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 몰랐던 하와이 아트트립의 최적 시기
3년에 한 번 돌아오는 하와이의 아트 축제 때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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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ip. 1 - DESTINATION )
베니스 비엔날레, 아트 바젤, 프리즈 런던 말고도 때맞춰 가야 할 ‘아트 데스티네이션’이 생겼다. ‘관광지로만 알고 있던 하와이에서 이렇게나 수준 높은 전시가 펼쳐질 줄이야’라는 것이 나의 솔직한 평이다. 비엔날레는 지역의 특수성과 큐레이터들의 영민한 방향성에 따라 그 수준이 천차만별인데 ‘알로하 노’라는 표면적인 주제어와 상실과 관련한 다양한 숨은 주제들이 짜임새 있게 늘어서 있었다. 특히 오아후의 중심지인 와이키키에서 숙박하면서 홀로 카드 한 장으로 거의 모든 주요 사이트에 가볼 수 있다는 점 역시 하와이 아트 트립을 추천하는 이유다. 시간 여유가 없다면 택시를 타도 좋겠지만, 와이키키에서 20번과 41번 버스를 타면, 캐피톨 모던이 있는 아트 디스트릭트 쪽에 20분 안에 닿을 수 있다. 미국 전역에서 최고의 공공버스 시스템으로 꼽힌 ‘홀로’ 카드는 한국의 버스카드만큼 실용적이다. 마트에서 실물 카드를 구매한 뒤 해당 카드의 핀 번호를 홀로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원하는 만큼 충전해 쓸 수 있다. 한 번 탈 때는 3달러지만, 1일권을 7달러에 사면 24시간 동안 무제한으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다.
지금 열리는 하와이 트리에니얼 2025의 경우 주최 측은 트리에니얼의 개회식을 연 캐피톨 모던 뮤지엄이 위치한 지역인 ‘하트 오브 호놀룰루’ 혹은 아트 디스트릭트 부근 오아후에 있는 11개 전시장 중 7개가 몰려 있어 이동 시간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늦은 오전에 일어나 캐피톨 모던에서 소냐 켈리허-콤스의 작품 등을 감상한 후, 슬렁슬렁 걸어서 포르 스트리트 몰에 전시된 네이티브 하와이안 작가 칼 F.K. 파오의 공공전시 작업(바닥을 장식하는 멋진 타일이다)을 감상하듯 스쳐 지나가 바로 인근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만두 브런치를 먹고, 또 다른 전시관인 데이비스 퍼시픽 센터에 도착해 알로라 앤 칼자디야의 ‘Graft’(2021)를 보러 가는 데 너덧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이후 포스터 보태니컬 가든, 비숍 뮤지엄, 호놀룰루 뮤지엄 오브 아트(HOMA) 등으로 이동하는 데도 홀로 카드로 버스 편을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이 시기에는 ‘그레이트 알로하 런’, ‘킹스 러너 10K’ 등의 러닝 대회가 줄지어 있다. 올해 ‘그레이트 알로하 런’에서는 2월 17일 알로하 타워에서 출발해 알로하 스타디움으로 도착하는 8.5마일(약 13.7km)코스를 1만2000명이 달렸고, 3월 1일에는 4000명의 제한된 인원이 킹스 러너 10K를 달렸다. 축제도 열린다. 올해는 3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호놀룰루 페스티벌’이 펼쳐졌다. 한국, 일본, 호주, 타히티, 필리핀, 하와이, 대만, 미국 본토 대표단이 전통 퍼포먼스를 펼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문화적 조화를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축제다. 기간을 잘 맞춰 가면 트리에니얼, 페스티벌, 러닝 대회까지 모든 걸 경험하고 돌아올 수 있다. 그러니 3년 후 달력에 지금 표시를 해둘 것.
( trip. 2 - ACCOMMODATION )
숙소라고 하면 역시 일리카이 호텔 앤 리조트다. 하와이를 사랑하는 모 배우가 호놀룰루에 묵을 때마다 꼭 잡는다는 호텔 일리카이는 매우 특별한 곳이다. 앞서 언급한 뉴욕에서 온 부동산 업자는 내게 “그런데 누가 알려줬는지는 몰라도 참 좋은 호텔을 잡았구먼”이라며 “일리카이는 지금도 좋은 호텔이지만, 지어질 당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로 팔기 위해 지어져서 다이닝 시설이 있고, 디럭스 스위트에도 제대로 된 테이블과 소파가 있을 만큼 방이 넓지”라고 말했다. 호텔에 만족은 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오랜 역사를 품고 있을 줄은 몰랐기에 놀라는 표정을 짓자 그녀는 내게 “저기 모퉁이 넘어 벽에 붙어 있는 일리카이의 역사를 좀 보고 와”라고 말했다. 과연 호텔 로비층의 모퉁이를 돌자 한쪽 벽면에는 어마어마한 분량의 사진과 문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1961년에 짓기 시작한 호텔은 26층, 당시로는 전 세계 최고층 아파트가 될 예정이었으나, 1000개가 넘는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이를 반반씩 나눠 반은 콘도, 반은 호텔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 호텔을 올린 ‘호 아저씨’라 불렸다는 중국인 ‘진호’라는 인물도 흥미를 끌었다. 1944년 투자 사업을 시작해 백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그는 하와이의 부자들로만 이뤄진 하올레(Haloe, 하와이 토박이가 아닌 사람, 특히 하와이에 사는 백인을 부르는 말) 사회에서 ‘대나무 커튼’(미국 사회에 만연한 아시아인에 대한 모종의 차별과 편견)을 깬 사람으로 유명하다. “와이키키에서 타임 셰어링 콘도를 빼면 호텔 중에 어엿한 조리 시설을 갖춘 건 아마 일리카이뿐일 거야.” 그녀가 말했다. 조리 도구를 완비한 부엌 덕에 나는 와이키키의 백화점 스타일 음식에 질린 어느 날은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아일랜드 컨트리 마켓’에서 신선한 채끝이나 잘 발라진 닭다릿살을 사다가 한국의 절반 가격인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와 함께 먹었다.
( trip. 3 - FLIGHT )
이게 가장 중요하다. 하와이에 갈 때는 반드시 하와이안 항공을 탈 것. 하와이안 항공의 서비스는 승객에게 저자세로 모든 것에 알겠다고 답하거나 미안할 일도 아닌데 미안해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정말 편하게 친구와 얘기하듯이 아주 쉽고 빠르게 소통한다. 로컬 맥주를 선택하자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워주는 그런 소박한 느낌. 그러나 가장 충격적인 건 9시간의 비행 동안 멈추지 않고 터지는 스타링크다. 음악은 물론 사람들이 자는 시간에는 넷플릭스를 보는 것까지 가능할 정도의 속도로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다른 항공사에서 돈을 내고 쓰는 것보다 체감상 다섯 배 정도는 빠르다. (타 항공사에서 유료 인터넷을 이용해본 경험에 따르면 이미지를 다운로드하는 데 마치 전화 모뎀을 사용하는 것처럼 느려 터졌었다.) “나는 본토에서 왔는데, 하와이안 항공 타보고 난 다음부터는 하와이안 항공만 타잖아.” 트리에니얼 기간 동안 우리를 가이드했던 미국인 홍보 담당자가 말했다. 그러니 잊지 말 것. 하와이는 하와이안 항공으로. 참고로 앞선 아트 기사에서 언급한 브랜드 응의 작품이 전시된 포스터 보태니컬 가든을 하와이 시에 기증한 토마스 포스터 씨의 회사 ‘인터아일랜드 스팀 네비게이션’이 하와이안 항공의 모태다. 모든 것이 연결 되어 있다. ●

Credit
- PHOTO Courtesy of Brandon Ng
- Hawai'i Contemporary
- Duarte Studios 395
- 김성환 / 서울시립미술관
- Jane Jin Kaisen / 국립현대미술관
- 하와이관광청
- ART DESIGNER 김동희
CELEB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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