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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엣 & 샹동 ‘콜렉시옹 임페리얼 크레아시옹 No.1’의 유구한 비밀

7개의 그랑 빈티지를 블렌딩해 다시 발효한 샴페인 맛보기.

프로필 by 박세회 2024.08.24
모엣 & 샹동 콜렉시옹 임페리얼 크레아시옹 No.1.

모엣 & 샹동 콜렉시옹 임페리얼 크레아시옹 No.1.

이 샴페인은 단연코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샴페인 중 하나일 것이다. 스테인리스스틸에서 숙성한 2013년 그랑 빈티지를 베이스로 2000, 2006, 2008, 2010, 2012 총 5개의 오크 숙성 그랑 빈티지 와인과 앙금 병입 숙성한 2004년 그랑 빈티지 와인을 블렌딩했다. 이미 한창 병 숙성 중인 2004년 빈티지의 보틀을 하나하나 오픈해 탄산을 날려보내고 스틸 와인에 섞었다는 얘기다. ‘아상블라주’(블렌딩이 끝난 2차 발효 전의 베이스 와인)를 블렌딩한 시점은 2014년. 2차 발효시킨 뒤 또다시 8년을 숙성했다. 7개의 빈티지가 섞인 이 와인은 복숭아, 살구, 자몽의 아로마들 사이로 놀랄 만큼 활발한 생명력을 보여주면서도 커피, 모카, 토스트, 마들렌, 아몬드, 헤이즐넛 등 시간과 환원의 흔적들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우리는 그걸 ‘패티나’(patina)라고 해요. 새로 산 소파 가죽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길들여져 조금은 색이 바래고 부드러워지지요. 그런 뉘앙스를 더한 주인공은 물론 앙금 숙성을 한 2004년 빈티지고요.” 모엣 샹동의 셰프 드 카브 브누아 구에즈가 말했다. 그가 언급한 ‘패티나’의 원래 뜻은 동에 쓰는 푸른 녹, 즉 ‘녹청’이지만, 여기선 시간의 흔적이라 옮기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브누아 구에즈는 이렇게 만들어진 ‘모엣 & 샹동 콜렉시옹 임페리얼 크레아시옹 No.1’을 발표하며 모엣 샹동 최초의 ‘오트 외놀로지’ 샴페인이라고 밝혔다. 이는 모엣 샹동이 새롭게 만든 조어로 패션 분야의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 시계 분야의 오트 오를로주리(Haute Horlogerie), 보석 분야의 오트 조아이에리(Haute Joaillerie), 요리 분야의 오트 가스트로노미(Haute Gastronomie)처럼 외놀로지(양조 기술)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장인정신을 제품에 담겠다는 메종의 철학을 함축한다. 와인의 모든 취향 중 가장 섬세하다는 환원의 세계를 음미해보자.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정우영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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