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패션 신엔 커다란 지각변동이 있을 예정. 루이 비통을 비롯해 구찌, 버버리 등 소위 빅 브랜드가 신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테가 베네타를 단숨에 트렌드 최전선에 올려놓은 다니엘 리는 최근 로열블루 프로섬 로고를 새긴 캠페인으로 버버리에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린을 보테가 베네타의 상징색으로 만든 것처럼 로열블루도 ‘뉴 버버리’의 컬러가 될까? 그가 버버리를 얼마나 모던하게 해석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펜디의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은 마르코 드 빈센초는 2023 F/W 에트로 맨즈 컬렉션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 페이즐리 패턴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면서 재기 발랄한 컬렉션을 완성했다는 평. 반면 앞으로 선보일 컬렉션에 귀추가 주목된 이들도 있다. 앤 드뮐미스터의 디렉터가 된 루도빅 드 생 세르냉도 그중 하나다. 그의 젠더플루이드한 룩이 앤 드뮐미스터의 낭만과 만나면 어떤 시너지를 낼까. 구찌는 9년 전 알레드로 미켈레를 파격 등용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사바토 데 사르노에게 하우스를 맡겼다. 미켈레와는 다른 방식으로 정제된 구찌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하우스의 방대한 아카이브 중 어떤 것을 먼저 끌어올릴지가 관전 포인트다. 게다가 퍼렐 윌리엄스를 새로운 남성복 디렉터로 선임한 루이 비통도 있다. 누군가에겐 프로듀서와 스타일 아이콘으로 더 친숙한 이름이겠지만, 사실 그는 빌리어네어 보이즈 클럽을 설립했을 정도로 디자인에도 일가견이 있는 인물. 음악과 패션, 아트를 넘나드는 그의 행보가 루이 비통에 어떤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모두가 관심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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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FOR FASHION ADDICTS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너선 앤더슨과 영화감독 루카 구아다니노는 서로의 재능을 나누는 좋은 친구다. 지난해 조너선이 루카 감독의 영화 〈챌린저스〉의 의상 디자인을 맡은 후로, 루카 감독 역시 로에베의 캠페인에 등장하며 돈독한 우정을 자랑해왔다. 아직 〈챌린저스〉가 개봉도 하기 전인 1월 30일, 조너선 앤더슨은 자신의 SNS를 통해 또다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신작에 의상 디자이너로 참여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윌리엄 S. 버로스의 소설 〈퀴어〉를 원작으로 하는 이번 영화는 대니얼 크레이그가 주연을 맡았다.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 드라마 〈위 아 후 위 아〉를 통해 패션의 중요성을 증명해온 루카 감독은 극 중 틸다 스윈턴의 옷을 위해 라프 시몬스와 협업한 적은 있지만 영화 전체 의상을 패션 디자이너에게 맡긴 것은 조너선 앤더슨이 유일하다.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도 패션 애호가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것은 너무도 명백한 일. 역사에 남을 마스터피스의 탄생을 손꼽아 기다린다.
시대를 풍미한 패션 포토그래퍼 리처드 아베돈의 팔라초 레알레 전시를 기념하는 책이 출간된다. 제목은 릴레이션십(Relationships).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 그가 찍은 인물 포트레이트를 큐레이터 레베카 센프가 엮은 사진집이다. 196페이지에 걸쳐 펼쳐지는 건 비틀스, 앤디 워홀, 메릴린 먼로 같은 시대의 얼굴과 소설가 카슨 매컬러스, 화가 재스퍼 존스, 시인 앨런 긴즈버그의 표정들. 사진가가 어떻게 피사체와 교류할 수 있는지, 마음을 담아 셔터를 누른다는 게 뭔지 리처드 아베돈은 사진으로 분명하게 보여준다. 출판사는 스키라, 2월 21일 출간 예정.
작년 12월, 파리 퐁뇌프 2번가에 위치한 루이 비통 본사에 아주 특별한 복합문화공간이 오픈했다. 이름은 LV 드림. 그간 루이 비통이 선보여온 다채로운 예술 협업 아카이브 전시와 파리의 미식 문화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총 9개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 공간은 다양한 아트 피스와 인터랙티브 요소를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또 공간 한편에는 슈발 블랑 호텔의 수석 쇼콜라티에 막심 프레데리크가 총괄하는 카페를 마련해 미식 문화에 대한 루이 비통식 해석을 보여주고, 기프트 숍까지 마련해 LV 드림 로고를 활용한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LV 드림은 올해 11월 15일까지 매일 오픈할 예정. 전시는 루이 비통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 사전 예약할 수 있으며, 카페 및 기프트 숍은 현장 입장도 가능하다고 하니 파리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길 권한다.
패션 디자이너가 만든 호텔은 어떨까? 그 모습이 궁금하다면 크리스찬 루부탱의 호텔을 보면 된다. 포르투갈의 한적한 마을 멜리데(Melides)에 지은 이 호텔의 이름은 브르멜로(Vermelho). 브랜드의 상징인 빨간색을 뜻하는 포르투갈어다. 객실은 13개뿐이지만 그만큼 구석구석 공을 들였다. 주변 자연 경관을 닮은 생생한 컬러, 섬세한 포르투갈 타일, 세심하게 고른 가구와 집기, 가만히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바와 레스토랑까지…. 이 공간은 스타일에 대한 루부탱의 확고한 철학을 보여준다. 오픈은 오는 4월 1일. 리스본에서 1시간 반 정도 차를 달리면 이 환상적인 호텔에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이름 김호용.
나이 1997년생 27세.
키 188cm.
에이전시 고스트 에이전시.
모델 이전의 삶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학생.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고 싶어 여러 가지 일을 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편집숍에서 일할 당시 동료의 권유로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첫 데뷔 시즌 런웨이에 선 브랜드 프라다, 루이 비통, 지방시, 드리스 반 노튼, 로에베.
프라다 쇼 인트로를 장식한 기분 리허설 때까지는 너무 긴장해서 실수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막상 쇼가 시작된 후에는 긴장은 사라지고 오직 쇼에만 집중하게 됐다.
기억에 남는 캐스팅 일화 다음 쇼에 늦지 않으려고 겐조 캐스팅에 1등으로 도착했는데 계속 시간이 지체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겐조 캐스팅을 포기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내가 나오자마자 바로 캐스팅이 시작됐다고 들어서 너무 아쉬웠다.
앞으로 서보고 싶은 쇼 겐조, 보테가 베네타.
외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 날렵하게 찢어진 눈.
평소 자주 입는 옷 R13의 청바지. 갖고 있는 모든 옷 중 가장 자주 입는다.
즐겨 하는 운동 태권도. 한때 태권도 선수를 꿈꿨다. 부모님의 반대로 그만뒀지만 요즘도 취미로 하고 있는 운동.
좋아하는 음악 Mokyo의 ‘Kontrol’.
요즘 사고 싶은 것 슈프림×트루릴리젼 컬래버레이션 제품. 퍼가 트리밍된 데님 소재 모자다.
다음 시즌 계획 뉴욕 진출.
10년 뒤 모습 패션계에서 계속 일하고 있길 바란다. 10년 전의 내가 지금 모델이 될 것이라고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10년 후의 모습도 계획과는 다른 모습일 것 같다.
블랙 탱크톱 99만원 로에베. PHOTOGRAPHER 장기평 HAIR 오지혜 MAKEUP 서아름
1 래빗 프린트 실크 스카프 68만원 돌체앤가바나.
2 반다나 래빗 트러커 볼캡 가격 미정 아미리.
3 래빗 울 실크 스카프 가격 미정 버버리.
4 멀티컬러 인레이 장식 스웨터 180만원 마르니.
5 버니 참 네크리스 가격 미정 앰부시.
6 자수 볼캡 51만원 몽클레르.
7 테크니컬러 구찌 버니 프린트 실크 쿠션 118만원 구찌.
8 디올 by ERL B27 로톱 스니커즈 180만원 디올 맨.
9 래빗 쿠션 가격 미정 휴먼 메이드.
10 피치 블룸 버니 백 240만원 로에베.
11 LV 버니 키홀더 62만원 루이 비통.
수없이 쏟아져 나온 새 신발들 사이 유독 신경 쓰이는 것 하나를 고르라면 바로 컬 토, 그러니까 알라딘 부츠처럼 하늘을 향해 솟구친 뾰족 코를 꼽겠다. 곡선의 모양이나 각도는 조금씩 다르지만 이 요술 부츠 같은 앞코가 런웨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그 첨병에 선 것은 발렌시아가와 프라다. 발렌시아가는 매끈한 페이턴트 클로그에 컬 토를 대범하게 이식했고, 프라다는 거의 모든 룩에 앞코가 경쾌하게 들린 첼시 부츠를 매치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크네 스튜디오의 레이스업 부츠부터 로에베의 동글납작한 첼시 부츠, 더블렛의 플랫 슈즈까지 2023 F/W 시즌에도 앞코가 살짝 들린 형태로 다양하게 변주된 슈즈들이 줄지어 출시될 예정. 어글리 슈즈를 이을 새로운 트렌드의 등장이다.
테크노 클로그 가격 미정 발렌시아가. PHOTOGRAPHER 정우영
루이 비통이 2023 F/W 남성복 컬렉션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콜름 딜레인을 선정했다는 소식은 꽤 놀라운 뉴스였다. 패션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아직 생소할 이름이지만, 사실 그는 친구들과 취미 삼아 만든 티셔츠 한 장을 브랜드로 키우고 결국 파리 패션위크에까지 올린 실력자다. 강점은 스트리트 패션과 아트를 재기 발랄하게 섞는 것. 특히 직접 그린 천진난만한 그림과 강렬한 패턴, 발랄한 컬러 팔레트는 그의 독창성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콜름 딜레인은 루이 비통 쇼에서 편지로 뒤덮은 슈트, 열기구 모티브 크로셰로 장식한 재킷 등을 선보이며 버질 아블로의 미학을 계승하고, 이틀 뒤엔 파리의 상징적인 공연장 카지노 드 파리에서 키드슈퍼 컬렉션을 성공적으로 공개하며 디자이너로서의 저력까지 과시했다. 키드슈퍼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결코 그를 잊지 않는다. 그의 옷은 밝고 유쾌하고 기분 좋으니까. 앞으로 그 이름을 더 자주 듣게 될 거라는 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시어 소재는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미 릭 오웬스와 생 로랑을 필두로 남성 컬렉션 곳곳에서 포착되었기 때문. 특히 이번 시즌에는 소재의 폭도 넓어지고, 스타일도 단순한 젠더리스를 넘어 다양하게 발전했다. 셀린느 옴므는 쿨 키즈를 위해 오간자, 튈, PVC 등 다채로운 시스루 아이템을 소개했고, 생 로랑은 거친 사막 위의 모델에게 얇은 실크 블라우스를 입혔다. 발렌티노와 톰 포드 컬렉션에서도 시어 소재는 투명하게 빛을 발했다. 릭 오웬스 컬렉션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안쪽까지 훤히 비치는 이 재킷은 놀랍게도 카프스킨으로 제작한 것. 시어 트렌드가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포그 포켓 디테일의 리도 재킷 가격 미정 릭 오웬스. PHOTOGRAPHER 정우영 ASSISTANT 이유나
지금 당신이 주목해야 할 네 명의 스타일 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