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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봉이와 첨지의 세번째 아빠, <언더월드> 송하빈이 밝히는 고양이들에게 사랑받는 비결

유튜브 채널 <언더월드>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춘봉이는 방으로 들어가버렸고, 첨지는 곁에 앉았지만 자꾸 엉덩이만 들이댈 뿐 일언반구도 없었다. 조연인 코미디언 송하빈, 채널의 감독인 박지연과 인터뷰를 나눴다.

프로필 by 오성윤 2024.09.01
예상은 했지만 고양이와 함께 화보 촬영을 한다는 게 역시 쉬운 일이 아니네요.
박지연(이하 박) 맞아요. 저희 방침이 고양이를 들어서 원하는 자리에 옮겨놓는다거나, 그렇게 고양이들이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건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평소 콘텐츠 촬영할 때도 엄청나게 오래 걸려요. 보통은 오빠(송하빈)가 오래 같이 놀아주고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든 뒤에 촬영 들어가는데 오늘은 메이크업 받고 이것저것 챙기느라 상황이 그게 안 되기도 했고요.
하빈 씨는 촬영 중간중간에 계속 지연 씨에게 “애들이랑 화보 촬영은 오늘이 마지막이야” 하시더라고요.
송하빈(이하 송) 미안해서 그러죠. 저는 더 찍고 싶지만.(웃음) 사실 제가 <에스콰이어>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런데도 만약 스튜디오 촬영이었다면 제안을 고사했을 거예요. 애들이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을 테니까. 지금처럼 이렇게 최소한의 스태프를 꾸려서 저희 집까지 와주시겠다고 해서 받아들인 거죠.
저는 그런 태도가 <언더월드>의 강점 아닌가 싶기도 해요. 예를 들어서 SNS에서 동물들 나오는 콘텐츠를 보면 대부분 카메라를 이렇게 바짝 들이대잖아요. 그래야 더 귀여우니까. 그런데 <언더월드>는 그런 게 없어요. 그렇게 조심스러운 태도로 만들기 때문에 오래 보고 있어도 편안한가 싶기도 하고요.
댓글에도 그런 반응이 많아요. <언더월드>는 얘네를 데리고 반응 실험 같은 걸 한다거나 그런 것도 없이, 그냥 얘네 앉혀놓고 송하빈이 혼자 드립을 치는 거잖아요. 자연스러워서 보기 편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죠. 그래서 저희도 억지로 뭔가를 하지 않는, 누가 봐도 불편하지 않은 콘텐츠를 추구하고 있고요. 사실 다 떠나서 일단 제 성향이 그런 것 같아요. 촬영하다가 마음처럼 안 흘러가면 오빠도 답답하니까 한 번씩 “야 이렇게 해봐” 하고 뭔가를 유도하는 행동이 나올 때가 있거든요. 그럼 저는 카메라 내려버려요. 안 찍어요. “그냥 오빠가 좀 이렇게 해줘봐” 하고. 사실 오빠도 애들을 정말 조심스럽게 대하는 편인데, 제 마음이 그런 거죠. 그래서 뭐 하나 찍을 때마다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려요.
어제까지도 그 얘기를 했어요. 이거 영상을 매일 올리는 게 맞는 건가. 정말 스무 번 찍어서 한두 개 나올까 말까 하니까요.
<언더월드>는 하빈 씨가 상황극을 펼쳐서 춘봉이와 첨지가 어리둥절해하거나, 반대로 춘봉이와 첨지가 희한한 행동을 하는데 하빈 씨가 반응을 찰지게 하는 영상들을 주로 선보이고 있죠. 어떤 게 메인이라고 생각해요?
보는 분들이 더 좋아해주시는 건 고양이가 자연스럽게 희한한 행동을 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치워도 치워도 고양이가 자꾸 제 주요 부위에 손을 올린다든가.
(웃음) 그 쇼츠가 <언더월드> 최고 조회수인가요?
아마 그럴걸요?
최고 조회수는 첨지가 방귀 먹는 쇼츠예요. 오빠가 자기 엉덩이에 올라온 첨지한테 내려가라고 계속 경고하다가 방귀를 뀌었는데 안 내려가고 계속 거기 있는 영상.
맞다. 그다음 최고 조회수가 출연료 정산하는 상황극이었고요. 아무래도 티키타카가 나올 때 많이 좋아해주세요. 제가 a를 던졌을 때 얘가 b를 던져주고, 거기에서 예상치 못한 c가 나오고. 그런 부분이 반응이 제일 좋아요.
강아지는 태생적으로 ‘앵기는’ 애들이니까 그렇게 부대끼다가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고양이는 그런 게 워낙 없으니까 저희 영상들을 좀 더 신기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춘봉이, 첨지밖에 모르니까 ‘고양이가 원래 그런 거 아냐?’ 그랬었죠.(웃음)
김명철 수의사님이 본인 채널에서 <언더월드> 채널을 분석한 적이 있잖아요. 결론은 춘봉이와 첨지가 독특한 행동을 하는 것도, 하빈 씨 행동에 재미있는 반응을 돌려주는 것도 아주 좋은 관계성 때문이라는 거였죠. 신뢰하고, 좋아하니까.
제가 많이 사랑해서 그게 애들에게도 전해진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저희가 둘 다 프리랜서잖아요. 출근하셔야 하는 집사님들에 비해서 같이 있는 시간도 많고, 내내 붙어 있으니까 유대감도 더 많이 생길 수밖에 없죠.
그런 자부심도 있을까요? ‘춘봉이와 첨지의 역대 아빠들 중에 아마도 내가 최고의 아빠일 것이다’ 하는? (송하빈과 박지연은 연인 사이며 춘봉과 첨지는 본래 박지연이 키우던 고양이다. 송하빈은 박지연의 옛 연인들을 들며 ‘나는 세 번째 아빠’라고 표현하곤 한다.)
사실 제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역대 가장 가난한 아빠였는데, 이제는 제일 부자인 아빠가 됐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고.
(웃음) 그런데 이건 제가 더 정확히 알잖아요. 얘네가 그전 아빠들한테 뭐 계속 발을 올려놓는다거나 얼굴에 엉덩이를 들이밀고 잔다거나 한 적은 없거든요.
모르겠어요. 재미있는 아빠를 좋아하는 건지, 잘 놀아주는 아빠를 좋아하는 건지. 그냥 다 귀여워해주는 정도였지 저처럼 배 마사지 해주고 엉덩이 미친 듯이 두들겨주고 그런 사람은 처음이었던 거 아닐까요? 나쁜 남자의 매력에 빠져버린 거지.
그런데 그렇게만 말하기에는 춘봉이, 첨지 외의 고양이들도 하빈 씨를 잘 따르잖아요.
저도 그게 진짜 신기해요. 동물병원에서 웬 고양이가 와서 발라당 뒤집고 하길래 ‘애교가 많은 애구나’ 하고 놀아줬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전혀 그런 애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고양이 카페를 가봤는데 거기서도 정말 많은 애들이 모였고요. 일본 갔을 때도 마찬가지고. 저한테 어느새 정말 ‘묘화살’ 같은 게 생겼나 봐요.
요새 보면 오빠도 그런 자부심이 좀 생긴 것 같아요. ‘나는 고양이들이 따르는 사람이다’ 하는….
그렇죠. ‘고양이계의 대통령이다’ 하는.
(웃음) 언제 대통령까지 되셨어요?
대중이 저를 선택했으니, 이제 어쩔 수 없죠. 고양이계의 1인자가 되어야죠.
이건 좀 예민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 그럼 이런 의구심이 들 때는 없어요? ‘혹시 엄마보다도 아빠를 좋아하는 건 아닐까?’ 하는….
어, 원래는 전혀 없었는데 요즘 들어 약간 느껴요. 캣타워에서 자고 이렇게 시간 보내던 애들이 아빠가 공연 끝나고 돌아오면 다들 방으로 모이더라고요. 요새 그런 경향이 좀 더 짙어진 것 같고요.
그냥 ‘츄르 따개 왔다’ 하는 거죠.(웃음)
지연 씨의 이런 웃음소리도 <언더월드>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는 사람까지 덩달아 기분 좋게 하는 시원함과 행복감 같은 게 있죠.
소위 ‘깔깔이’라고 하죠.
가끔 그런 분들도 있어요. ‘이거 별로 안 웃긴데 왜 웃어?’ 하는 분들. ‘억텐(억지 텐션)’ 아니냐는 거겠죠. 그런데 저는 늘 정말 웃겨서 터져 나오는 거거든요. 웃기고, 예쁘고, 귀여우니까.
<언더월드>는 코미디와 고양이 브이로그가 섞인 복합적 성격의 채널이니까, 뭘 기대하고 왔느냐에 따라 조금씩 이해 못 하는 부분이 있겠죠.
맞아요. 저한테는 다 너무 웃긴 거예요. 오빠가 이렇게 갑자기 애묘가가 된 게 사실 제일 웃기고요.
(애절한 표정으로) 나 고양이 없으면 못 살아.
원래 이 정도는 아니었나 보죠?
처음 애들을 데리고 왔을 때 오빠가 엄청 반기지는 않았어요. 그전에는 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고, 고양이와의 접점도 많이 없었으니까요.
사실 좀 무서워했어요. 눈이 무섭잖아요.
그래서 가까이도 잘 안 갔는데 애들이 오빠한테 먼저 가서 몸에 발이나 꼬리 올리고 애교 부리고 그러는 거예요. 오빠는 “야, 치워” 이러고, 대문 열면서 “너 나갈래?” 이런 식으로 장난스럽게 받아쳤는데 그게 어느새 놀이가 된 거죠. 저는 너무 웃겨서 언젠가부터 찍기 시작했고요.
한동안 유행했던 ‘고양이 데려오면 내다버린다던 아버지’ 밈 같은 느낌이군요. 쳐다도 안 보더니 점점 죽고 못 살게 되는.
(웃음) 맞아요. 그런 게 너무 웃겨서 찍었던 영상을 저희 채널에 한번 올려본 거죠. 사실 <언더월드>는 저희 커플 채널로 운영하려고 만든 계정이었거든요. 박지연의 ‘지’와 송하빈의 ‘하’를 따서 ‘지하 세계’라는 뜻으로. 그런데 고양이 영상 반응이 너무 좋아서 자연스럽게 방향을 전환하게 됐죠.
사실 저는 커플 유튜브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여자 친구가 “이거 잘할 수 있다. 나 믿고 한번 따라와봐라”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죠. 여자 친구가 감이 좀 좋아요. 지금도 제가 러프한 아이디어를 몇 개 던져주면 그중에서 좋은 걸 잘 골라서 더 재미있게 잘 살려줘요.
구독자 10만 돌파 기념 Q&A 영상. 채널 <언더월드>와 그 주인공인 코미디언 송하빈, 감독 박지연, 고양이 춘봉이와 첨지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신묘한 점집’ 영상. 코미디언 송하빈이 고양이들 앞에서 상황극을 하는 다양한 콘텐츠 중 하나로, 이외에도 타짜, 훈련소 교관, 올림픽 해설위원, 엑소 카이, 시어머니 등 다양한 캐릭터로 분한 바 있다. ‘고양이 스타 만들어주는 남자’ 영상. 보호소를 찾아 다양한 고양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영상으로, 고양이들이 저절로 따르는 송하빈 ‘묘화살’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다. ‘A급이 되지 못한 B컷 모음집’ 영상. 박지연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껏 공개된 콘텐츠의 몇 배는 되는 B컷 영상들이 외장 하드에 따로 저장되어 있다. ‘화생방 훈련’ 쇼츠. 첨지가 방귀까지 견디며 송하빈의 엉덩이에 자리를 깔고 비키지 않는 영상으로, 1418만 조회수의 <언더월드> 역대 최고 인기 콘텐츠다. <송하빈> 채널의 ‘춘봉 ,첨지 없이 혼자 웃기는 집사’ 쇼츠. 송하빈의 본업은 메타코미디 소속의 코미디언으로, 현재 단독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무대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언더월드>는 개설한 지 몇 개월도 안 돼서 벌써 구독자가 80만 명이 넘었어요. 온전히 즐거워하고 계신가요?
네. 저는 혼란스럽기보다는 행복한 마음이 훨씬 커요. 무엇보다 이제 제가 춘봉이랑 첨지에게 해주고 싶은 게 있을 때 고민을 안 해도 되니까요. 병원에 데려가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병원에 데려갈 수 있다, 그런 금전적 여유가 생겼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이고 행복하죠.
사실 저희는 이렇게까지 잘된 게 처음이거든요. 예전에 팀으로 함께했던 채널 <촌놈들> 같은 경우에도 구독자 수가 최대로 잘된 게 18만이었어요. 그런데 <언더월드>는 순식간에 그걸 따라잡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30만이 넘고, 이제는 80만이 넘어요. 정말 행복해요. 행복한데 이제… 사람들이 저를 ‘코미디언 송하빈’이 아니라 ‘춘봉이 첨지 아빠’로 알아본다는 문제가 있죠. 길에서 저를 우연히 보고 실제로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 많아요. “그 고양이 아빠 맞죠?” 하고.(웃음) 얼른 애들한테 의지하지 않고 저 혼자 할 수 있는 콘텐츠도 짜서 같이 해봐야죠.
원래 운영하고 있던 <송하빈> 채널은 현재 일시적으로 멈춘 거죠?
맞아요.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 영상을 쇼츠로 올리거나 새로운 시리즈도 간간히 올리고 있긴 한데요.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려면 계속 조크를 짜야 하고, 언더월드에만 힘을 쏟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 걸 많이 줄이기로 한 거죠.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을 줄일 수는 없으니까.
그건 절대 못 놓을 거예요.
맞아요. 공연은 진짜 놓고 싶지 않아요.
<송하빈> 채널의 콘텐츠를 둘러봐도 하빈 씨가 기본적으로 좀 ‘무해한’ 코미디를 지향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그런데 스탠드업 코미디 할 때는 또 신랄하게 말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선을 넘는 게 스탠드업 코미디 문화의 한 부분이라 생각하시는 걸까요?
그런 것도 있고요. 오프라인으로 관객과 직접 대면할 때는 좀 더 세게 하는 게 분위기에 맞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무대에서의 제 이미지와 <언더월드>의 제가 좀 다른 부분이 있죠.
그런데 또 다른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이랑 비교해보면 별로 센 편은 아니에요. 그런 선을 넘는 것 자체를 즐기는 분들도 있으니까. 사실 저도 오빠한테 그런 얘기를 한 번씩 하거든요. 오빠는 센 거 안 해도 웃길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렇게 해보라고요. 욕 한 마디 안 하고 웃긴다는 게 어떻게 보면 자부심이잖아요. 멋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나 진짜 요즘 그러고 있어. 뭔가 재미있다면 그걸 못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웃기려고 굳이 센 걸 넣지는 않으려고 해요.
코미디언이라고 하면 어떤 상황에서든 웃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코미디 안에도 분과가 굉장히 많잖아요. 하빈 씨는 다 잘하고 싶어 하는 걸까요?
맞아요. 콩트가 있고, 만담이 있고, 스탠드업 코미디가 있고, 블랙 코미디가 있고… 유튜브만 놓고 봐도 쇼츠에 잘 어울리는 코미디를 하는 사람이 있고, 롱폼에 잘 어울리는 걸 하는 사람이 있고, 롱폼 중에서도 예능을 잘한다거나 스케치 코미디를 잘한다거나 페이크 다큐를 잘한다거나, 특정 장르를 잘하는 사람이 있죠. 저는 일단 유튜브와 스탠드업 코미디를 잘 해내고 싶어요. 문득 찾아보니까 지금 국내에 공연과 유튜브를 동시에 하는 사람이 많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한번 그걸 잘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출연하셨던 ‘메타코미디클럽(이하 메코클)’은 또 완전히 다른 영역의 코미디가 필요한 콘텐츠 같기도 했는데요…. 어, 죄송해요. 이 주제는 혹시 곤란하신가요?
(괜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웃으면서) 아냐, 아니에요. 장난 친 거예요. 사실 어려운 경험이긴 했는데, 사람들에게 저라는 존재를 알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지만 또 그분들이 제게 실망할 확률이 높았던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제가 한 세 번 촬영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때마다 ‘내가 왜 이렇게 생각보다 못하지’ ‘여긴 나와는 좀 다른 결이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어요.
혼자 뭔가를 계속 만들어오던 사람들이 갑자기 뭉쳐서 뭘 해야 하니까 좀 안 맞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일단은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이 유독 메코클을 힘들어하잖아요.
그런데 또 이런 얘기가 나오면 누가 한 번은 뚫어줘야 하지 않나 하는 마음이 솟아요. 제가 내공을 쌓아야죠. 메코클 출연하고 오면 한동안 방송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했는데,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 나가서 해보면 재미있거든요. 말씀하신 것처럼 메코클만의 뭔가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관건이죠.
그럼 메타코미디에 소속되어서 가장 좋은 부분은 뭘까요?
코미디를 정말 잘하는 사람들, 섹시하게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거죠. (김)해준이 형 콘텐츠 촬영하러 가서 ‘와 이걸 이렇게 풀어내네’ 하며 놀라고, 또 (이)창호 형 하는 거 보면서 ‘내가 아직 너무 부족하구나’ 하는 걸 느끼고. 그렇게 많이 배울 수 있다는 부분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제가 코미디언 지망생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 선배들을 보면서 뭘 배울 기회가 없었거든요. ‘이 형들은 어떤 방식으로 코미디를 생각하고 있는가’, 요즘 주로 그런 걸 많이 보고 배우죠.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나왔어? 왜 이렇게 진지해?
(웃음) 아, 저 이런 편견 굉장히 싫어해요. 코미디언은 무조건 웃기기만 해야 한다는 그런….
그래도 정도라는 게 있는데 너무 다큐잖아.
난 울림을 줄 거야! <에스콰이어>에서 울림 있는 얘기를 할 거야!
(웃음) 저희 이 기사가 크리에이터들의 진지한 속마음을 들어본다는 취지라, 지금 딱 좋은 것 같습니다.
그쵸? 저는 웃긴 거보다 멋있는 걸 더 좋아하거든요. 코미디언도 좀 멋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무대에 올라가서만 웃긴다’는 게, 멋있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평소에 <에스콰이어>를 좋아했어요. 코미디언을 다뤄도 막 우스꽝스럽게 ‘영구 분장’ 안 시키고, 배우처럼 멋있게 촬영해서 무대 밖의 다른 측면을 봐주고.
오늘 후크선장 안대 씌운 사람으로서 약간 죄송해지는데요.
그거 멋있었어요. 제 스타일이에요.
슬슬 마무리 질문을 드릴까 봐요. <언더월드> 채널의 목표는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솔직하게 말해도 되는 거죠? 저는… 이 채널로 오빠가 연예인이 됐으면 좋겠어요.
(웃음) 지금도 연예인 아닌가요? 지연 씨 마음속 ‘연예인’의 커트라인은 뭐예요?
일단은 TV 방송에 나가야죠. 유튜브 영향력이 아무리 커졌다고 해도 TV에 나온다는 건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아, 지상파에 한번 출연은 해야 하는군요.
기왕이면 반고(반 고정 패널) 정도.
아니 무슨 아줌마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 나한테 <세바시>냐고 하더니 자기는 잡지 인터뷰 마무리에 무슨 고양이로 연예인 되겠다는 얘기나 하고 있고.(웃음) 저는 그런 거 전혀 없습니다. 그냥 꾸준히 계속 콘텐츠를 올리는 게 목표예요. 이게 매일 뭘 만들어서 올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긴 영상도 올리고, 저희는 그게 어떻게 보면 영상으로 일기를 쓰고 있는 거라고 보기도 하거든요. 저희가 사실 오는 12월에 결혼을 해요. 결혼하면 바로 2세를 가질 계획이 있고요. 고양이들은 1년에 두 번 검진을 받고 있죠. 이렇게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까, 오래 영상을 잘 남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 외에 제가 <언더월드> 채널에 바라는 건 전혀 없어요. →

Credit

  • PHOTOGRAPHER 이규원
  • HAIR & MAKEUP 김환
  •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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