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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졌던 '뒤샹'의 전시를 무료로 보는 방법

프리즈 서울 덕에 떠들썩한 이번 주, 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를 추천한다. 예술가, 에디터, 출판 디자이너, 체스선수 등 다방면에서 활약한 그의 진면목을 확인할 기회!

프로필 by 박호준 2026.08.31

마르셀 뒤샹의 이름을 들으면 자연스러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변기’ 아니고 ‘샘’이다.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제기한 예술가 중 한명인 그는 자전거 바퀴, 눈삽 등 기성품을 예술로 제시하며 ‘레디메이드 작업’에 앞장선 인물로 유명하다.


마르셀 뒤샹, <커피 분쇄기>, 1938

마르셀 뒤샹, <커피 분쇄기>, 1938

하지만 뒤샹이 회화나 설치 미술에 그치지 않고 잡지 및 도록 제작, 사진, 전시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심지어 그는 체스선수로 전향해 ‘마스터’ 타이틀을 획득하며 프랑스 국가 대표팀에 소속된 이력도 가지고 있다. 여담이지만, 다방면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그가 요즘 시대에 태어났다면 분명 ‘만능엔터테이너’나 ‘인플루언서’가 됐을 게 분명하다. 아래 작품은 8월 27일부터 11월 5일까지 마이어리거울프에서 열리고 있는 <마르쉘 뒤샹: 파리지앵 컬렉션>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들이다.


마르셀 뒤샹, <1947년의 초현실주의>, 1947

마르셀 뒤샹, <1947년의 초현실주의>, 1947

<1947년의 초현실주의>(1947)

앞표지 안쪽에 ‘Prière de toucher(Please Touch)’라고 적혀 있는 전시 도록이다. 뒤샹은 1947년 파리에서 열린 <국제 초현실주의전>의 디럭스 한정판 전시 도록에 당시로선 신소재였던 발포 고무를 이용해 제작한 여성 가슴 모형을 부착했다. 이는 ‘손대지 마시오’라는 경고문이 일반적인 기존 미술관을 위트있게 비튼 것뿐만 아니라, 시각에 의존하던 기존의 예술 감상 방식을 촉각적인 것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뒤샹과 같은 초현실주의자에게 에로티시즘은 이성과 규범의 억압에서 벗어나 본능을 해방하는 원동력이었다. 80여년 전 도록의 표지 디자인이 지금 봐도 충격적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만 레이, <먼지 배양>, 1921-1975

만 레이, <먼지 배양>, 1921-1975

<먼지 배양>(1921-1975)

하늘 높이 올라가야만 보이는 ‘나스카 지상화’를 닮은 이 작품은 사실 액자 위에 낀 먼지다. 뒤샹은 자신의 작품 <큰 유리>의 유리 패널을 작업실 바닥에 수개월간 방치한 후 그 위에 쌓인 먼지를 포토그래퍼 ‘만 레이’와 함께 사진에 담았다. 정밀한 촬영을 위해 장노출 기법을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쓸모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먼지를 일부러 만들며 시간의 흔적과 우연성을 작품의 핵심 재료로 삼았다는 점에서 ‘뒤샹 다운’ 작품이 아닐 수 없다.


마르셀 뒤샹, 만 레이, <삭발>, 1921

마르셀 뒤샹, 만 레이, <삭발>, 1921

<삭발>(1921)

1919년 파리로 돌아온 뒤샹은 자신의 뒤통수를 오각별 모양으로 밀었다. 이 기묘한 퍼포먼스를 만 레이가 카메라에 담았다. 종교적 의식 또는 치기어린 반항을 넘나드는 독특한 그의 별 모양 헤어 스타일에서 뒤샹 특유의 유머를 엿볼 수 있다. 오늘날 이 사진은(당시 둘의 의도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만 레이에게는 실험적 초상사진으로의 방향을, 뒤샹에게는 몸과 정체성을 예술의 재료로 다루는 태도가 시작된 작품으로 꼽힌다.


뒤샹의 전시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마르셀 뒤샹>전 이후 약 7년 만이다. 마침 뉴욕 MoMA에서도 4월 12일부터 8월 22일까지 뒤샹의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미술관급’에서나 열릴 법한 주제의 기획 전시가 갤러리에서 열릴 수 있었던 건, 개념미술과 동시대 미술에 집중하며 역사적 아방가르드 작업에 대한 관심을 표하는 마이어리거울프의 정체성 덕이다. 갤러리에 전시된 뒤샹 컬렉션(약 250점)은 파리의 한 컬렉터가 30년간 수집한 것이며, 원할 경우 구매 문의도 가능하다.


Credit

  • 마이어리거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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