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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급 열정! 유쾌하고 기발한 세계 이색 레이싱 대회 5

손에 땀을 쥐는 대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레드불 소프박스, 이수-1 그랑프리, 이디오타로드, 베드 레이스, 키네틱 그랜드 챔피언십까지. 결과보다 과정이 주인공인, 세계 이색 레이싱 대회를 소개한다.

프로필 by 정서현 2026.02.20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레드불 소프박스: 엔진 없이 중력에 몸을 맡긴 채 기상천외한 수제 카트로 쇼맨십의 정점을 찍는 그래비티 레이스.
  • 이수원 그랑프리: 사무용 의자에 앉아 2시간 동안 한계를 시험하며 치밀한 전략과 팀워크로 승부하는 이색 오피스 스포츠.
  • 이디오타로드: 쇼핑카트와 코스튬으로 무장하고 뉴욕 브루클린 거리를 유쾌한 해프닝으로 채우는 무규칙 스트리트 퍼포먼스.
  • 베드 레이스: 침대를 밀고 언덕과 강물을 돌파하며 마을 전체를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영국 나즈버러의 유서 깊은 자선 경주.
  • 키네틱 그랜드 챔피언십: 인력으로 움직이는 거대 예술 조형물을 타고 육지와 바다를 넘나드는 3일간의 경이로운 아트 트라이애슬론.

REDBULL SOAPBOX

대회마다 온갖 기상천외한 수제 카트가 쏟아져 나오기로 유명하다. / 출처: 레드불 공식 유튜브 채널

대회마다 온갖 기상천외한 수제 카트가 쏟아져 나오기로 유명하다. / 출처: 레드불 공식 유튜브 채널

독특한 콘셉트의 카트와 참가자들의 복장이 이 대회의 가장 큰 묘미다. / 출처: 레드불 공식 유튜브 채널

독특한 콘셉트의 카트와 참가자들의 복장이 이 대회의 가장 큰 묘미다. / 출처: 레드불 공식 유튜브 채널

햄버거, 돌고래, 샌들, 피라미드 등 별게 다 차가 된다. 대회마다 온갖 기상천외한 수제 카트가 쏟아져 나오기로 유명한 레드불 소프박스다. 엔진과 같은 추진 장치 없이 오로지 중력만 믿고 내리막 코스를 달려야 한다. 아이들이 나무로 된 비누 상자에 롤러스케이트 바퀴를 붙여 타고 노는 모습에서 착안한 이 대회는 2000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처음 시작된 이후 세계 각지에서 열리며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평가 기준은 속도, 창의성, 쇼맨십. 물론 가장 많은 호응을 얻는 건 속도가 아닌 나머지 두 요소다. 꿈에서나 볼 법한 독특한 카트, 콘셉트에 충실하다 못해 카트와 혼연일체가 된 참가자들의 복장, 여기저기 부딪히고 넘어지며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순간이 웃음을 자아낸다. 올해는 벨파스트와 런던, 로스앤젤레스에서 그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ISU-1 GRAND PRIX

바퀴 달린 사무용 의자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 출처: 이수-1 그랑프리 공식 인스타그램(@isu_1gp)

바퀴 달린 사무용 의자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 출처: 이수-1 그랑프리 공식 인스타그램(@isu_1gp)

체력 안배, 팀원 교체, 코스별 대응 등 나름 치밀한 전략과 팀워크가 필요한 스포츠다. / 출처: 이수-1 그랑프리 공식 인스타그램(@isu_1gp)

체력 안배, 팀원 교체, 코스별 대응 등 나름 치밀한 전략과 팀워크가 필요한 스포츠다. / 출처: 이수-1 그랑프리 공식 인스타그램(@isu_1gp)

바퀴 달린 사무용 의자를 타고 도로를 질주한다. 이수(ISU)는 일본어로 ‘의자’를 뜻한다. 쉽게 말해 의자 레이스 1등을 가리는 대회다. 일본 사무용 의자 레이싱 협회, 조라(JORA)에서 주최하는 대회로 사무용 의자에 앉아 정해진 코스를 2시간 동안 가장 많이 돈 팀(3인 1조)이 우승한다. 스티커나 깃발과 같은 장식 정도는 허용되지만, 성능 향상을 위한 개조는 금지다. 그저 의자에 앉아 발을 굴리는게 전부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체력 안배부터 팀원 교체, 코스별 대응 등 나름 치밀한 전략과 팀워크가 필요한 ‘스포츠’다. 2010년 교토에서 시작되어 도쿄, 야마가타 등 일본 곳곳에서 열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3월 교토 교타나베에서 또 한 번 치열한 승부가 펼쳐진다.



IDIOTAROD

각 테마 별로 꾸민 쇼핑 카트와 코스튬 차림의 참가자들이 도시를 무대로 레이스를 펼친다. / 출처: 이디오타로드 공식 인스타그램(@idiotarodnyc)

각 테마 별로 꾸민 쇼핑 카트와 코스튬 차림의 참가자들이 도시를 무대로 레이스를 펼친다. / 출처: 이디오타로드 공식 인스타그램(@idiotarodnyc)

카트 콘셉트에 충실한 퍼레이드급 퍼포먼스가 거리 곳곳을 채운다. / 출처: 이디오타로드 공식 인스타그램(@idiotarodnyc)

카트 콘셉트에 충실한 퍼레이드급 퍼포먼스가 거리 곳곳을 채운다. / 출처: 이디오타로드 공식 인스타그램(@idiotarodnyc)

파워 ‘P’가 대회를 만든다면 이런 느낌일까. 규칙은 거의 없다시피하다. 출발 장소마저 직전에 공개될 정도니 말 다했다. 이디오타로드는 뉴욕 브루클린 등지에서 열리는 쇼핑 카트 레이스로, 각 테마 별로 꾸민 쇼핑 카트와 코스튬 차림의 참가자들이 도시를 무대로 레이스를 펼친다. 이름은 알라스카에서 열리는 개썰매 대회인 이디타로드(Iditarod)를 장난스럽게 비튼 것. 이 대회에서는 그 누구도 결승선에 목매지 않는다. 체크포인트마다 미션을 수행하고, 심사위원에게 뇌물(?)을 바치는 일도 장려된다. 카트 콘셉트에 충실한 퍼레이드급 퍼포먼스가 거리 곳곳을 채운다. 이 모든 해프닝 자체가 대회의 본질이다. 지난 31일, 23번째를 맞은 이 대회는 매년 1~2월, 겨울의 끝자락에 열린다. 연휴의 여운이 가시고 봄은 아직인, 가장 힘 빠지기 쉬운 시기에 함께 모여 사기를 충전하고 거리에 활기를 더하는 행사인 셈이다.



BED RACE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협곡을 지나 광장의 자갈길을 달려야 한다. / 출처: 베드 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협곡을 지나 광장의 자갈길을 달려야 한다. / 출처: 베드 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가장 안락한 공간에 있어야 할 침대가 모험을 떠난다. / 출처: 베드 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가장 안락한 공간에 있어야 할 침대가 모험을 떠난다. / 출처: 베드 레이스 공식 홈페이지

가장 안락한 공간에 있어야 할 침대가 모험을 떠난다. 영국의 작은 마을, 나즈버러(Knaresborough)에서 열리는 베드 레이스는 1966년 자선 모금 행사로 시작된 말 그대로 침대 경주다. 침대를 들고 달릴 여섯 주자와 침대에 올라타는 사람이 한 팀을 이루어 약 4km에 달하는 코스를 완주한다. 코스는 제법 험난하다. 가파른 언덕을 오르고 협곡을 지나 광장의 자갈길을 달린다. 악명 높은 건 마지막 구간, 빠른 물살이 흐르는 니드(Nidd)강을 헤엄쳐 건너야 한다. 대회는 매년 6월 개최되는데 이맘때가 되면 마을 전체가 들썩인다. 주민들은 경주용 침대 만들기에 힘을 보태고, 밴드와 무용단이 참여하는 퍼레이드를 준비한다. 대회를 빌려 온 마을이 하나로 모이는 축제에 가깝다.



KINETIC GRAND CHAMPIONSHIP

팀 구성도 치밀하다. 조종, 정비, 보조까지 역할이 분명하게 나뉜다. / 출처: 키네틱 그랜드챔피언십 공식 인스타그램(@kinetic_humboldt)

팀 구성도 치밀하다. 조종, 정비, 보조까지 역할이 분명하게 나뉜다. / 출처: 키네틱 그랜드챔피언십 공식 인스타그램(@kinetic_humboldt)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조형물을 타고 약 6~80km의 육지와 해변, 강과 진흙길을 통과해야한다. / 출처: 키네틱 그랜드챔피언십 공식 인스타그램(@kinetic_humboldt)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조형물을 타고 약 6~80km의 육지와 해변, 강과 진흙길을 통과해야한다. / 출처: 키네틱 그랜드챔피언십 공식 인스타그램(@kinetic_humboldt)

예술계의 트라이애슬론, 별칭부터 심상치 않다. 키네틱 그랜드 챔피언십은 무려 3일간 이어지는 예술 마라톤이다.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조형물을 타고 약 6~80km의 육지와 해변, 강과 진흙길을 통과해야 한다. 인력으로 움직이는 조형물은 이동 수단이자 하나의 예술 작품, 아름답고 치밀하게 설계된 조형물들의 풍경이 장관이다. 예술에서 ‘술’의 역할이 선명해지는 순간이다. 팀 구성도 치밀하다. 조종, 정비, 보조까지 역할이 분명하게 나뉜다. 이 대회는 1969년 금속조각가 호바트 브라운(Hobart Brown)이 시작했다. 처음에는 캘리포니아 페른데일의 두 블록 정도를 달리는 작은 이벤트였지만 점차 발전해 매년 매모리얼 데이 기간에 열리는 거대한 행사로 거듭났다.

Credit

  • WRITER 이소미
  • PHOTO 레드불 공식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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