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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김성철의 다음 목표는 '섹시'라고 했다
‘카리스마 다음의 목표는 섹시’ ‘그러나 사랑은 너무 현실’이라 생각하는 김성철은 그럼에도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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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셔츠, 팬츠 모두 구찌. 캡 웰빙 익스프레스. 타이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공개가 얼마 안 남은 <노 웨이 아웃 : 더 룰렛>(7월 31일, 디즈니 플러스 공개)은 출소한 흉악범의 목에 걸린 현상금 200억을 두고 죽이려는 자와 살리려는 자들의 대결을 그린 드라마예요. OTT 블록버스터라고 할까요.
굉장히 세고 자극적인 작품인데요. 그럼에도 메시지를 정확하게 담고 있어요. 요즘 시청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우선 시리즈물인데 한 작품 안에서 이 정도의 배우진을 한 번에 보는 일은 쉽지 않죠. 그리고 정말 재미있어요. <국가 부도의 날>과 <인생은 아름다워>의 최국희 감독님이 연출한 작품이거든요. 방영하는 4주 동안 많은 분이 보실 거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조진웅, 유재명, 김무열, 염정아 등의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요. 그 안에서 배우로서 자신의 쓰임에 대해 생각해봤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정말 아쉽게도 각 화마다 주인공이 따로 있어서 현장에서 만나지 못한 분들도 많았어요. 저는 그냥 욕심내지 않고 제 할 일을 했어요. 여덟 명의 인물 각자가 가진 매력이 있기 때문에 그걸 보여주는 데 충실했고요.
현장에서 배울 것, 갖고 싶은 걸 찾는 편인가요?
현장에서 보낸 시간이 어느 정도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와요. 어떤 사람의 몸에 밴 예쁜 행동을 보면 이제 ‘배우고 싶다’보다 저분의 삶은 어땠을까 알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연기 역시 함께 공부해나가는 기분이 들고요. 연기라는 게 너무 제 인생과 맞닿아 있어 궁극적으로는 인생을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인생과 연기가 밀착된 느낌은 어떤 걸까요.
제가 5년 전에 한 작품을 지금 다시 한다면 또 다를 거예요. 5년 동안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 전 항상 넓은 그릇이 되고 싶었어요. 예전에는 100mL를 담을 수 있었다면 지금 한 500mL를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연기는 경험이라고 한 말씀을 크게 공감 못 했는데 이제 연기가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닫기도 했고요. 결과적으로 관객들을 웃고 울릴 수 있는 건 배우의 체감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온 연기인 것 같아요. ‘내가 가져보지 않은 감정을 연기로 승화시킨다 한들 그 깊이는 어디까지일까?’ 그런 생각을 자꾸 하다 보니 ‘맞닿아 있다’는 표현을 쓰게 되네요.
언제나 감정에 충실해야 하는 건 좀 힘든 일일 수도 있겠는데요.
너무 익숙해졌고, 그래서 좀 힘들긴 해요. 제가 그동안 연기에 몰두하며 추구했던 것들이 ‘이제는 대중에게 그다지 큰 감동을 전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거든요. 황정민 선배님의 ‘숟가락 하나 얹었다’는 말씀이 한층 더 확실히 실감될 만큼 연기자 외 스태프분들의 노고가 빛을 발하는 시대가 왔어요. 정말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한편으로는 작품을 손쉽게 볼 수 있고 콘텐츠의 양이 많아지면서 모든 것이 빨리 지나가버리는 것 같아요. 한 작품을 1000만 명의 관객이 봤으면 예전에는 그 1000만의 소리가 체감이 되는 듯했는데 최근에는 작품이 재밌다, 안 재밌다가 더 중요해지는 것 같고요. 제 일상을 포함한 모든 것이 연기에 맞춰져 있었는데 이제는 또 다른 중요한 게 있을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중입니다.
이번엔 목사 역할을 맡았어요. 성준우는 대형 교회의 젊은 목사죠. 특정한 직업상이 있는 역할은 처음인가요?
맞아요. 그래도 제 종교가 개신교라 교회에서 목사님이 설교하시는 모습은 많이 봤거든요. 목사라는 직업 자체가 저한테 되게 가깝고 익숙했어요. 그런데도 막상 연기하려니 준비가 필요해서 영상을 많이 찾아봤어요. 요즘은 목회자 가운 같은 걸 안 입고 편안한 차림으로 설교하는 추세잖아요. 저도 제복을 입는 대신 검은색 옷만 입는 걸로 설정했어요.
스틸컷을 봤는데 정말 ‘홀리’해 보이더라고요. 아직 공개 전이라 목소리를 많이 못 들어서 아쉬웠어요. 목소리의 힘을 기대하게 하니까요.
목소리에 힘을 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태어났어요.(웃음) 뮤지컬을 할 수 있는 것도 애초에 이 성대 자체가 너무 잘 붙어 있어서 그래요. 그런데 가끔 엄태구 형이 연기하는 거 보면 진짜 부럽거든요. 어떻게 저런 목소리가 나올까… 너무 섹시한 것 같아요. 저는 누가 봐도 연기과 학생이 발성하는 목소리 같으니까요. 그래도 연습할 때는 다른 목소리를 좀 낼 수 있기도 한데, 연기할 때 계속 유지는 안 되더라고요.
<지옥> 시즌 2도 올해 공개될 작품 중 하나죠. 본격적인 크리처물 촬영을 마친 소감은?
<스위트홈> 시즌 1에 잠깐 나왔을 때 CG 맛을 잠깐 봤거든요. 희열이 있었어요. 제가 손짓만 하면 특수팀에서 막 뭘 뿌셔주시고.(웃음) 이번에도 신기해하면서 진짜 재밌게 촬영했어요. 예를 들어 <기생수 더 그레이> 메이킹을 보면 아무것도 없는데 고개를 막 돌리잖아요. 배우한테는 그 상황이 진짜니까 지금 내 머리에서 촉수가 나와 상대를 공격하고 있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걸 보는 거죠. 저는 잘 빠져들어요.

재킷 뉴인. 베스트 애니타임로릭. 팬츠 트렁크프로젝트. 슈즈 크리스찬 루부탱. 안경 젠틀몬스터. 셔츠, 타이, 삭스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옥>처럼 첫 시즌이 성공한 시리즈의 뒤를 잇는다는 게 부담되지는 않나요?
저도 첫 시즌을 보면서 누구나 재미있게 봤을 작품이라고 느꼈기 때문에, 압박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죠. 예전에 원작이 있는 작품을 피하려고 한 이유가 원작만큼 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섰기 때문이거든요. 이제는 원작이 있는 작품이 얼마나 탄탄한지에 대해 생각해요. 계속 리메이크 되는 작품은 좋은 토대가 깔려 있을 거라고 안심하게 된 거죠. <지옥> 시즌 2 출연을 처음 제안 받았을 때 누군가는 기회라고 하겠지만 독이 든 성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어요. 막상 촬영에 들어가서는 부담감을 떨치고 최선을 다했어요. 주사위는 던져졌으니까. 혹자가 시즌 1이 그립다고 한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고요.
2년 전 인터뷰 때는 ‘태생이 귀엽다’고 했는데 정작 감독님들은 성철 씨에게서 묵직함을 보는 것 같네요.
그때 오피셜로 제 귀여움을 선포하고 나서부터 하게 된 작품들이 우연찮게 성인 남성다운 역할들이었어요. ‘나도 이제 되는구나’를 몸소 느꼈죠. ‘왜 나한테는 어른스러운 역할이 안 올까’ ‘왜 못할까’ 했는데, 그냥 때가 아니었나 봐요.
다음 목표는 ‘섹시’인가요?
그렇죠. 카리스마 다음은 뭐니 뭐니 해도 섹시죠. 남자한테 섹시하다는 말이 나오기 진짜 어려워요. 제 기준에서 섹시함이란 단순히 외모를 떠나 갖고 있는 생각, 사고방식, 가치관까지 종합적으로 충족돼야 하거든요. 제가 요즘 추구하는 게 이런 거랍니다.
연기한 지 올해로 10년째인데 어떤 지점에 와 있는 것 같아요?
(지난 시간 동안 연기를 하면서) 재밌었어요. 치열했고 간절했고 슬픈 일도 즐거운 일도 많았어요. 저는 뒤를 안 돌아봐요. 오랜 시간 축적된 것들이 나를 이루긴 하지만 좋았던 시절이나 모습만 곱씹고 있는 건 저랑 안 맞아요. 언제나 앞을 보고 가기 때문에 어디까지 얼마나 올라왔는지 몰라도 이렇게 끊임없이 올라가다 보면 언젠가 도달할 지점이 나올 거라 생각해요.
언젠가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다고도 했는데 여전히 꿈을 꾸나요?
그건 어릴 때 꿈이죠. 현실의 벽에 얼마나 많이 부딪혔는데.(웃음) 어릴 때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시스템이 너무 궁금했어요. 어떤 카메라를 어디서 돌리고 몇 대나 돌리는지. 해외 팬이 생겨서 명성을 얻는 목적이 아니라 시스템 안에서 같이 호흡해보고 싶어요. 내년에 LA 가서 오디션을 많이 보고 싶다고 회사에도 말씀드렸는데 아직 여러 가지 생각해볼 게 많이 남아 있네요.
며칠 전에 영화 <파과> 촬영을 마쳤어요. 60대 여성 킬러와 젊은 킬러의 이야기로 구병모 작가가 쓴 원작 소설도 화제를 모았었죠. 자연스럽게 끌렸을 것 같아요.
킬러에 방점이 찍힌 작품은 아니에요. 킬러라는 직업을 가진 어떤 한 사람이 늙어 약해지는 모습, 세상을 휘어잡던 사람이 세상에게 휘어잡히는 모습을 다룬 게 <파과>거든요. 세상과 부딪혔을 때 자기 뜻대로 안 되는 것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에 대해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상대 역인 이혜영 배우의 멋짐이 보통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이혜영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이건 끝났다’ 그냥 이런 느낌이었어요. 카리스마와 에너지가 대단하기 때문에 제가 옆에서 잘 따라가 맞추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도 그렇게 됐습니다.(웃음)
올해의 라인업도 역시나 새로운 모습뿐이네요.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찐멜로’도 보고 싶어 한다는 걸 아시나요?
워낙 다른 재미있는 내용이 많아서요. 그리고 멜로 연기를 하려면 상대방과 사랑의 감정에 몰입해야 하는데, 저에게 사랑은 너무 현실이라 잘 못 빠져드는 경향이 있거든요.
사랑은 정말 진심의 영역이군요.
그렇습니다. 사랑이 제일 중요해요.

톱, 팬츠 모두 이어스트. 베레모 뉴인. 네크리스 온리드. 벨트, 링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Credit
- CONTRIBUTING EDITOR 박의령
- PHOTOGRAPHER 김신애
- STYLIST 박선용
- HAIR 이민아
- MAKEUP 이은경
- ART DESIGNER 주정화
CELEB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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