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로운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part.1

세상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로운은 움직이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빠르고 즐겁게.

BYESQUIRE2021.02.24
 
 

BE ON THE MOVE 

 
표정 되게 다양하게 잘 짓더라고요. 포즈도 그렇고.
예전에는 화보 촬영이 좀 무서웠는데, 어느 한 지점, 어렵다는 인식을 깨버리니까 시도를 안 할 이유가 없더라고요.
여기 오기 전에 로운 씨 기사를 좀 찾아봤어요. 몇몇 매체에 기자 팬이 있나 봐요.
(웃음)
 
 
재킷, 쇼트 슬리브 니트, 티셔츠, 팬츠,스니커즈, 백 모두 가격 미정 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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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로운에 대해 쓰고 싶어서 쓴 느낌의 기사들이 있어요.(웃음)
아유, 저야 너무 감사하죠. 왜 좋아해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감사해요.
드라마 시작하자마자 ‘모두가 빠져버린 로운의 매력 아홉 가지’ 이런 식의 기사가 나오고 말이죠.
(다른 쪽을 보며) 회사에서 낸 거 아냐?(웃음)
저도 그 생각 했어요. 이거 뭐야? 회사에서 낸 거야? 사실 기사 쓰는 것도 일인데, 이렇게 열심히 일하며 좋아해주는 기자가 있다니 좋은 일이죠.
(웃음) 민망하네요.
이번 작품은 정통 로맨스잖아요. 로맨틱 코미디 아니고 그냥 로맨스 내지는 멜로요.
그렇죠. 원래 시작은 멜로였어요.
많은 드라마 작가 그리고 배우가 이런 로맨스를 힘들어해요. 그런데 잘 해내고 있어요.
예쁘게 봐주시니 감사하죠. 이 드라마엔 캐릭터가 주는 자유로움이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정통 멜로로만 가면 애매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어요. 다행히 현승이라는 캐릭터에게 여백이 있어 제가 메울 부분이 남아 있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을 조금 재미있게 채워보면 어떨지 생각했어요. 감독님께서도 재밌는 걸 좋아하시니, “여기서 이런 식으로 돌아서서 나오면 어때요? 이렇게 점프 한번 할까요?” 등의 제안을 했죠. 대사 톤도 다르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고요. 감독님과 그런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텍스트에 있는 여백을 채우는 게 배우의 재미이기도 하잖아요.
재밌죠. 너무 재밌죠.
 
  
윈드브레이커, 셔츠, 팬츠, 스니커즈 모두 가격 미정 토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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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배우들이 그런 얘기 많이 해요. 그냥 연기라는 예술은 종이에 쓰인 텍스트를 내 몸과 목소리를 사용해서 화면에 구현하는 작업이라고 말이죠. 그 과정에는 당연히 해석이 들어가는데, 그걸 되게 타이트하게 제한하는 작가 혹은 감독이 있고 아닌 분들도 있죠. 지금 말씀하신 대로라면 그래도 빈 공간이 좀 있나 봐요.
그 빈 공간이라는 게, 어느 대본을 받아도 메워야 하는 무언가잖아요. 예를 들면 걸음걸이부터 시작해서 사소한 습관들까지 다 그 안에 들어가는 것 같아요. 저는 현승(〈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의 채현승, 로운 분)이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을지를 고민했어요. 현승이는 불안하면 어떻게 할까? 다리를 떨까? 입술에 침을 바를까? 이런 것들요.
고민한 결과는 어떻게 나왔나요?
한번은 제 바스트가 나오는 신에서 화면에는 잡히지 않게 키보드를 ‘툭툭툭’ 친 적이 있어요. 사실 바스트 사이즈고 손은 안 보이니까 소리를 내면 안 되는 거였을지 몰라요. 근데 감독님이 “그 소리 한번 따자”고 하시더라고요.
배우 로운이 현승의 상태에 몰입해 표현한 특징을 만들었네요.
설득이 된 거죠. 결국은 특정한 감정에서 그런 행동이 나와 이어지는 거니까요.
그런 것들까지 다 만들어나가고 있군요.
맞아요. 너무 재밌어요.
이번이 두 번째 주연작인데, 첫 번째와는 어떻게 달라요?
그사이에 배운 게 좀 있어요. 하정우, 이병헌 선배님이 한 어플에서 연기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쭉 얘기하시는 클래스가 있는데, 그걸 봤어요. 그 클래스에서 가장 공감했던 게 ‘연기는 설득력 싸움’이라는 말이었어요. 제가 연기할 때 등장인물의 감정에 몰입하고 그걸 있는 그대로 표출하려고 노력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더라고요. 때로는 충분히 표출해야 전달이 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오히려 숨기기도 해야 하는 거죠. 계산도 해가면서 말이죠. 예전에 〈어쩌다 발견한 하루〉 했을 때는 ‘아 내가 이 등장인물 하루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되면 하루(로운 분)의 마음을 전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한 거죠. 지금은 좀 달라요. ‘아… 내가 혼자 진심이어도 안 되는구나. 내가 등장인물의 감정을 갖는 건 기본적인 일이구나. 문제는 그 감정과 상태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이번 드라마에선 채현승이 윤송아한테 갖고 있는 감정이 얼마나 큰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게 관건이었겠어요. 아직까지는 채현승이 윤송아를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전사가 나오지는 않았으니까요. 그 상황에서 심지어 되게 센 대사들도 쳐야 했죠. ‘내 여자 앞에서 꺼져’ 이런 거 말이죠. (웃음)
(웃음) 음…사실 현승이 송아에게 빠진 이유가 불분명하긴 해요. 현승이의 서사는 굉장히 짧게 나오거든요. 뒤에 또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사실 송아를 향한 현승의 감정에 이입을 하고 좀 더 설득력 있게 연기하고 싶어 아무도 모르게 저 혼자 지켜낸 게 있어요. 극 초반에 송아가 신입사원 설명회에서 “서류라도 작성하고 가”라며 현승에게 펜을 하나 주거든요. 그 펜을 입사 후 장면에도 계속 썼어요. 제가 직접 챙겨서 펜이 나오는 장면이 있을 때마다 가지고 갔어요. 극 중의 스토리로 보면 현승은 대학생 때 송아가 준 바로 그 펜을 입사 후까지 계속 쓰고 있는 거죠. 끌라르에서 하는 회의 장면에서 쓰는 펜도 그 펜이에요.
헉…대단하네요. 감독님이나 소품팀이 챙겨준 게 아니라 본인이 챙겼다는 점이요.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채워나가면 재밌더라고요.
 
  
역시나 멋있었던 부분은 현승이 송아를 향해 직진하기로 마음먹는 장면이었죠. 극 초반인데, 배우 로운은 현승의 사랑에 설득됐나요?
사실 제가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대본을 많이 봤어요. 1부부터 6부까지 나와 있는 상태였는데, 처음에는 현승이가 어떤 말을 왜 하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연기는 ‘why의 예술’이라고들 하잖아요. 그렇게 숫자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대본을 보면서 현승의 마음을 제게 설득시켰죠.
배우 두 사람의 피지컬 차이가 극에 설득력을 주는 면도 있어 보여요. 원진아 씨가 조금 작고 여리지만, 일할 때는 단호한 여성으로 나오잖아요. 반대로 채현승 역을 맡은 배우는 키가 190이고 말이죠.(웃음) 거기서 설득력이 좀 생기는 거 같긴 하더라고요.
멀대. (웃음) 첫 촬영을 나갔는데 제가 너무 왜소한 거예요. 솔직히 드라마 시작하면서 운동을 한 번도 안 빠지고 간 이유이기도 해요. 연하고 신입사원인 데다 선배를 사랑하면서 지켜야 하는 역할인데 말이죠. 세트장에서 세트 붙잡고 턱걸이하고, 덤벨 사놓고 쉬는 시간에도 하고 그랬어요. 이현욱 선배랑 투 샷으로 붙을 때, 왜소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키는 커도 왜소해 보일 수 있겠더라고요. 6개월 동안 거의 안 쉬고 매일같이 푸시업 하고, 스쿼트 하고, 어깨 운동 하면서 몸집을 키운 것 같아요.
그렇죠. 그래야 재신의 손목을 부여잡는 그림이 나오죠.
맞아요. 비실비실한 애가 부장님 손목을 단호하게 잡으면 이상하잖아요.
근데 보면서 솔직히 현승이 같은 사랑을 하면 참 피곤하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사연이 복잡하고 생각할 게 많고 격정적인 사랑을 하잖아요.
현실에서 그런 연애를 하면 그렇겠죠.(웃음)
현실의 김석우(로운의 본명)는 어때요? 험난한 파고를 함께 넘어야 하지만, 격정으로 이걸 이겨내는 멜로류의 사랑이 있고, 꽁냥꽁냥 약간 로코물처럼 행복한 사랑이 있잖아요. 둘 중 본인은 어떤 걸 더 해보고 싶어요?
제 나이가 보여줄 수 있는 연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느낀 게 있어요. 사실 더 밀도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굳이 예쁘고 잘생긴 배우가 아니더라도 독립 영화나 장르 영화의 센 역할, 그로테스크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나요. 그런데 아직은 제 나이가 있고,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고, 제게 어떤 이미지가 씌워져 있잖아요. 젊고 예쁘고 멋있는 나이에 로코를 더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드라마의 경우에는요.
아뇨.(웃음) 연기 말고 본인이 사랑을 한다면 어떤 사랑을 하고 싶은지 말해줘요.
(웃음) 전 친구 같은 사랑을 하고 싶어요. 아마 후자가 좀 더 맞겠죠.
생각해보면 전작인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특별한 드라마였어요. 설정도 그렇고 그 설정을 전달하는 방식도 그렇고요. 스테이지니 섀도니 하는 개념도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들었지만요.
(웃음) 맞아요.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처음에 되게 힘들었어요.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맨 처음에는 대사가 없었거든요. 캐릭터를 설명해주는 대사나 지문들이 없으니 갈피를 못 잡았어요. 저도 스테이지랑 섀도로 구분해 연기하는 걸 제대로 못 했어요. 저만 그런 것도 아니라서 재욱(이재욱)이랑 혜윤(김혜윤)이랑 저랑 셋이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 카페에 같이 앉아서 ‘야 이거 뭐야. 이거 어떻게 해?’라며 서로 얘기하는 시간을 한 달 정도는 가졌을 거예요.
 
*로운의 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3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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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EDITOR 윤웅희
  • FEATURES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김희준
  • STYLIST 이혜영
  • HAIR 박미형
  • MAKEUP 정보영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