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힙한 요가, 힙한 명상 그리고 힙한 깨달음

요가는 결국 흔들림의 연속일 뿐이다.

BYESQUIRE2021.10.25
 
가끔 우스갯소리로 입에서 불을 쏘냐고 묻는 친구가 있다. ‘요가 파이어’라는 ‘밈’에서 착안한 농담이다. ‘요가 파이어’는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을 풍미한 전설적인 오락실 게임 ‘스트리트 파이터’에 등장하는 기술이다. ‘스트리트 파이터’에 나오는 캐릭터 중 하나인 ‘달심’(슈퍼모델 한혜진의 별명이기도 하다!)은 놀랍게도 ‘요가’를 격투기로 활용한다. 오랜 수행 끝에 팔다리를 자유자재로 늘릴 수 있고, 인도 철학에서 언급되는 불의 신 ‘아그니’의 기운을 빌어 숨을 내뱉으면 입에서 불이 나간다. 이것이 바로 ‘요가 파이어’다.
 
요가를 한다고 해서 진짜 입에서 불을 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분명 없겠지만, 요가를 통해 무언가 ‘신비로운 것’을 할 수 있게 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꽤 있는 것 같다. 정말 그럴까? 굉장히 신비로운 일을 경험한 적은 있다. 때는 2020년 초, 슬슬 매서운 겨울이 물러날 채비를 하던 즈음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 서울 성수동 모처의 요가원에서 주 3회씩 열심히 수련하고 있었다. 그 요가원은 요가 수업도 진행했었고, 요가 자세를 취한 상태에 머무르며 그대로 명상을 하는 명상 수업도 있었다. 그날 나는 명상 수업에 참석했다. 흔히 결가부좌 또는 연꽃 자세라고 불리는 ‘파드마사나’를 취하고 고요하게 호흡에만 집중하며 명상을 하는 시간이었다. 1시간 동안 내내! 그전에도 명상을 일상 속에서 종종 하곤 했지만 1시간 동안 계속 명상만을 해본 적은 없었다. 처음에 잠시 동안은 다른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이내 호흡에 집중하면서 명상을 이어 나가려고 했다.
 
 
ⓒGetty Images

ⓒGetty Images

  
어느 순간, 갑자기 내 심장 고동 소리에 맞춰 몸이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두근. 두근. 심장이 뛸 때마다 내 몸도 미세하게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이었다. 그 느낌이 너무나 생경해서 심장 박동에 흔들리는 스스로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그날 집에 오면서 명상을 하는 도중 느꼈던 심장박동을 되새겨 보니 내가 현재 살아가는 삶이 참으로 불안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은 매시 매초 항상 뛰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나중에 이 글이 책으로 엮여질 때에도 매 순간 내 심장은 뛰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자각하지 못할 뿐 내 몸 또한 심장이 뛰는 것에 맞춰 24시간 내내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항상 흔들리고 있는 삶이라니, 이 얼마나 불안한 삶인가. 나는 항상 흔들리고 있었을 텐데 내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니 괜스레 기분이 묘해졌다. 이렇게 항상 흔들리는 삶에서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어렵지 않게 생각을 정리했다.
 
떨림이 없는 나침반은 죽은 나침반이다. 항상 북녘을 가리키며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나침반은 항상 떨리고 있어야 한다. 심장이 뛸 때마다 흔들리는 내 삶을 두려워하지 말아야겠다. 흔들림이란 내가 살아있는 증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