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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터틀넥 스웨터를 저장할 때다
제일 먼저 블랙 터틀넥 스웨터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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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시대, 쇠사슬로 만든 터틀넥은 갑옷이었다. 노동자와 어부들은 울로 만든 그 옷을 입었다. 터틀넥은 적과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옷이었다. 20세기에 들어서는 불현듯 지식인들의 유니폼이 되었다. 사뮈엘 베케트, 미셸 푸코, 노엘 카워드 등 그 옷은 냉철하고 지적이며 온화한 남자 옷의 상징으로 변했다. 그러나 옷에 담긴 재가공된 이미지는 제쳐두고,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만큼 합리적인 옷이 없다는 점에 가치를 더 두고 싶다. 셔츠와 타이를 대신하는 기능적 우월함. 윤택한 소재라면 핀턱 셔츠와 실크 보타이마저 대신한다. 10월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갖가지 소재와 핏, 가격의 블랙 터틀넥 스웨터를 비상식량처럼 저장하는 것. 그리고 가을과 겨울 내내, 피부처럼 차분하게 입는다.
Credit
- 에디터/ 고 동휘
- 어시스턴트 에디터/ 박 유신
- 헤어/ 채 현석
- 사진/ 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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