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를 만나는 시간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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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를 만나는 시간

한국에서 처음으로 두 거장의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비경매 전시가 열렸다.

ESQUIRE BY ESQUIRE 2022.09.07
지난 9월 3일부터 5일까지 크리스티(Christie’s)와 홈아트(HomeArt)가 손잡고 미술관 수준의 전시 〈Flesh and Soul: Bacon/Ghenie〉를 분더샵 청담에서 개최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빛과 어둠, 고통과 감성, 뮤즈와 집착이라는 주제 아래, 구상 미술을 대표하는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909~1992)과 아드리안 게니(Adrian Ghenie, 1977~) 두 거장의 명작 16점을 만날 수 있었다. 공개된 작품의 가치는 총 4억4000만 달러, 한화로 5800억 원 이상을 호가한다.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두 거장의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비경매 전시회라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활발한 한국 미술 시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영감을 주는 수준 높은 예술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크리스티의 관심과 노력의 방증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베이컨은 특유의 불안한 이미지로 잘 알려져 있다. 주로 폭력, 갈등, 격동, 삶의 처절한 고통을 표현하는 인간의 형상을 그린 베이컨의 작품은 세계 각지의 대표적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게니 역시 인간의 트라우마를 화폭에 담아냈으며, 특히 집단의 고통과 선과 악의 힘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게니는 물감을 붓거나 뿌리거나 팔레트 나이프로 긁어내는 등 비전통적 기법으로 거칠고 들쭉날쭉한 질감을 더해 어둠과 고통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표현해냈다. 세계적인 사랑을 받는 게니의 작품은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해머 미술관, 벨기에 겐트의 현대미술관, 중국 상하이의 롱 미술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의 폭력, 억압, 문화적 폭정을 화폭에 재창조한 ‘눈꺼풀이 없는 눈’, ‘컬렉터3’ 등 게니의 명작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세대라는 간극을 두고 각자 고유한 방식으로 작업했지만, 두 거장 모두 인간이 처한 상황과 어두운 내면에 집중해 이를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신중하고 정밀한 큐레이션이 돋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베이컨과 게니의 대표작들을 서로 대화 나누듯 연극적으로 배치했다. 덕분에 두 작가의 유사점과 차이점, 그리고 작가 특유의 화풍이 더욱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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