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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대원이 사용하는 진짜 밀리터리 워치는?

병영 내 휴대폰 사용이 허락된 지금, 여전히 밀리터리 워치가 필요한 이유.

BY박호준2021.10.05
 
 

Tough enough

 

LUMINOX

Bear Grylls Master Series 3741
45mm 카본녹스™ 케이스, 쿼츠 무브먼트, 다크 그레이 러버 스트랩, 베어 그릴스 서바이버 크로노그래프 마스터 시리즈 3741, 128만원.

45mm 카본녹스™ 케이스, 쿼츠 무브먼트, 다크 그레이 러버 스트랩, 베어 그릴스 서바이버 크로노그래프 마스터 시리즈 3741, 128만원.

“아프리카에선 퍼프 애더(아프리카 살무사)에게 물려 죽는 사람이 많아요. 하지만 지금은 내 점심이죠.”
영국 육군 특수부대(SAS) 부사관 출신이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지 탐험가 베어 그릴스의 말이다. 그가 루미녹스와 손을 잡았다. 루미녹스는 세계 최강 특수부대로 꼽히는 미국 네이비 실(SEAL)을 비롯해 미국 FBI와 경찰특공대(SWAT)에 시계를 공급하는 것으로 명성을 얻은 브랜드다. 베어 그릴스 서바이벌 마스터 시리즈 역시 기존 네이비 실 모델을 기반으로 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밝은 형광빛을 내는 인덱스는 외부에서 얻은 빛을 저장했다가 재방출하는 야광 도료 대신 자체 발광하는 트리튬(삼중수소) 캡슐을 사용해 약 25년간 빛을 잃지 않는다.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12시에 위치한 인덱스와 분침만 형광 오렌지색으로 처리했다. 다이얼에는 총 3개의 크로노그래프가 자리 잡고 있는데 각각 60초, 30분, 12시간을 표기한다. ‘역방향 회전형 베젤’과 ‘스크루 다운 크라운(이중 방수 장치)’이 적용된 걸 보면 다이버 시계라고 봐도 무방하다. 방수 등급 역시 ‘30ATM’으로 수심 300m미터 ‘포화 잠수’가 가능한 수준이다. 시계 뒷면으로 눈을 돌리면 ‘Never Give up’이라는 문구가 음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척추골절을 당하고도 끝내 에베레스트에 오른 베어 그릴스답다. 다이얼 가장자리인 ‘플랜지(Flange)’ 부분에 SOS의 모스부호를 표시해둔 것 역시 ‘깨알 디테일’이다.

 
 

GARMIN

Tactix Delta Solar

50mm 강화 섬유 폴리머 케이스, 가민 OS, 나일론 스트랩, 택틱 델타 솔라, 149만9000원.

50mm 강화 섬유 폴리머 케이스, 가민 OS, 나일론 스트랩, 택틱 델타 솔라, 149만9000원.

‘행군 중 기도비닉(企圖秘匿)을 유지하라’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 99.9% 용례로 군대에서만 사용되고, 정식으로 사전에 등재되지도 않은 ‘기도비닉’이란 단어는 ‘획책하는 바를 적에게 들키지 않도록 은밀히 엄폐한다’는 뜻이다. 감지장치가 발달된 현대전에선 적에게 들키지 않고 움직이는 게 더욱 중요하다. 이름부터 전술적인 택틱 델타 솔라가 ‘야간투시경 모드’와 ‘스텔스 모드’를 제공하는 이유다. 야간투시경 모드는 백라이트의 밝기를 최소화해 야간투시경에 포착되지 않도록 하며, 스텔스 모드는 GPS를 비롯한 모든 무선통신 연결을 차단한다.


“때때로 GPS 기능이 있는 시계를 아예 반납하도록 지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안 때문이죠.”
육군 특전사 707 특수임무단 출신 강은미 예비역 중사의 말이다. 가민의 GPS 기술은 오차범위가 10m 이내다. 이게 다가 아니다. 택틱 델타 솔라의 ‘점프마스터 모드’는 고공강하 훈련에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고공강하 훈련을 951회나 실시한 그녀는 “강하 훈련 중 고도를 확인하기 위해 가민 워치를 자주 사용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수명은 일반 사양에서 21일, 절전 사양에서 최대 80일까지 지속되며 태양광 충전도 가능하다. 1.4인치의 커다란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지만, 물리 버튼으로만 작동한다. 휴대폰과 호환하면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비상 연락처로 위치를 전송한다.

 
 

G-SHOCK

Mudmaster GG-B100
48mm 카본 파이버 케이스, 쿼츠 무브먼트, 카키 레진 스트랩, 머드마스터 GG-B100-1A3, 39만원.

48mm 카본 파이버 케이스, 쿼츠 무브먼트, 카키 레진 스트랩, 머드마스터 GG-B100-1A3, 39만원.

지샥은 간첩도 안다. 그만큼 흔하다는 뜻이다. 10년 전에도 지금도 입대 장병 손목엔 지샥이 가장 많다. 만약 머드마스터를 보고 ‘어라? 내가 입대할 땐 머드맨밖에 없었는데?’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의 나이는 최소 20대 후반이다. 머드마스터는 머드맨의 상위 호환 모델 개념으로 2015년 처음 출시됐다. ‘머드’라는 이름에 걸맞게 철저한 방진 구조는 기본이다. 가볍고 튼튼해 스포츠카에 자주 사용되는 소재인 ‘카본 파이버’를 3중으로 쌓아 케이스를 만들었다. 뒷면은 스테인리스와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이중으로 덮었다. 시계와 스트랩을 연결하는 러그 부분도 이중으로 보호하는 건 마찬가지다. 여담이지만, ‘튼튼함의 대명사’ 지샥은 25톤짜리 트럭이 밟고 지나가도 멀쩡히 작동하는 극강의 내구도를 선보인 바 있다. 머드마스터가 머드맨과 구분되는 가장 큰 차이는 아날로그 다이얼과 핸즈의 유무다. 시침과 분침이 있어 얻는 장점은 시인성 말고도 하나 더 있다. 다이얼 상단에 위치한 ‘로케이션 인디케이터(Location Indicator)’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휴대폰과 시계를 연결한 후 휴대폰에서 목적지를 설정하면 초침이 해당 방향을 가리킨다. 휴대폰이 없는 상황일지라도 로케이션 인디케이터에 표시된 방위각과 나침반 기능을 이용해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이전 세대 모델과 달리 빛으로 전지를 충전하는 ‘터프 솔라’ 기능이 빠진 점은 아쉽다.
 
 

SUUNTO

Suunto9 Baro Titanium
50mm 티타늄+강화 폴리아미드 케이스, 순토 OS, 나일론 스트랩, 순토9 바로 티타늄, 109만원.

50mm 티타늄+강화 폴리아미드 케이스, 순토 OS, 나일론 스트랩, 순토9 바로 티타늄, 109만원.

평범한 스마트 워치 같아 보인다. 3개의 물리 버튼이 있지만, 터치 스크린으로도 모든 기능을 제어를 할 수 있다. UX 구성 역시 평소 스마트 워치를 사용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세 적응할 만하다. 각종 정보가 그득한 다른 시계의 베젤과 달리 미니멀한 디자인의 티타늄 베젤 또한 이 시계가 밀리터리 시계처럼 보이지 않게 한다. 하지만 순토9 바로 티타늄은 ‘US 밀리터리 스탠더드 810H’ 테스트를 통과한 제품이다. 군사 목적으로도 사용하기 적합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해군 특수전전단 UDT는 순토 다이브 시계를 신임 부사관에게 지급하기도 한다.
 
707팀 멤버로 〈강철부대〉에 출연했던 김필성은 “복무 중엔 순토 트레버스 모델을 자주 사용했습니다. PGS, 기압, 고도, 방위는 물론 총기 발사 탐지 기능까지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현재 해양경찰특공대에 근무 중인 그는 “정찰·침투 작전에선 정확한 시간에 타격과 퇴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생명입니다. 팀원이 초 단위까지 시간을 맞추죠”라며 시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순토9 바로 티타늄은 실시간으로 기압을 분석해 폭풍우가 오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단, 방수 등급이 10ATM이라 전문적인 다이빙을 수행하기엔 조금 부족하다. 김필성 역시 “동료들을 보면 본격적인 수중 훈련을 할 땐 전문 다이버 시계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라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