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JTBC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의 다섯 배우 송지효, 송종호, 김민준, 구자성, 손호준

불현듯 다시 이어지는 지난 청춘의 감정과 바람들. 꼭 올여름의 시작점이라 할 만했던 날, JTBC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의 다섯 배우를 만났다.

BYESQUIRE2020.06.19
 
 
 

THAT SUMMER 

 
셔츠 로우 클래식. 팬츠 드미어. 슈즈 레이첼 콕스. 이어링 멜리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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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효

 
처음 뵙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촬영에 늦었던 거 정말 죄송해요.
괜찮아요. 오히려 제가 좀 황송하더라고요. 스튜디오 들어서면서부터 너무 미안한 표정으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사과하셔서.
어휴, 정말 차가 너무 막혀서….
요즘 워낙 바쁘시잖아요. 영화 〈침입자〉 홍보 시기랑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 홍보 활동 시기가 겹쳤어요. 힘들진 않아요?
평소보다 일이 많긴 한데요, 그렇다고 힘들어하기에는 제가 이런 일을 너무 오래 했고, 이제 익숙해져서요.(웃음) 늘 하는 일이니까.
그래도 출연 중인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온 적 있잖아요. 송지효 씨 작품 들어가면 예민해져서 스태프들도 무서워한다고.
지금은 52시간 근무제가 있잖아요. 촬영 끝나는 시간과 시작 시간을 계산할 수 있으니까 휴식 시간도 짜놓을 수 있고요. 예전에는 시간 제한 없이 촬영하다가 〈런닝맨〉 촬영 맞춰서 이동했다가 끝나면 바로 또 드라마 현장에 가야 되고 그랬죠. 작품 들어가면 끝날 때까지 거의 잠을 못 잤던 거예요. 〈런닝맨〉은 하루 종일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프로그램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잠을 못 잔 데서 오는 예민함이 보였을 거고요.
멤버들이 그걸 유머러스하게 풀어서 이야기해준 거군요.
맞아요. 그래서 제작 환경이 바뀐 게 제 입장에선 너무 좋죠. 스태프분들에게도 좋은 환경이 된 것 같고요.
〈런닝맨〉은 송지효 씨한테 의미가 큰 프로그램이죠. 그런데 예능 출연을 꺼리는 배우도 많은 것 같아요. 한 가지 이미지로 고정되는 걸 우려해서.
음, 맞아요. 많은 분들이 그런 우려를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런닝맨〉을 시작한 이유가, 저를 정말 예뻐해주시는 제작진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다 보니 10년이 된 거고요. 그런데 처음 시작했을 때를 돌이켜보면 그동안 제가 좀 더 유연해지고, 저라는 사람을 더 잘 알게 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한 가지 캐릭터로 많은 분들에게 알려진 부분이 있다면, 그 반면에 저는 저 스스로를 알게 된 부분도 있는 거죠.
〈침입자〉 감상 평에도 놀랐다는 내용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송지효 씨가 스릴러로 돌아왔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어울려서.
그렇게 봐주시면 너무 감사하죠. 많은 분들에게 제 그런 모습이 생소할 거예요. 그런데 사실 〈런닝맨〉 하기 전에는 어둡거나 무거운 캐릭터, 작품이 많이 들어왔거든요. 〈여고괴담 3〉도 그렇고, 〈썸〉도 그렇고… 그래서 〈침입자〉가 탐이 나고 욕심이 났어요. 〈런닝맨〉으로 얻은 게 정말 많지만 그 한편에 ‘나도 이런 모습이 있고, 이런 걸 할 수 있는데’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한 인터뷰에서 손원평 감독도 평소 TV를 잘 안 봐서 송지효 씨의 예능 이미지를 잘 몰랐다고 했어요. 그냥 송지효는 처연한 이미지를 잘 표현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저한테도 그 이야기를 하셨어요. 제 데뷔작인 〈여고괴담 3〉를 잘 봐주신 것 같고, 〈런닝맨〉에서도 웃고 있는 모습 이면의 뭔가를 느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제가 가진 이미지의 반대 느낌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시나리오를 주신 것 같아요. 감사하죠. 전 정말 얻은 게 많은 것 같아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는 7월 초에 방영 시작이잖아요. 두 작품 촬영 기간이 겹치진 않았던 거죠?
그렇죠. 〈침입자〉 촬영 중간에 〈우리, 사랑했을까〉 대본을 받았어요. 아무래도 그때 몰입해 있던 작품과는 다른 장르, 다른 캐릭터이다 보니 그 당시에는 집중해서 읽지 못했죠. 완전히 색이 다르니까.
그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이제 제 나이가 마흔이거든요. 이 작품이 제 인생의 마지막 로맨틱 코미디이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별의별 짓을 다 하고 있고….
하하하. 그래도 요즘은 로맨스 장르의 폭이 많이 넓어지지 않았나요? 〈우리, 사랑했을까〉도 중년의 사랑을 담은 이야기고. 예전만 해도 이런 이야기는 찾기 힘들었잖아요.
이제 (더 폭이 넓어질 수 있게) 제가 열심히 해야죠.(웃음) 그리고 저는 〈우리, 사랑했을까〉가 관계에 대한, 혹은 추억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사람들의 과거와 지금의 삶 같은 걸 보여주는 측면이 있어요. 환경이 달라질 때 과거의 관계가 또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그런 부분을 유심히 본다면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아요.
하긴 예전에는 분명 불편했던 사람이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만났을 때는 뭔가 잘 맞는 느낌이 들고, 그럴 때가 있죠. 많이 바뀐 건 없는 것 같은데. 물론 그 반대 경우도 있고요.
맞아요. 그런데 사실 인간 대 인간으로는 그럴 수 있어도 이성 관계에서는 좀 다른 이야기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몇 개월도 아니고 10년 전에 나를 좋아했다는 사람이 현재 시점에 갑자기 고백을 하면… 당황스러울 것 같지 않나요?(웃음) 저는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드라마에서도 그런 부분이 재미 요소로 나오는데, 저는 그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더 순수하게, 재미있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노애정이란 캐릭터가 변수겠죠. ‘10년 만에 봐도 다시 사랑에 빠지게 되는’ 그런 캐릭터를 이제 송지효 씨가 어떻게 구현하는지에 따라서….
(웃음) 아유, 그런 기대는 하지 마세요.
그 부분이 없다면 시청자들도 지효 씨처럼 당황하지 않을까요?
과거의 노애정이 사랑스러웠을 수는 있지만, 현재 시점의 노애정은 좀 더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거든요. 혼자 아이 키우고 일하느라 생존형 인간이 됐고, 하지만 그럼에도 씩씩하게 살아가고. 물론 그것도 사랑스러운 사람일 수 있지만 ‘되게 열심히 사는구나’ 칭찬받을 만한 사람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그래서 홍보 자료에 그런 말이 적혀 있었나 봐요. ‘노애정이 송지효여야만 했던 이유’라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기보다 늘 최선을 다하고 씩씩한데 그게 또 사랑스러운 사람. 그런 캐스팅을 원했던 것 아닐까요?
감사한 말씀이네요.(웃음) 저도 노애정을 그렇게 그리고 있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
 
 
슬리브리스 스웨트셔츠 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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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송종호 씨는 굉장히 성실한 배우인 것 같아요.
그냥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거죠. 딱히 뭐 부지런한 건 아니고요.
굉장히 의례적인 답변을 주셨는데요.(웃음) 지금껏 서른 개에 달하는 작품을 하셨잖아요.
그래요? 아니, 그렇게 했는데 그 돈 다 어디 갔지?(웃음) 그냥 저는 경험을 쌓는 게, 현장에서 배우는 게 성장하는 데에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이런저런 역할을 다 해보고 싶기도 했고. 〈우리, 사랑했을까〉도 저한테는 도전 같은 작품이에요. 머리는 아프지만 즐겁게 촬영하고 있습니다.
일 년에 서너 작품을 한다는 건 ‘열심히 한다’보다는 ‘연기 열정이 대단하다’에 가깝지 않을까요?
에이, 그건 아닌 것 같고요. 그게 필모로 보면 그렇게 보이지만 짧게 짧게 나오는 작품도 있으니까 가능한 거죠. 저 많이 놀아요.
뭐 하고 노세요?
글쎄요. 지인들이랑 골프 한 게임 치고, 맛있는 거 먹고, 그래요. 그게 다죠 뭐. 특별히 할 게 없더라고요. 어릴 때는 친구들이랑 술 먹고 놀았는데, 지금은 다 장가 가고 애도 있고 그러니까.
〈우리, 사랑했을까〉는 딱 송종호 씨 연배의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잖아요. 아무래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특히 극 중 캐릭터인 류진의 직업이 배우이기도 하니까.
드라마의 전체적인 내용 자체가 요즘 굉장히 많이 생각하게 되는 부분인 것 같긴 해요. 알콩달콩 사랑을 찾아가는 그런 드라마잖아요. 저도 각박하게 뭔가를 좇으며 살다가 나이가 좀 들고 보니까 옛사랑에 대한 아련함이라거나 그런 게 떠오를 때가 있죠. 얘기 들어보면 그게 저뿐만 아니라 다들 한 번씩은 그러는 것 같더라고요. 결혼을 했건 안 했건. 기자님 말대로 감정이입이 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류진에게 느끼는 가장 큰 동질감은 뭘까요?
글쎄요. 류진은 너무 톱스타라서 동질감은 못 느끼겠는데….(웃음) 그런 건 있죠. 지금 내 기분이 어떻건 간에 모르는 사람과 밝게 웃으면서 대화해야 한다거나 하는 거. 류진은 특히나 자기주장을 펼치지 못하는 성격으로 나오거든요. 그 부분이 좀 짠하죠. 그런데 또 우울한 분위기가 아니라 코믹하게 표현되고.
완벽주의 강박이 있는 캐릭터인 것 같더라고요.
맞아요. 남 눈치 되게 많이 보고. 그런데 실제 성격이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요. 편한 사람들이랑 있으면 또 되게 편하게 풀어지니까. 배우가 본질적으로 남의 눈을 굉장히 신경 써야 하고, 뭐 조금만 잘못해도 눈에 확 띄고 그런 직업이잖아요. 그런 걸 좀 풍자해서 표현하신 것 같아요.
도전 같은 작품이라고 해서 놀랐어요. 〈아스달 연대기〉의 이쓰루브 같은 역할도 하셨는데.
〈아스달 연대기〉는… 그렇죠. 언어가 완전 달랐고, 겉모습도 완전 분장이 달랐고. 그런데 사실 그 역할이 크게 감정 기복이 있는 역할은 아니었으니까요. 류진은 굉장히 다이내믹한 성격이거든요. 쾌활할 때도 있고, 징징댈 때도 있고, 짠할 때도 있고. 감독님이 이 캐릭터에서 원하는 것도 코믹함이라서 저도 많이 배우면서 하고 있어요.
류진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류 스타잖아요. 간접경험을 해보니까 어때요?
글쎄요. 저는 제 눈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벅차지만, 일단은 즐겁죠. 근데 가끔 그런 건 있어요. 아이돌 같은 경우에는 팬들이 너무 몰려들어서 움직이기도 어렵고 그럴 때가 있잖아요. 이 드라마에서도 그런 신이 몇 개 있거든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고 우르르 쫓아오고. 그걸 찍어보니까 정말 너무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기가 빨리니까. 그걸 즐기는 분도 있겠지만, 만약 저라면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너무 단편적인 축약일 수도 있지만, 연기 욕심은 많고 인기 욕심은 별로 없나 봐요.
그런 욕심은 많이 없어졌어요. 저는 이제 가늘고 길게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웃음)
굳이 가늘 필요까지 있을까요.(웃음)
나이를 먹다 보니까 좀 많이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고. 열심히 하다 보면 인기는 뭐, 나이가 더 먹어서도 생길 수 있는 부분인 것 같고요. 그보다는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커요. 늘 그런 부담감이 있죠.
〈에스콰이어〉는 남성 독자가 많아요. 남자들은 〈우리, 사랑했을까〉에서 뭘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일단 하늬 아빠가 누군지 추리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남자 네 명의 캐릭터가 다 다르거든요. 이 남자들이 어떻게 들이대는지 그걸 좀 집중해서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단도직입적으로 다가가고, 또 어떤 사람은 속이 꿍해서 자기 감정을 전하지도 못 하고, 다 다르거든요. 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긴 하지만 다양한 연애 스타일과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송종호) 스웨터 발리. 팬츠 캡틴 선샤인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태슬 로퍼 알든. (손호준) 피케 셔츠, 화이트 데님 팬츠 모두 메종 마르지엘라. 첼시 부츠 토즈. (송지효) 화이트 원피스 준지. 슈즈 토즈. (구자성) 재킷, 팬츠 모두 르메르. 슬리브리스 톱 디올 맨. 스니커즈 크리스찬 루부탱. (김민준) 피케 셔츠 산드로. 리넨 팬츠 이스트 하버 서플러스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애스파드리유 구아나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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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팬츠, 턱시도 셔츠 모두 던힐. 샌들 살바토레 페라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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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최근에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놀랐어요. 의외로 굉장히 나긋나긋한 성격이더라고요.
이게 나이가 드니까….
아, 호르몬 문제인가요?(웃음) 저한테는 김민준 씨가 약간 ‘은둔하는 큰손’ 이미지가 있었거든요. 주점이나 클럽도 운영했고, 배정남 씨가 모델을 처음 시작하게 된 게 김민준 씨 덕분이라고 했고….
에이, 아니에요. 오해예요. 지인이 배정남씨를 한번 봐달라 그러길래 ‘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얘기하고 기획사 대표만 소개해준 거예요. 서울에 거처가 없으니 저희 집에 있을 곳을 마련해주고. 도움만 준 정도였죠. 제가 뭐 누구를 발탁하거나 ‘너는 잘되겠다’ 이런 얘기 해주고 할 입장이 아니었어요.
집까지 내줬으면 크게 도와준 것 같은데요.
저도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저도 모델 시작할 때 대구 출신 모델들이 모여 사는 집에 얹혀살았거든요. 좋은 문화잖아요. 물론 후배들 데리고 있으면서 속마음 아픈 것도 되게 많았죠. 그럴 때 항상 했던 말이 그거예요. “너희도 나중에 선배가 되면 지금 너희 같은 친구들 도와줘라. 그게 내 낙이다. 그걸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 다른 거 바라는 거 없다.”
맞네요, 은둔하는 큰손.
그때 별명이 ‘청담동 나눔의 집 원장님’이긴 했어요.(웃음) 애들 다 거둬들이고, 뭐… 제가 조금 도와줘서 누군가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면, 해야죠.
큰손보다는 훨씬 따뜻한 사람이었나 보네요, 별명의 뉘앙스가. 그때는 좀 신비로운 이미지였잖아요. 요즘은 예능도 많이 하시던데, 어떤 변화일까요?
지금 제가 연기에 집중할 시간보다 잉여 시간이 많거든요. 그 시간에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노출이라도 좀 많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인지도가 생기면 그만큼 직업 연기자로서 도움이 되는 거니까.
잉여 시간 생겼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성격은 아니지 않나요? 취미도 많고 사업도 많이 했고.
그때는 정신 못 차렸죠.(웃음)
진취적인 행보로 보였는데.
좀 더 연기자로 도움이 되는 방향에 시간을 썼어야 하는데, 이것저것 외부에 정신이 많이 팔렸던 것 아니었나 싶은 거죠. 주점도 운영하고, 클럽도 하고, 자전거도 만들고, 정말 별걸 다 했거든요. 그러다 결국 다시 연기가 하고 싶어서 다 정리한 거고요.
취미도 정말 많았잖아요. 자전거도 타고, 오토바이도 타고. 요즘은 뭘 하세요?
배 타는 걸 좋아해요. 그냥 하우스보트 타고 한강을 돌죠. 어릴 때부터 중년이 되면 오래된 배를 한 척 갖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결국 2008년쯤 15년 정도 된 중고 배를 샀어요. 사실 좀 후회하긴 해요. 너무 많은 걸 고쳐야 돼서.(웃음) 아무튼 배 타고 한강 나가서 88올림픽도로 같은 걸 바라보고 있으면 참 좋아요. 거긴 아예 트래픽이 없잖아요. 내가 원하는 속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무렇게나 갈 수 있고.
서핑 좋아하는 분들도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정작 파도를 타는 순간보다 바다 한가운데서 파도 기다리면서 자기가 속했던 세계를 가만히 바라보는 게 더 큰 매력이라고.
맞아요. 저도 서핑 좋아하거든요. 다른 시선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보통 해변에 가면 수평선을 바라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서퍼들은 수평선에서 육지를 바라보게 되죠. ‘아! 내가 사는 곳이 저랬구나!’ 이런 걸 느끼게 되니까요. 제가 1995년에 부산에서 올라와서 지금껏 서울에서 살았는데, 배를 타면서 이제야 서울을 새롭게 보게 되는 부분이 있죠.
말씀하신 ‘정신 못 차린’ 시기가 있었기에 지금 이런 걸 즐길 수 있게 된 건 아닐까요?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아시는 것 같아요.
뭐, 나름의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요즘은 나이를 먹으니까 좀 조심스러워진 것 같기도 하고요. 옛날에는 젊은 혈기에 ‘제 생각엔 말이죠’ 하면서 온갖 이야기를 늘어놓곤 했는데, 이젠 말 한마디가 조심스러워요.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달까요. 중용을 지킬 줄 아는 나이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결혼을 하셨잖아요. 그 영향도 있을까요?
그렇죠. 옛날엔 나 혼자 감수하면 됐는데 이제는 새로운 가족이 생겼고 때때로 그 가족의 입장이 내 입장과 다를 수도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서 지금 새집으로 이사를 했는데, 원래 이사하면 이것저것 공사할 것도 많고 문제가 많잖아요. 예전이었다면 제가 굉장히 강경하게 컴플레인을 걸었을 문제도 몇 가지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이렇게 되는 거죠. “비가 새는데, 여러 문제로 바쁘시겠지만 저희 쪽은 언제쯤 해결이 가능할까요?”(웃음) 우리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제가 조목조목 따졌을 때 상대방이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겠다는 걸 생각하게 되기도 했고요. 그렇게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아요.
차기작으로 〈우리, 사랑했을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뭘까요?
일단 배우에게는 감독님의 러브콜이 가장 용기 나는 거거든요. 〈우리, 사랑했을까〉 감독님께서 제가 구파도 캐릭터에 적역이라고, 프리 프로덕션 초반부터 이 캐릭터는 꼭 김민준이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만큼 큰 칭찬이 어디 있겠어요. 그 한마디에 바로 같이 작품 하고 싶어지는 거죠.
구파도는 전직 홍콩 마피아이자 투자사 대표라는 설정이잖아요. 주인공인 노애정의 영화사에 투자하면서 순애보를 펼친다고 들었고요. 이중적인 면모가 있는 캐릭터겠네요.
감독님이 저랑 비슷한 나이대거든요. 홍콩 누아르 르네상스였던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인 거죠.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잘 통해요. 말씀하셨던 것처럼 그 캐릭터를 로맨틱 코미디에서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그게 가장 큰 숙제고요.
남자의 판타지에 가까운 캐릭터일 수 있겠네요.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누구나 사랑에 대한 저마다의 순수한 가치관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제약과 규범 때문에 많이 잃어버리고 포기하게 되잖아요. 그걸 전문가들이 드라마 형태로 표현한 걸 보면서 자기 생각과 대비해볼 수 있는 거죠. 대리 만족도 할 수 있고. 구파도는 자기 사랑에 끝까지 책임을 지고, 그 과정에서 자기 상처도 치유해나가는 캐릭터거든요. 드라마에서 과장된 부분이 없진 않겠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런 사람이 되기를 꿈꾸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민준 씨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건 반찬으로 준 진미채볶음 때문이었다고 했어요. ‘아, 이거라면 평생 먹을 수 있겠다’ 싶었다고.
글쎄요, 그건 좀 대답을 위한 대답이었던 것 같아요. 어떤 감정을 내포하고 있는….
메타포인 거죠. 그런데 저는 그래서 더 좋아 보였어요. 괜히 막 거창하게 표현하지 않아서.
제가 30대 초반쯤 결혼했다면 좀 더 남성호르몬이 넘치는 방향으로 생각을 했겠죠. 표현도 좀 더 직접적으로 했을 테고. 지금은 그보다는 제 삶의 남은 반을 함께할 동반자라는 의미가 더 크죠. 정말 잘 맞고,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는 사람.
맞아요. 저도 조금 더 어렸다면 그 진미채볶음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를 못 했을 수도 있을 거예요.
어떻게 보면 저도 모르게 제가 그런 걸 원했기 때문에 지금껏 결혼을 안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요. 저는 잘…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이렇게 기다리지 않았다면 이 친구를 못 만났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 때 특히 더 그렇죠.
 
 
슬리브리스 톱, 팬츠 모두 디올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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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성

 
재작년 이맘때에도 〈에스콰이어〉 화보 촬영을 했죠? 그때도 김참 포토그래퍼랑.
맞아요. 기억나요. 야외에서 찍었는데, 되게 한옥 같은 곳에서. 여름이 콘셉트였나 그랬던 것 같고요.
그때는 패션 모델로서 촬영한 거였는데. 아직 모델 활동도 하나요?
매거진 화보 같은 건 한 번씩 해요. 런웨이는 욕심이 나긴 하는데 덩치도 커지고 그래서요.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싶고요.
드라마 때문에 또 몸을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체육 선생님 역할이니까요. 너무 마르거나 덩치가 크면 좀 안 맞잖아요. 딱 적당히 만들고 싶었던 거죠. 누가 봐도 체육 선생님처럼 보이게. 피트니스도 좀 하고, 특히 사이클을 꾸준히 했어요.
모델 할 때 몸 관리했던 거랑 지금 몸 관리하는 거랑 어느 쪽이 더 힘들어요?
전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모델 할 때는 그냥 안 먹으면 됐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잘 먹으면서 강도 높은 운동을 병행해야 하니까요. 모델 할 때는 운동을 해도 맨몸 운동 같은 걸 했는데 지금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유산소에, 다 수위도 엄청 높고, 먹는 것도 시간 딱딱 맞춰서 다 잘 챙겨 먹어야 하죠.
그래도 부모님은 더 좋아하시겠네요.
그렇죠. 굶지 않고, 오히려 너무 잘 먹으니까.(웃음) 제가 엄살을 좀 부리기는 했는데 그래도 운동하니까 좋긴 해요. 성취감도 있고.
3년 만에 벌써 다섯 번째 드라마예요. 두 번째 주연작이고요. 이제 배우로 무사 안착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건 아직 제 입으로 확실히 말하기 좀 그런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잘 봐주신 것 같고요.
왜일까요? 배우 구자성의 강점은 뭘까요?
좀… 열심히 하는 거?(웃음)
열심히 안 하는 신인 배우가 어디 있겠어요.
뭐라고 표현하는 게 좋을까요. 제가 좀 두려움이 없는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혼나고 이런 것도 괜찮고, 오히려 혼나는 게 반갑기도 하고요. 제 부족한 부분을 알려주는 거니까.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계속 물어보고, 계속 지적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래요. 한 신 끝날 때마다 모니터 보면서 제 스태프분들에게 어땠는지 말해달라고 하기도 하고요.
오연우라는 배역도 겁 없는 선택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송지효 씨를 둘러싸고 네 명의 남자가 오각 관계를 그리는 이야기인데, 나머지 배우들이 다 쟁쟁한 선배들이잖아요.
맞아요. 거기다 오연우라는 캐릭터가 감정 기복이 크지 않은 편이거든요. 감독님도 그 부분에 대해서 걱정을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캐릭터가 묻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고, 그러면서 캐릭터를 잘 잡아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연하남의 푸릇푸릇한 매력을 보여줘야 하는 캐릭터인 것 같은데, 부담감은 없나요?
물론 부담감이 있죠. 대오, 파도, 류진 같은 캐릭터는 성격과 특징이 명확하잖아요. 연우도 속에 품고 있는 사연은 있지만 그걸 잘 표출하지 않거든요. 이걸 어떻게 했을 때 무리 없이 섞일 수 있을지가 저도 많이 고민 되는 부분이죠. 물론 연우라는 캐릭터도 사람이니까 결국 터지기도 해요. 그런데 그렇다고 제가 확 표출해버리면 너무 튈 수 있잖아요. 그런 장면에서도 최대한 참으면서, 누르면서 연기를 해야 하는 거죠.
한번 제대로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캐릭터예요, 오연우는?
음, 일단 존재할 수가 없는 인물이에요. 현실적으로 말이 안 돼.(웃음) 부모님이 부자인데 혼자 독립해서 어렵게 살고 있고, 그런데 성격도 너무 좋고, 학교의 아이돌 같은 체육 교사에, 어릴 때 첫사랑을 아직까지도 좇고 있고요.
‘모에’적인 요소로 똘똘 뭉친 캐릭터네요.
그런데 또 한편 답답한 캐릭터이기도 해요. 이 정도 됐으면 이제 좀 고백이든 뭐든 했으면 좋겠는데, 계속 혼자 좋아하기만 하니까. ‘왜 저럴까’ 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오, 전형적 연하남 캐릭터일 거라 상상했더니 의외로 고구마 캐릭터인가 보군요.(웃음)
감독님께서도 그러시더라고요. 시청자들이 보기에 연우는 좀 답답해 보이는 캐릭터일 거라고. 그런데 결혼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은 그런 남자, 해바라기 같은 순정적인 남자가 연애할 때는 좀 답답할 수도 있잖아요. 순애보가 있으니까.
자성씨는 그런 스타일은 아닌가 봐요. 얘기하는 표정 보니까.
아니에요. 저도 사실 되게 순애보 스타일이라서. 그런 면은 비슷한 것도 같아요.
다른 배우들이 연차가 좀 있다 보니까 촬영장에서도 막내 역할을 해야겠네요.
그런데 딱히 노력한 건 없어요. 선배님들이 워낙 다들 성격이 좋으셔서요. 호준이 형은 원래 알고 지내는 사이였고 민준 선배, 종호 선배, 지효 선배는 이번에 처음 뵙게 된 건데 다들 정말 너무 잘해주시더라고요. 지금은 다들 정말 친해요. 촬영장 분위기도 좋고.
스타일리스트인 박만현 피알라인 대표가 이런 말을 했더라고요. ‘구자성을 보면 소싯적의 조인성을 보는 것 같다’… 되게 어쩔 줄 몰라하시네요.(웃음)
아유, 너무 감사한 말씀이죠. 어느 부분이 비슷하지? 키?(웃음) 제가 조인성 선배님을 실제로 뵙지 못해서 가늠도 못 하겠네요. 왜 그런 말을 하셨을까?
그럼 자성 씨의 롤 모델이 따로 있나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일단 저한테는 하정우 선배님의 자유로움이 굉장히 배우고 싶은 부분이에요. 표현을 하는 데에서 뭔가에 구속되어 있지 않고 좀 열려 있는 느낌이니까요. 해외 배우 중에서는 마스 미켈센을 좋아하고요. 〈한니발〉 같은 작품에도 나왔다가 또 〈맨 앤 치킨〉 같은 영화를 보면 코미디 연기도 잘하고, 〈닥터 스트레인지〉에서는 악당으로 나오고 〈더 헌트〉에서는 소시민으로서의 삶을 보여주고 그러잖아요.
폭넓은 연기를 소화하는 배우죠.
그런데 또 그것 하나하나가 너무 다 깊으니까요. 한순간의 표정에 모든 게 다 담겨 있고. 작은 요소로도 확 집중을 시킬 수 있고. 저도 나중에라도 그런 배우가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스웨터, 셔츠, 팬츠, 슈즈 모두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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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준

 
휴일에 이렇게 나오시게 해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인터뷰 안 잡혔으면 어차피 드라마 촬영했을 거예요.
호준 씨는 연기하고 있을 때가 가장 편하지 않나요? 화보 촬영이나 예능 프로그램 하는 것보다.
그렇죠. 그런데 또 촬영은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고 늦게 끝나니까요. 몸이 힘들어서….
예전에 크로스핏 화보 촬영할 때 한 번 뵌 적이 있는데, 요즘도 운동하세요?
크로스핏은 그때 브랜드에서 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한 거였고요, 체력 관리 차원에서 PT를 좀 받긴 하는데 그것도 요새는 드라마 때문에 거의 못 하죠. 뭐, 저 자체도 운동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 편이고요.
학생 때는 축구 유망주였잖아요.
어유, 어렸을 땐 잘했죠. 잘했어요, 제 생각에는.
지금은요?
지금도 친구들이랑 한 번씩 하는데, 기억은 있는데 몸이 안 따라주죠. 머릿속에서는 공을 참 잘 다룰 수 있는데 몸은 그게 안 되고. 나는 지금 저기 있어야 하는데, 있어야 할 곳은 어딘지 아는데.(웃음) 거기로 이동할 체력이 부족한 거죠.
크로스핏 촬영 때 호준씨 성격 때문에도 놀랐었어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데면데면해서.
아무래도 사람을 좀 타는 것 같아요. 친하고 편한 사람이 있으면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줘도 이해하고 같이 즐겨주잖아요. 그런 믿음이 있으면 많이 편해지는 것 같고요. 그렇지 않으면 조심을 좀 하는 편이고요.
낯을 가린다기보다 일부러 조심하는 거군요?
둘 다인 것 같아요. 낯을 가리는 것도 있고, 조심도 많이 하는 편이고.
예능 프로그램 PD들은 호준 씨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낯도 가리고, 조심스럽고, 무리해서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는 스타일도 아닌데 왜 그럴까요?
그런 역할이 필요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아요. 가족 구성원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처럼요. 왜 엄마가 해주는 일은 워낙 익숙해져서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해버릴 수도 있잖아요. 아빠가 엄마의 노고를 알아주지 않으면 드러나질 않는 거죠. 〈삼시세끼〉 같은 프로그램에도 그런 역할이 필요했던 게 아닐까 생각해요. 그래서 절 불러주시는 것 같고.
유해진 씨가 호준 씨에 대해 딱 그렇게 표현했죠. 열심히 한다는 티를 안 내면서 묵묵하게 잘한다고.
전 좀 희한한 게, 어릴 때부터 축구로 따지면 골을 넣는 선수보다 어시스트를 해주는 선수에게 항상 눈이 갔어요. 저도 그런 역할을 하는 게 좋은 것 같고요.
그렇게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돕는 모습을 시청자들도 좋아하는 것 같고.
저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결정타를 날리는 사람보다 어시스트하는 사람에게 박수 쳐주고 싶어 하는 사람. 저도 그게 뿌듯하고, 한 발자국 뒤에 있는 게 좋고요. 그냥 제 성격인 것 같아요.
실제 친구들이랑 자동차 여행을 가는 예능 프로그램을 찍은 적이 있잖아요. 그 영상의 베스트 댓글에 이런 게 있었어요. “손호준이랑 친구 하고 싶다.” 손호준과는 어떻게 하면 친구가 될 수 있나요?
글쎄요, 전 좀 오래 걸리는 것 같아요. 지금 제 주위에 있는 친구들도 다 20년씩 이렇게 알고 지낸 친구들이거든요. 알고 지낸 기간이 가장 짧은 친구가 연석(배우 유연석)인데 걔도 따지고 보면 6~7년 됐으니까요.
그 프로그램에서 ‘연기를 안 했다면 뭘 했을까’ 하는 질문에 호준 씨가 그랬어요. 공부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최근에 종종 한다고.
제가 어릴 때 교회에서 연극을 했어요. 그러다 극단에서 연극하는 분께 제의를 받아서 연기를 시작하게 된 거죠. 그때 칭찬을 받았거든요.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연기를 계속하게 된 거죠. 그래서 만약 내가 어느 순간 공부에 재미를 느껴서 공부를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 거죠. 그땐 마냥 어렵고 귀찮고 그랬는데, 이제 와서 보니 공부를 하는 것도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나 봐요.
간혹 시나리오를 쓴다고 들었어요. 그것도 ‘조금 다른 선택’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걸까요?
아뇨. 그런 것보다… 제가 항상 배우 입장에서 연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연출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극 중 인물과 같으면서도 뭔가 미묘하게 다를 때가 있단 말이죠. 연출자 시각에서 인물을 바라보는 거, 그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는 거예요.
또 축구로 예를 들자면, 팀 차원의 전략적 사고를 가진 선수는 플레이가 다르게 마련이니까.
그렇죠. 그렇게 하면 좀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써보는 거죠. 물론 저도 언젠가는 제가 쓴 작품으로 연출을 하고 싶은 꿈이 있고요.
시나리오의 출발점은 대체로 어떤 요소일까요?
전 공감인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제 길을 걸어왔는데, 처음 만난 사람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게 되잖아요. ‘나한테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는데’ 하는. 사람들이 다 각자의 삶을 살지만 시간이 쌓이면서 경험하게 되는 것도, 거기서 느낄 수 있는 것도 비슷한 부분이 많구나 싶었죠. 저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좋은 것 같아요.
그럼 차기작으로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누구나 다 꿈꾸는 판타지가 있잖아요. 부잣집 아들에 인성 바르게 자란 남자, 어두운 세계에 몸담았던 사람이지만 자기 여자에게는 헌신적인 남자, 할리우드까지 간 유명 배우, 세계 3대 문학상 수상 작가, 이런 네 남자가 한 여자를 좋아한다는 이야기인데, 현실 세계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잖아요.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이 되는 것도 다들 꿈꾸는 일일 테고요. 그런 많은 바람을 모아서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표현한 드라마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입가에 미소를 띠고 볼 수 있는 드라마인 것 같아서 좋았어요.
그 한 명의 여자와 네 명의 남자가 오각 관계를 이루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호준 씨 빼고 다들 모델 출신 배우예요. 부담이 되진 않나요?
오히려 저는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감독님께 말씀드리기도 했고요. 네 남자가 한곳에 모이는 장면이 나오느냐고. 없다면 넣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그렇게 판타지 같은 이야기 안에 현실적인 사람이 섞여 있으면 그것도 재미있지 않겠어요?
 
 
(구자성) 재킷, 셔츠, 팬츠 모두 르메르. 로퍼 토즈. (김민준) 리넨 재킷 캡틴 선샤인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피케 셔츠 제이리움. 팬츠 케네스 필드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애스파드리유 살바토레 페라가모. (손호준) 셔츠 OAS. 팬츠 메종 by 샌프란시스코 마켓. 슈즈 파라부트. (송지효) 셔츠 로에베. 팬츠 오떼뜨. 슈즈 레이첼 콕스. 이어링 겟미블링. (송종호) 스웨터 에르메네질도 제냐. 셔츠, 팬츠 모두 살바토레 페라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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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ATURES EDITOR 오성윤
  • FREELANCE EDITOR 오충환
  • PHOTOGRAPHER 김참
  • STYLING 오충환/정설
  • HAIR 이에녹/홍다희/김수철
  • MAKEUP 이준성/오윤희/김모란
  • ASSISTANT 윤승현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