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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 잡념을 비워내 줄, 주말에 보러 가기 좋은 조용한 전시 추천 4

시끌벅적한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고 싶은 당신을 위해.

BY남윤진2021.02.05

임선이 개인전 〈품은 시간과 숨의 말 floating Time, breathing Words〉

샹들리에를 주 소재로 활용한 임선이 작가의 작품.〈녹슨말-#숨의 말〉 2019~2021, chandeliers, FRP, salt, dimming lights, loop(00:06:00), dimensions variable. 〈품은 시간과 숨의 말 floating Time, breathing Words〉 전시 포스터
바닥 가까이 비스듬히 매달려 희미하게 빛을 내는 샹들리에. 〈품은 시간과 숨의 말 floating Time, breathing Words〉 전시장을 찾은 이들이라면 관람 내내 만나게 되는 상징적 사물과 장면이다. 임선이 작가는 시간을 품은 빛, 숨처럼 호흡하는 말을 담기 위한 도구로 옛 화려한 시절의 샹들리에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1980~90년대의 낡은 샹들리에를 직접 공수해 또 다른 시간을 간직한 비즈 장식을 연결한 다음, 작품마다 ‘녹슨 말’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깜빡깜빡, 여러 개의 샹들리에가 간신히 숨을 쉬는 듯한 소리만 울려 퍼지는 이곳. 사람들은 각자 스스로에게 주어진 시간을 천천히 느끼며 말의 의미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계기를 갖는다.
날짜 1월 21일 ~ 2월 22일
장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17길 37 스페이스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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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니스 루돌프 프랭크 개인전 〈Emotion Explosion〉

〈SAVE YOUR FACE〉 2019, Acrylic and Oil on Canvas, 240x180 cm.컬러풀한 유화 작품들이 자리한 전시장 풍경.작업 중인 화가 데니스 루돌프 프랭크.작업 중인 화가 데니스 루돌프 프랭크.
〈Emotion Explosion〉 전시장 내부를 둘러보면 언뜻 조용한 분위기와는 사뭇 거리가 먼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오스트리아 출신 작가 데니스 루돌프 프랭크 특유의 자유분방함이 묻어나는 형형색색 그림들이 제각기 목소리를 내며 떠들썩하게 이야기라도 하는 것 같은 흥미로운 상상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현대인들 모두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경험할 마음속 감정의 소용돌이를 주제 삼아 강렬한 색채 구성, 과감한 붓 터칭 기법을 사용한 작품들로 아름답게 형상화했다. 굳게 입을 다문 채 묵묵히 또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이 그러하듯, 눈부신 빛깔로 캔버스를 가득 물들인 감정의 에너지는 고요한 전시장을 가로질러 무언의 응원을 던진다.
날짜 11월 25일 ~ 2월 26일 
장소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9길 55 지하1층 엘리제레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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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소 개인전 〈意味(의미)와 無意味(무의미) SENS ET NON-SENS: Works from 1974 to 2020〉

〈Untitled〉 1975, Babys breath flowers, flower vase, base, chalk_Dimensions variable.〈Untitled〉 1975, Magazine, text, 26x38 cm(38x54 cm, framed).〈Untitled 975000〉 1975, Photography, 53x38 cm each, 4 pieces.
어딘가 ‘묵상의 방’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이러한 모습이 아닐는지.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의 기다란 계단을 따라 내려가 지하에 마련한 전시장을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분위기를 압도하는 광경에 금세 숙연한 표정으로 걸음을 늦추곤 한다. 딱 필요한 만큼의 빛이 드리우는 공간에는 알 수 없는 장엄함이 감돈다. 더불어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별것 아닌 물건을 다시금 관찰해, 전혀 다른 의미의 새로운 오브제로 탄생시킨 최병소 작가의 작품들로 그 엄숙함은 한층 짙어진다. 특별한 목적과 뜻 없이, 그저 우연히 한번 들러본 관람객일지라도 분명 느끼게 될 것이다. 이곳에 들어서 가만히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 순간, 어느새 의미와 무의미의 경계 너머 ‘유(有)’의미한 내면세계의 영역에 다다랐음을 말이다.  
날짜 11월 26일 ~ 2월 27일 
장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84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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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구조 이전 기념 개관전 〈맥 脈 : 혼과 물질 그리고 소리〉

권대섭 작가의 달항아리.〈맥 脈 : 혼과 물질 그리고 소리〉 전시 포스터.
생각을 덜어내고자 하는 생각, 기존 관념을 대체할 새로운 관념. 다소 모순적인 방식으로 끊임없이 고뇌를 추구하는 인간에게 〈맥 脈 : 혼과 물질 그리고 소리〉 전시는 한 가지 질문을 건넨다. ‘우리의 본질은 무엇인가?’. 회화, 도예, 음악 각 분야를 대표하며 자신만의 답변을 제시하는 석철주, 권대섭, 임동창 3명의 작가들은 전시장을 온갖 형태의 ‘본질’로 채워놓았다. 관람객들은 널찍한 내부 공간에서 자연의 원초적 아름다움을 묘사한 석철주의 그림을 보고, 말없이 미소 지으며서 있는 듯한 권대섭의 백자를 찬찬히 살핀다. 한켠에서는 그들의 작품을 모티브로 작곡한 임동창의 연주를 귀기울여 듣기도 한다. 생각 대신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진 뒤, 사람들은 곧 비로소 발견한 스스로의 본질 형태를 깨닫는다.
날짜 1월 21일 ~ 3월 21일 
장소 서울 성동구 뚝섬로 419, 4층 갤러리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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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프리랜서 에디터 박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