙기는 법이다. 가령 모임이 끝나고도 다들 집에 잘 도착했는지 한 번 더 챙기거나, 다른 용건이 없어도 가끔씩 별일 없는지 안부를 묻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좋은 남자는 주변인들에게 신경을 쓴다.


02

사운드트랙

좋은 남자는 플레이리스트를 남자 보컬로만 도배하지 않고 여성 아티스트의 노래도 즐겨 듣기 마련이다. 페미니즘을 노래하는 여성 래퍼의 음악도 플레이리스트에 존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03

식물 친구

20대에 달성해야 할 목표 중 하나: 최소한 식물 한 그루라도 1년 동안 죽이지 않고 키워보자.


04

세컨드핸드

Z세대는 기후 위기에 대한 위협과 이를 해결하려는 여러 환경운동가들을 거의 실시간으로 지켜보며 자란 세대다. 기왕 환경보호에 대한 높은 의식을 장착한 김에 아예 직접 입어보는 건 어떨까? 가끔은 빈티지 숍에서 찾은 옷으로 꾸민 스타일이 패스트패션보다 멋져 보이기도 한다.


05

한 캔의 즐거움

냉장고에 기분 전환용 음료수 한두 캔 정도는 차갑게 상비해 두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손님이 왔을 때 자연스럽게 건네보는 센스!


06

일품요리

대부분 20대 때 집에서 독립해 나와 살면서 처음으로 요리라는 것을 시도해 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선 냉동 치킨 너겟이나 케첩 범벅 스파게티는 빠르게 한 끼를 해결하는 손쉬운 방법이지만, 손님에게 이런 걸 내놓을 순 없는 법. 기왕이면 필살기 같은 시그너처 요리 한 가지는 완벽하게 익혀두는 편이 바람직하다.


07

투표하는 현명함

누구를 뽑을 것인가는 개인의 몫이지만, 정치적인 색깔을 떠나 자신의 목소리를 투표라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건 응당 필요한 일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투표 없이 우리 사회는 결코 존속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08

정정당당한 섹스

정말 좋은 섹스는 인생을 살아가며 누릴 수 있는 여러 옵션 중 상위에 랭크하기 충분한 행위다. 단, 정신줄을 완전히 놓아버리지 않고 반드시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다.

20대의 섹스란 몹시 독특하면서 고유하다. 본격적으로 날뛰기 시작하면서 20대들은 비로소 나라는 사람과 나의 몸, 그리고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각한다. 이 시기의 섹스는 어쩔 땐 정말 끝내주다가도, 때론 ‘왜 이러고 있나’ 싶을 만큼 별로일 때도 있다.

섹스로 충만한 흥분 상태가 계속 이어질 때도 있지만 목마른 상태로 제법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기도 한다. 이 모두가 진정한 어른이 되는 데 필요한 시간이니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섹스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두 가지가 있으니 그 첫 번째가 바로 피임이다.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피임은 섹스에 참여하는 모두가 함께 신경 써야 할 일이다. 그러니까 콘돔 하나 정도는 그냥 늘 가지고 다니거나 구비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 ‘콘돔을 사용하면 느낌이 잘 오질 않는다’라고 한다거나 ‘내건 너무 커서 안 맞는다’라고 말하는 건 비열한 변명일 뿐이다. 성병으로 돈과 마음과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다면 반드시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두 번째는 합의다. 예스 같은 노는 없다. 설사 이미 성행위를 하는 중이라도 상대방이 그만두길 원한다면 그만두는 게 맞다. 분위기 운운하지 말고 한 번이든 두 번이든 확실하게 묻고 가자. 이 두 가지를 잘 지켰다면, 남은 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뿐이다.


Z세대는 10대 때 남성성이 사회적으로 해체되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한 세대다.


09

공감과 연대

어떤 성별을 가졌는가보다 더 중요한 건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마음이다. 성별은 생각보다 중요한 동시에 중요하지 않은 요인일 수 있다. 어차피 20대에는 모든 것이 아직 불확실한 시기다. 다수에 속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면 이를 누릴 생각만 하지 말고 베푸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소수자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자들을 위해 나서거나 그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여보자.


10

일기 쓰기

우리는 굉장히 많은 시간을 디지털 세계에서 보내고 있다. 잠시나마 화면을 끈 채로 시간을 보내는 건 뇌에 아주 좋은 휴식이 된다. 이 짧은 틈에 일기를 쓰면서 나의 일상을 잠깐 돌이켜보는 걸 추천한다. 일기가 너무 거창하게 느껴진다면, 그저 한두 줄의 메모라도 괜찮다. 생각을 정리할 수 있을뿐더러, 아름답고 소중한 기억을 붙들어 놓고 몇 년이 지난 후에 다시 펼쳐 보기에도 아주 제격이다.

Credit

  • WRITER Philipp Köpp
  • ILLUSTRATOR Weston Wei
  • TRANSLATOR 박윤혜
  •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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