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빈 "먼 훗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 걱정을 그만둬야죠" | 에스콰이어코리아
PEOPLE

김우빈 "먼 훗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 걱정을 그만둬야죠"

김우빈은 먼 훗날 후회하지 않기 위해 걱정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기만 하면 행복은 언제나 당신의 문 앞에 있으니까.

박세회 BY 박세회 2022.02.22
 

Happiness At Your Doorstep

 
켄트 리넨 샴브레이 재킷 200만원대, 샴브레이 팬츠 가격 미정, 아란 실크-코튼 스웨터 100만원대, 페이즐리 패턴 스카프 가격 미정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켄트 리넨 샴브레이 재킷 200만원대, 샴브레이 팬츠 가격 미정, 아란 실크-코튼 스웨터 100만원대, 페이즐리 패턴 스카프 가격 미정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택배기사〉는 이제 촬영에 들어가나요?
이미 하고 있어요. 한 5분의 2 정도 찍은 것 같아요.
그 작품은 어떤 느낌인가요?
아까 우리가 얘기한 것처럼 콘셉트가 확실한 시리즈죠. 일단 배경이 2071년이고요. 급격하게 사막화가 진행된 한반도에서 살아남은 1%의 인류 안에서 계급화가 진행돼요. 그런데 그 미래 사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는 게 택배기사인 거죠. 저는 그 택배기사 중에서도 전설적인 택배기사 ‘5-8’의 역할이에요.
와, 무슨 얘긴지 전혀 모르겠네요.
택배기사들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택배기사가 아녜요. 택배를 전달하는 기사들이긴 한데 굉장히 강해야만 하는 환경에 놓여 있어요. 강한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세계고, 그중에서도 가장 전설적으로 강한 인물인 ‘5-8’이 택배기사가 되고자 하는 ‘사월’이라는 소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우리들의 블루스〉와 전혀 다른 세계겠어요.
안 가본 세계를 촬영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또 다르게 재밌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그래요. 감독님이랑 대화를 많이 나누고, 저 혼자 고민도 많이 해요.
 
데님 웨스턴 셔츠 70만원대 랄프 로렌 퍼플 라벨.

데님 웨스턴 셔츠 70만원대 랄프 로렌 퍼플 라벨.

 
OTT는 처음인데, 제작 방식이나 공개 방식 때문에 연기에도 차이가 좀 생기겠어요.
기존의 드라마들은 전체 대본을 보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요. 보통은 촬영하면서 뒤에 촬영할 회차의 대본들을 받죠. 결말을 어느 정도는 알지만 다는 몰라서 앞 회차 촬영을 할 때 인물에 대한 계산을 모두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택배기사〉는 대본이 다 나와 있는 영화처럼 결말을 다 알고 캐릭터를 계산해서 연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그렇겠네요. 〈택배기사〉는 결말을 알고 연기해야 계산에 도움이 되는 장르인가요?
맞아요. 분명히 그래요.
요새 좀 의아한 질문이 있었나요? ‘사람들이 나한테 이런 걸 왜 궁금해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질문이요.
아까 〈에스콰이어〉 인터뷰 영상 촬영 때도 그랬는데, 요즘 그 MBTI를 자주 물어보시는데 그게 대체 왜 궁금한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뭔가요?(웃음)
기억이 정확하게 나진 않지만, 예전에는 ESFJ가 나온 적이 있다고 회사 사람들에게 말했었나 봐요. 그런데 제가 최근에 인터넷에 올라온 간이 검사를 다시 해보니 INTP가 나오더라고요. 특성 하나도 안 겹치는 완전 반대잖아요. 이게 검사를 할 때마다 다른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또 그때마다 특징을 읽어보면 맞는 거 같기도 하거든요.(웃음) 저도 저를 잘 모르겠어요.
한국이 좀 특이한 것 같아요. MBTI가 상대방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틀처럼도 쓰이고, 반대로 상대방을 겪어보지도 않고….
단정 짓는 편견의 툴로도 쓰이죠. 선입견을 만드니까요. 결국 장단점이 있어요.
 
모노그램 실크-코튼 스웨터 90만원대 랄프 로렌 퍼플 라벨.

모노그램 실크-코튼 스웨터 90만원대 랄프 로렌 퍼플 라벨.

해들리 모노그램 테리 블레이저 100만원대, 플로럴 패턴 리넨 셔츠 50만원대, 테리 비치 쇼츠 40만원대, 리넨 행커치프 가격 미정, 캔버스 에스파드류 50만원대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해들리 모노그램 테리 블레이저 100만원대, 플로럴 패턴 리넨 셔츠 50만원대, 테리 비치 쇼츠 40만원대, 리넨 행커치프 가격 미정, 캔버스 에스파드류 50만원대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뜬금없지만, 갑자기 다른 식으로 묻고 싶어졌어요. 최근에 행복했던 기억이 언제인가요?
바로 아까요. 간식으로 떡볶이를 먹었을 때.
김우빈 씨 행복하게 만들기가 참 쉽군요?
간식을 좋아합니다. 매거진이 준비해주는 도시락이나 케이터링이 있어도 금방 배가 고파지곤 하거든요. 그리고 또 촬영장에서 간식을 먹으면 죄책감이 좀 덜해서 즐겁기도 하고요.
“난 일하니까 먹어도 된다.”
그렇죠. 떡볶이를 자주 먹고 빵이나 피자도 먹고요.
톱스타도 똑같군요. 저희도 야근할 때 야식을 지르거든요.
그럼요, 당연하죠. 촬영할 때 밤 신 찍으면 무조건 야식이 나오거든요. 가자마자 “오늘 야식 뭐예요?” 물어보고 시작해요. 밥차 메뉴도 맨날 물어봐요.
가장 오래된 기억은 뭐예요?
최초라… 어렵네요. 기자님은 뭐예요?
저 아주 어릴 때 혼자 하염없이 걷다가 먼 동네까지 가버리는 바람에 길을 잃었던 기억이 있어요. 세 살 땐가?
저도 비슷한 기억이 있어요. 어릴 때 맨홀에 빠진 적이 있어요. 동네 꼬맹이들이 하수구 덮개에 있는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서 연 거예요. 다들 모여서 ‘와 신기하다’며 안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보다가 애들에게 떠밀려서 제가 안으로 빠진 거죠. 다행히 물이 깊진 않았고 아래쪽에 조금 차 있는 정도였죠. 그 안에 파이프들이 있었는데, 그 관에 찍혀 지금도 보면 이쪽 눈에 작은 상처가 있어요. 토끼 모양의 슬리퍼를 신고 막 울던 기억이 나네요. 어머니께서 저를 업고, 119를 부를 정신도 없으셨던지 손님이 탄 택시를 세워서 병원으로 갔어요. 택시 안에 타고 있던 손님도 아이가 피를 흘리니까 ‘빨리 타고 가시라’며 내렸다나 봐요. 한 네 살 때가 아닐까 싶어요.
소중한 기억이기도 하겠네요.
예, 맞아요. 그 사건 이후로 단지 안에 있는 맨홀 뚜껑들을 못 열게 바꾸었어요. 그 동네에서 나름 큰 사건이었죠. 자칫 실명할 뻔했으니까
살다 보면 이 순간은 10년이 지나도 기억날 것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잖아요?
아, 너무 많죠. 저는 사실 너무 많아요. 5년 만에 처음으로 촬영장을 다시 찾았던 날, 청룡영화제 때 많은 분께 다시 건강하게 돌아왔다고 인사드렸던 날, 팬미팅, 제 팬들을 오랜만에 뵀던 그 순간들. 첫 신의 슬레이트를 치던 순간.
첫 신 궁금하네요. 언제 어디였어요?
대전에 있는 세트장이었어요. 〈택배기사〉도 그 세트에서 촬영을 했죠. 첫 신은 〈외계+인〉 촬영을 할 때였는데, 오랜만이니까 감독님이 제일 편안한 장면을 정해주셨어요. 하필 CG가 많이 필요한 신이라 전신 타이츠를 입고 있었죠.(웃음) 스태프들과 인사를 나누고 연기를 하는데, 울컥했어요. ‘내가 정말 다시 돌아왔구나’ 이런 마음이 들어서요. 그 신을 찍을 때의 공기가 기억나요. 사실 무대 같은 공간이에요. 화면에는 제 모습 혹은 배우들의 모습만 나오지만 현장에는 한 50~60명의 스태프들에 둘러싸여 있는 거거든요. 스태프들이 너무 반가워해주셔서 정말 행복했어요.
 
립 니트 실크 스웨터 100만원대, 버클드 리넨-실크 쇼츠 50만원대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립 니트 실크 스웨터 100만원대, 버클드 리넨-실크 쇼츠 50만원대 모두 랄프 로렌 퍼플 라벨.

 
20년 후의 김우빈이 2022년의 김우빈에게 한마디 해준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싶어요?
20년이 지나서라… 쉰네 살이겠군요….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말고 즐겁게 살아라. 어딘가에서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 물었더니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건 쓸데없는 걱정과 고민을 하느라 보낸 시간’이라고 답하셨다는 얘기를 읽었어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미리 걱정하며 보낸 시간들이 가장 후회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전 좀 안 하려고요. 이제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서 미리 걱정하지 말자. 이 말을 자꾸 마음에 되새겨요. 그때 가서 걱정해도 되는데 이미 제 생각은 저 멀리까지 가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또 그 스트레스 때문에 안 일어날 일이 생기기도 하고요.
그러니까요. 뭔가 그런 걱정이 우주를 그쪽으로 끌어당기는 느낌이 막 들기도 해요.(웃음)
기자들은 마감을 못 지킬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 하느라 마감을 못 지키기도 하죠.
그러니까요. 걱정할 시간에 그냥 차라리 맛있는 거 한 번 더 먹는 게 낫죠.
요새 가장 공을 들인 일이 뭐예요?
연기죠. ‘5-8’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에 가장 공을 들여요.
그럼 요새 가장 사랑하는 공간은 어딘가요?
아무래도 집이 아닐까요. 제가 좋아하는 것들만 놔두는 곳이니까.
집에서 ‘5-8’에 대해 생각하며 보내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겠어요.
그렇지는 않아요. 하하하하하. 집에서는 그냥 쉴 때가 제일 행복해요. →
 
켄트 디너 재킷, 드레스 셔츠, 섄퉁 실크 팬츠, 엠브로이더리 슬립온 모두 가격 미정 랄프 로렌 퍼플 라벨.

켄트 디너 재킷, 드레스 셔츠, 섄퉁 실크 팬츠, 엠브로이더리 슬립온 모두 가격 미정 랄프 로렌 퍼플 라벨.

Keyword

Credit

    FASHION EDITOR 윤웅희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홍장현
    STYLIST 이혜영
    HAIR 임철우
    MAKE UP 김성혜
    ASSISTANT 이하민/송채연
    ART DESIGNER 김대섭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