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시티 위시 'BOY MEETS GIRL', 알고 보면 더 재밌는 4가지 디테일
1994년 일본 히트곡의 리메이크부터 헤이세이 감성을 담은 스타일링, 실제 제작한 수조 세트까지. 엔시티 위시의 'BOY MEETS GIRL'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숨은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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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TRF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했다.
- 스타일링에는 헤이세이 시대의 여름이 담겼다.
- 뮤직비디오 속 물결 효과는 실제 제작한 수조를 활용해 촬영했다.
-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직접 들려준 촬영 비하인드.
엔시티 위시가 일본 첫 미니앨범 이후 약 6개월 만에 새로운 타이틀곡 'BOY MEETS GIRL'을 선공개했습니다. 처음 들으면 마냥 밝고 경쾌한 여름 노래처럼 들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 흥미로운 요소들이 숨어 있죠. 1994년 일본의 히트곡을 새롭게 해석한 리메이크부터, 헤이세이 감성을 녹여낸 스타일링, CG 대신 직접 제작한 촬영 소품까지.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위기 뒤에는 제작진의 세심한 고민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 뮤직비디오는 한 번 보고 끝내기보다, 다시 볼수록 새로운 장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숨은 포인트 네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1994년의 일본의 히트곡이 2026년 엔시티 위시와 만났다.
TRF가 1994년에 발표한 싱글 앨범 'BOY MEETS GIRL'의 커버 이미지 / 이미지 출처 : TRF
일본의 애니메이션 '다!다!다!' CD 커버 / 이미지 출처 : J.C.STAFF
엔시티 위시가 공개한 곡인 'BOY MEETS GIRL'은 완전히 새로운 곡이 아닙니다. 원곡은 1994년 일본 그룹 TRF가 발표한 동명의 싱글로, 당시 128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한 대표 히트곡이죠. 이후 여러 차례 리믹스되며 애니메이션 '다!다!다!' 엔딩곡으로도 사용돼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멜로디가 됐습니다. 이번 리메이크가 흥미로운 이유는 원곡을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익숙한 멜로디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엔시티 위시 특유의 맑고 경쾌한 분위기를 덧입혔죠. 덕분에 1994년의 여름과 지금의 여름이 한 곡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되었죠. 원곡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향수를, 처음 듣는 세대에게는 새로운 여름 노래로 다가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신나는 리듬으로 흘러가는데도 이상하리만큼 마음 한 편이 뭉클해지는 것. 아마 그 감정 역시 시간을 건너온 멜로디가 가진 힘일지 모릅니다.
티셔츠 안에 숨겨진 헤이세이 시대의 여름방학.
2000년대 초반의 일본 청춘물을 떠올리게하는 엔시티 위시의 스타일링 이미지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nctwish_official
뮤직비디오를 보다 보면 체크 셔츠와 파스텔 컬러의 아이템, 여유롭게 떨어지는 데님 팬츠처럼 익숙한 분위기의 스타일링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체적으로는 청량한 여름 무드를 유지하면서도, 곳곳에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일본 청춘물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가 이어집니다.
의상 디자이너 미미쨩(mimichan)의 제작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은 엔시티 위시의 모습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nctwish_official
의상 디자이너 미미쨩(mimichan)의 티셔츠 작업 노트 이미지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mimichan.nyan
의상 디자이너 미미쨩(mimichan)의 티셔츠 작업 노트 이미지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mimichan.nyan
의상 디자이너 미미쨩(mimichan)의 티셔츠 작업 노트 이미지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mimichan.nyan
그 중에서도 눈여겨볼 부분은 멤버들이 입은 티셔츠. 멤버들의 캐릭터를 각각 반영해 완성한 이 티셔츠는 실제 의상 디자이너인 미미쨩(mimichan)의 작품입니다. 디자이너는 개인 SNS에 공개한 작업 노트를 통해 이번 티셔츠의 콘셉트를 '헤이세이 시대의 여름방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래된 선풍기 앞에서 장난을 치던 기억, 소다맛 아이스크림, 학교 운동장과 교복 문화처럼 자신의 어린 시절 기억을 엔시티 위시의 세계관과 연결한 것. 특히 뒷면 레터링에도 작은 설정들이 숨어 있었는데요. 시온은 90년대 애니메이션 속 인기남을 떠올리며 장미 모티브를 더했고, 리쿠는 당시 일본 갸루 문화를 반영했습니다. 유우시는 실제 어린 시절 축구부 경험을 담았고, 재희는 음악부 학생, 료는 소년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순간, 사쿠야는 하라주쿠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각각 다른 그래픽으로 완성됐습니다. 잠깐 지나가는 장면이라 놓치기 쉽지만, 티셔츠 하나에도 멤버별 캐릭터와 시대적 무드를 촘촘히 풀어냈죠.
물결 너머의 여름, 직접 만든 수조에서 시작됐다.
실제 수조를 활용해 물결 효과를 구현한 장면 / 이미지 출처 : 엔시티 위시 공식 유튜브
실제 수조를 활용해 물결 효과를 구현한 장면 / 이미지 출처 : 엔시티 위시 공식 유튜브
추억의 워터게임기를 떠올리게 하는 연출 장면 / 이미지 출처 : 엔시티 위시 공식 유튜브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를 꼽자면 물결 너머로 멤버들을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캠코더 특유의 흐릿한 질감과 함께 화면이 천천히 일렁이며 오래된 여름의 기억을 들여다보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대부분 CG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제작 방식은 의외였는데요.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스튜디오 가제(Studio Ga.ze)는 물속 시점을 구현하기 위해 캠코더 크기에 맞춘 수조를 직접 제작했습니다. 원하는 질감이 나올 때까지 물의 농도와 색을 여러 차례 테스트했고, 과산화수소부터 음료까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며 가장 마음에 드는 화면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제작진은 이 과정을 두고 "가내수공업이자 작은 실험실 같았다"고 표현하기도 했죠. 그래서일까요. 물결이 렌즈를 스치고 번지는 순간, 초점이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는 장면까지도 인위적인 효과보다 훨씬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여기에 추억의 워터게임기를 떠올리게 하는 연출과 물자국 필터, 워터건 효과까지 더해져 화면 곳곳에 아날로그 감성을 채웠습니다.
뮤직비디오 감독님이 직접 들려준 촬영 비하인드.
귀여운 포즈를 취한 엔시티 위시 멤버들 / 이미지 출처 : 엔시티 위시 공식 유튜브
마치 연극의 마지막 커튼콜처럼, 인사를 건네는 엔시티 위시 멤버들 / 이미지 출처 : 엔시티 위시 공식 유튜브
감독님과 짧은 이야기를 나누며 촬영 현장의 소소한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온과 리쿠가 함께 식사하는 장면에서는 현지 미술감독님이 직접 오키나와 전통 음식을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두 멤버 모두 정말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어 감독님은 어린 시절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끝난 뒤 막이 내려가는 순간을 유독 좋아했다고 들려줬습니다. 행복했지만 어딘가 아쉬움이 남던 그 감정을 이번 작품에도 담고 싶었다고요. 그래서인지 이 뮤직비디오는 마냥 청량하기보다, 한여름의 기억처럼 은은한 여운을 남깁니다.
미미쨩(mimichan)이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입고 여름을 달려가는 엔시티 위시 멤버들 / 이미지 출처 : 인스타그램 @nctwish_official
엔시티 위시의 'BOY MEETS GIRL'은 단순히 청량한 여름을 담은 뮤직비디오가 아닙니다. 1994년의 히트곡을 지금의 감성으로 다시 풀어낸 음악, 멤버들의 캐릭터를 세심하게 담아낸 스타일링, 직접 제작한 수조와 아날로그 방식으로 완성한 화면까지. 짧은 러닝타임 안에 수많은 디테일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한 번 보고 지나가기보다 다시 볼수록 새로운 장면이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청량한 여름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그 계절을 조금 더 오래 붙잡고 싶어집니다. 가장 반짝이는 여름은 언제나 지나간 뒤에야 가장 선명해지니까요.
Credit
- PHOTO 각 캡션 이미지
- INTERVIEW 스튜디오 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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