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두 번째 리야드 패션 위크

사우디 아라비아 패션의 현재와 미래.

프로필 by 윤웅희 2025.02.25

사우디 아라비아와 패션 위크.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생경할 수 있는 이 조합이 궁금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디자이너들은 어떤 옷을 만들까. 사우디의 패션 신은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그래서 2회를 맞은 리야드 패션 위크(RFW)에 직접 다녀왔다. RFW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문화적 발전을 촉진하려는 프로젝트 비전 2030과도 맞닿아 있다. 화려한 투와이크 궁전, 반짝이는 불빛과 마천루가 인상적인 리야드 디지털 시티, 그리고 예술적인 산업 단지 JAX 디스트릭트에서 장장 6일 동안 펼쳐진 이번 행사는 런웨이 쇼와 프레젠테이션, 전시회 등 다양한 포맷으로 진행됐다. 지역적, 문화적 특성을 반영한 만큼 쇼는 해가 진 후에 시작해 밤늦게까지 열렸고 1886, Hindamme, Not Boring, KML, RBA 같은 브랜드가 오트 쿠튀르부터 스트리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Tima Abid의 오트 쿠튀르.

Tima Abid의 오트 쿠튀르.

사우디 패션 위원회의 CEO 부락 차크막(Burak Cakmak)과 나눈 인터뷰.


리야드의 쇼핑몰을 방문하고 꽤 놀랐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전통 사우디 복식을 입지만, 몰 안에는 예상보다 다양한 브랜드의 매장과 제품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사우디 아라비아의 패션 시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종교적, 문화적 특성은 무엇이며, 최근에는 어떤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나?

사우디 아라비아는 가족 중심적인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나라다.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가구 구조는 전통복 같은 문화적 의상을 구매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사우디 아라비아, 특히 그 중에서도 리야드는 25세 이하 인구가 50% 이상을 차지하는 동적 인구 구조의 성장 시장이기도 하다. 젊은 세대는 여행, 관광, 오락 등 새로운 경험에 점점 더 많이 노출되고 있고, 이러한 경험은 이들이 사회적 모임이나 여가 생활에서 현대적 패션을 선택하도록 만든다. 또한 여성의 사회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여성복에서도 현대적이고 전문적인 복장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토브, 아바야, 타르하 같은 전통 의상은 아직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개성을 표현하는 경향도 증가하는 추세다. 자연스레 소매 시장도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리야드에 오픈한 마르니, 돌체앤가바나, 펜디의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이런 흐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많은 사우디 사람들은 파리, 런던, 두바이 같은 해외 도시에서 쇼핑을 하지만,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국내에 점점 더 많이 유통됨에 따라 국내 패션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패션 위크는 브랜드를 부각시키고, 컬렉션을 바이어와 미디어에게 선보이기 위한 플랫폼이다. 그리고 리야드 패션 위크(RFW)는 이 기본적인 목적을 실현하면서도 사우디 디자이너들의 풍부한 문화적 내러티브와 잠재력을 알리는 데 핵심을 두고 있다. RFW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사우디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이를 국제 미디어와 바이어들에게 연결하는 것. 둘째는 사우디 패션의 문화적 다양성을 널리 선보이는 것이다. 패션은 하나의 예술 형태로서 오늘날 우리 사회를 정의하는 전통과 현대의 독특한 융합을 반영한다. 또한 RFW는 오트 쿠튀르부터 레디 투 웨어, 혁신적인 스트리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사우디 젊은이들의 변화하는 취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지 디자이너들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와 많은 컬렉션의 성공은 자국의 인재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잘 드러내는 사례다. 패션 위원회로서 우리는 RFW를 창의적 경제 내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으로 보고 있다.

리야드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Razan Alazzouni 패션쇼.

리야드 디지털 시티에서 열린 Razan Alazzouni 패션쇼.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리야드 패션 위크는 단순히 패션을 선보이는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처럼 느껴진다. 리야드 패션 위크의 비전과 목적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달라.

패션 위크는 브랜드를 부각시키고, 컬렉션을 바이어와 미디어에게 선보이기 위한 플랫폼이다. 그리고 리야드 패션 위크(RFW)는 이 기본적인 목적을 실현하면서도 사우디 디자이너들의 풍부한 문화적 내러티브와 잠재력을 알리는 데 핵심을 두고 있다. RFW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사우디의 브랜드를 소개하고 이를 국제 미디어와 바이어들에게 연결하는 것. 둘째는 사우디 패션의 문화적 다양성을 널리 선보이는 것이다. 패션은 하나의 예술 형태로서 오늘날 우리 사회를 정의하는 전통과 현대의 독특한 융합을 반영한다. 또한 RFW는 오트 쿠튀르부터 레디 투 웨어, 혁신적인 스트리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사우디 젊은이들의 변화하는 취향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지 디자이너들에 대한 압도적인 지지와 많은 컬렉션의 성공은 자국의 인재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음을 잘 드러내는 사례다. 패션 위원회로서 우리는 RFW를 창의적 경제 내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중요한 순간으로 보고 있다.

KLM

KLM

이번 리야드 패션 위크는 지난 해에 비해 규모와 다양성 면에서 크게 성장했다고 들었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특히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번 RFW는 참가자와 관객 모두에게 더욱 풍성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행사 일정을 6일로 늘리고, Kaf by Kaf x adidas 같은 사전 이벤트를 추가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더 넓은 플랫폼을 마련했다. 37개의 브랜드가 참여하면서 행사의 다양성과 규모도 훨씬 커졌다. 특히 눈에 띄었던 점은 많은 디자이너들이 사우디의 유산을 기념하는 동시에 창의적 한계를 뛰어넘은 작품들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오트 쿠튀르부터 스트리트웨어에 이르기까지, RFW는 사우디 패션의 깊이와 다양성을 잘 드러냈으며, 현지 모델의 기용과 지역사회 중심의 분위기는 문화적 자부심을 강조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한편 사우디 패션에서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또한 젊은 세대의 존재감도 중요하게 부각됐다.

사우디 전통 복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Qormuz의 프레젠테이션.

사우디 전통 복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Qormuz의 프레젠테이션.

최근 사우디 아라비아의 눈에 띄는 패션 트렌드가 있나?

사우디 아라비아는 오트 쿠튀르의 주요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오트 쿠튀르는 서구적 해석과는 다른 독특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한편 젊은 세대는 아쉬 스튜디오(Ashi Studio)와 같은 브랜드에서 드러나듯, 전통적인 장인 정신과 현대적인 감각을 결합한 아방가르드한 표현에도 열광한다. 오트 쿠튀르 외에 눈여겨볼 만한 트렌드는 스포츠웨어와 스트리트웨어의 빠른 성장세다. 특히, 현지 문화와 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고급 스트리트웨어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과 로컬 영향이 결합된 트렌드는 사우디 패션 신의 창의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스트리트 웨어를 접목한 Awaken.

스트리트 웨어를 접목한 Awaken.

Hindamme 의 피날레.

Hindamme 의 피날레.

사우디 아라비아의 패션과 디자이너를 글로벌 무대에 소개하기 위한 다른 계획도 있나?

우리의 목표 중 하나는 사우디 인재들의 존재감을 전세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지난 2년 동안 이머지(EMERGE)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현지 브랜드들이 파리, 밀라노, 멕시코 등 국제적인 패션 도시로 진출했다. 이러한 이벤트는 사우디 디자이너들이 콘셉트 스토어, 런웨이, 전시회를 통해 그들의 작품을 더 넓은 관객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앞으로 우리는 이 영역을 더욱 확장할 계획이다. 2025 오사카 엑스포 같은 주요 글로벌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도 세계 무대에서 사우디 창의력을 선보이겠다는 우리의 헌신을 보여준다. 이러한 이니셔티브는 사우디 디자이너의 재능을 부각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패션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문화적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Credit

  • PHOTO 리야드 패션 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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