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뭐?’라는 마음이었다. 이미 한국은 스페셜티 커피 강국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유럽 스페셜티 커피의 개척자라는 떼르 드 카페의 드립 코너에서 바리스타이자 떼르 드 카페의 품질관리자인 피에르 드 상테락이 내려준 커피를 맛보고 마음이 조금 변했다. “이 빈을 봐요. 넥스트 게이샤로 불리는 시드라 품종이에요.” 그가 내 눈앞에 연한 색 원두를 펼쳐 보이며 말했다. “보통은 딜러가 받아둔 원두들 중 골라서 구매하죠. 우린 달라요. 우린 직접 생산자들과 거래해요. 그래서 이렇게 레어한 빈들을 여럿 가지고 있죠. 이 시드라가 가진 그 세밀한 맛을 그대로 끄집어내려면 이렇게 연하게 볶아 콩 자체의 맛을 살려야 하죠.” 그는 자체적인 필터 시스템을 통해 여과했다는 물로 시드라 품종의 ‘라 호세피나’를 내려 내 앞에 내놨다. 당분과 알코올을 뺀 와인을 마시는 줄 알았다. 그 커피가 얼마나 다른지 제발 가서 확인해보길 바란다.
커피에 대해 대화하고 있는 피에르 드 상테락(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