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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 런던으로 돌아온 낸 골딘

미국의 사진가이자 활동가인 낸 골딘이 오는 11월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2002년 이후 24년 만에 영국에서 열리는 첫 기관 전시입니다.

프로필 by 이하민 2026.06.30
10초 안에 보는 요약 기사
  • 낸 골딘이 2026년 11월 24일부터 2027년 3월 7일까지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에서 개인전 <You Never Did Anything Wrong>을 개최합니다.
  • 2002년 화이트채플 갤러리 이후 24년 만에 영국에서 열리는 첫 기관 단독전으로 50년 경력의 주요 사진과 슬라이드쇼 작업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 대표 사진집 <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1986)를 비롯해 <The Other Side>(1993) <I'll Be Your Mirror>(1996) <The Beautiful Smile>(2008)까지 골딘의 작업은 젠더·친밀함·중독을 꾸준히 다뤘습니다.
  • 골딘은 2017년 오피오이드 위기를 공론화하기 위해 직접 행동 단체 P.A.I.N.을 설립해 세계 주요 미술관의 새클러 가문 후원 관계를 끊어내는 데 기여했습니다.
  • 현재 영화 작업 회고전 <This Will Not End Well>이 유럽 전역을 순회 중이며 헤이워드 전시는 사우스뱅크 센터 75주년을 마무리하는 행사로도 의미를 지닙니다.

헤이워드 갤러리는 낸 골딘의 개인전 <You Never Did Anything Wrong>을 2026년 11월 24일부터 2027년 3월 7일까지 개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우스뱅크 센터 75주년을 마무리하는 전시이기도 합니다. 2002년 화이트채플 갤러리에서 순회 개최된 <The Devil's Playground> 이후 영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골딘의 기관 단독전으로 50년 경력에 걸친 주요 사진과 슬라이드쇼 작업들이 한자리에 모입니다. 큐레이터들은 이번 전시를 골딘 특유의 이야기 방식과 마주하는 자리로 소개하며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사회적·정치적 반향으로 이어지는지를 조명한다고 설명합니다.


사진집<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 이미지 출처: Aperture Store 사진집<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 이미지 출처: Aperture Store 사진집<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 이미지 출처: Aperture Store

골딘의 이름을 세계에 각인시킨 것은 1986년 출간된 사진집 <The Ballad of Sexual Dependency>입니다. 1973년부터 13년에 걸쳐 촬영된 127장의 사진으로 구성된 이 작업은 골딘이 '나의 부족'이라 부르는 연인과 친구들의 삶을 담은 시각적 일기입니다. 다운타운 뉴욕의 보헤미안적 에너지를 생생히 포착한 이 사진집은 친밀함과 의존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감정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동시대 사진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출간 당시 뉴욕 타임스는 로버트 프랭크의 <미국인들>이 1950년대를 담아낸 것처럼 골딘의 사진집은 1980년대를 담아낸 예술적 걸작이라고 평했습니다. 올해 초 런던 가고시안 갤러리에서는 출간 40주년을 기념해 영국 최초로 전작 126점이 전시되기도 했습니다.


사진집<The Beautiful Smile>/ 이미지 출처: Steidl 사진집<The Beautiful Smile>/ 이미지 출처: Steidl 사진집<The Beautiful Smile>/ 이미지 출처: Steidl

이후에도 골딘의 작업은 계속해서 경계를 넓혀 왔습니다. 1993년의 <The Other Side>는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의 초상을 담은 작업으로 젠더와 정체성에 대한 그의 시선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1996년 휘트니미술관 중간 회고전을 계기로 출간된 <I'll Be Your Mirror>는 보스턴 시절부터 뉴욕 전성기까지 20년간의 작업을 망라한 결정판으로 학대 관계 속에서 찍은 자화상과 에이즈로 세상을 떠난 친구들의 기록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2008년의 <The Beautiful Smile>에서는 중독과 회복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골딘은 자신의 작업 전반을 "누구도 수정할 수 없는 내 삶의 기록"이라 일컬으며 카메라를 생존의 도구이자 증언의 언어로 삼아 왔습니다.

예술 바깥에서도 골딘은 강한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2017년에는 오피오이드 위기를 촉발한 새클러 가문의 책임을 공론화하기 위해 직접 행동 단체 P.A.I.N.을 설립했습니다. 이 운동은 세계 주요 미술관들이 새클러 가문의 이름을 후원자 명단에서 삭제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현재 영화 작업을 조명하는 회고전 <This Will Not End Well>은 스톡홀름·암스테르담·베를린·밀라노를 거쳐 파리 그랑팔레까지 유럽 전역을 순회 중입니다.

헤이워드 갤러리 수석 큐레이터 레이첼 토머스는 이번 전시를 "진정한 혁명가의 세계로 기관 규모의 몰입을 제공하는 자리"라고 표현했습니다. 사우스뱅크 센터 예술감독 마크 볼은 골딘을 "사진의 언어를 재편한 작가"라 칭하며 그의 과감한 비전을 헤이워드의 브루탈리즘 공간에서 선보이게 된 것에 대한 기대를 전했습니다. 돌봄과 기억 중독과 퀴어 가시성이라는 질문이 여전히 유효한 지금 이 전시는 더욱 묵직한 무게로 다가옵니다.

Credit

  • EDITOR 한유주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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