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중국차 BYD 아토 3가 온다

BYD의 한국 진출 선봉장은 아토 3다.

프로필 by 박호준 2025.02.22

올 것이 왔다. 지난 1월, BYD코리아가 공식 출범했다. 동시에 ‘아토 3’의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1995년 설립된 BYD 그룹은 초창기엔 휴대폰 배터리 제조업으로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자동차산업에 뛰어든 건 2003년이다.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가파르게 성장한 BYD는 2024년에만 약 427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그중 전기차가 176만 대 수준이다. 물론 전체 판매량의 90%가 중국 내 판매다.


중국차의 한국 진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기은상의 켄보 600과 펜곤 ix5가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린 적이 있다. 하지만 전국 15개 전시장과 12개의 서비스센터를 갖춘 대대적인 진출은 BYD코리아가 최초다. BYD는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중국 내 판매량 1위를 차지한 저력이 있는 브랜드로 배터리 생산부터 차량 조립까지 통합된 공급망을 통해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BYD가 한국 시장의 첫 모델로 선택한 아토 3는 소형 SUV다. 204마력의 최고 출력, 7.3초의 제로백, 321km의 주행 가능 거리만 놓고 보면 여느 보급형 전기차와 다르지 않지만, 가격에서 차이가 난다. 아토 3는 보조금 적용 전 가격이 기본 트림이 3150만원, 플러스 트림이 3330만원이다. 전기차 보조금 액수가 발표되지 않았으나(2월 12일 기준) 대략 300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유럽과 일본에서 아토 3가 4000만원 중후반대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걸 보면 BYD코리아의 가격 책정이 얼마나 적극적인지 가늠할 수 있다.


승차감은 무난하다. 테스트를 위해 격하게 운전대를 돌리면 금세 타이어가 헛도는 소리를 내며 뒤뚱거리지만, 이 차는 스포츠 주행을 위한 차가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 전기차 특유의 튀어 나가는 듯한 느낌도 덜하다. 일상 주행 영역에서 여유롭게 운전하기에 적합하다. 회생제동은 2단계로 구분되어 있는데, 원 페달 드라이빙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면 약하게 설정해놓고 다니는 게 차의 울컥거림을 줄이는 방법이다. 보급형 전기차 중 시속 100km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면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아토 3는 시속 130km에서도 곧잘 달린다.


인테리어는 조금 낯설다. 국산차는 물론 미국, 독일, 일본 브랜드에서도 본 적 없는 장치가 눈에 띈다. 문을 열고 닫는 손잡이와 스피커를 일체형으로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차에서 내릴 때 둥근 스피커 위에 거북이 등껍데기처럼 달린 손잡이를 당기는 식이다. 센터페시아의 12.8인치 디스플레이를 원터치 방식으로 가로세로로 조절한다거나 실내외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능 역시 아토 3에서 발견한 새로움이다. 그러나 역동적인 성격의 차에 주로 쓰이는 D컷 스티어링 휠, 게이밍 시트를 모티브로 제작한 일체형 시트,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케 하는 기어 레버의 사이에서 나의 시선은 길을 잃었다. 아토 3의 익스테리어가 ‘드래곤 페이스’ 콘셉트라고 했으니, 혹시 날아다니는 용의 등에 올라탄 느낌을 주려고 했던 게 아닐까?


“에이, 그래도 중국차는 좀”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2023년 등록된 서울 전기 시내버스 중 절반 이상이 중국 브랜드 모델이다. 중국 전기버스 수입이 본격화된 2019년부터 꾸준히 점유율이 늘고 있다. 그러니까 평소 버스를 자주 타는 사람이라면 이미 중국차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아토 3는 출시 일주일 만에 약 1000대의 사전 계약을 성사시켰다. 중국제 차량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 후보에 오른 4도어 세단 ‘씰’과 최고 523마력을 발휘하는 중형 SUV ‘씨라이온 7’도 연내 출시 예정이다. 2015년 테슬라코리아의 출범이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충돌을 일으킨 사건이었다면, BYD코리아의 출범은 전기차 사이의 치열한 경쟁을 여는 서막일지도 모른다.


Credit

  • EDITOR 박호준
  • PHOTOGRAPHER 조혜진
  • COOPERATION BYD AUTO 강서 전시장
  • ASSISTANT 임성훈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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