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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나달, 존 메이어, 실베스터 스탤론이 찬 시계 3
그 유명한 사람이 하필 그 시계를 차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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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WEARING WHAT
」
라파엘 나달과 리차드밀
나달은 처음에는 자기 시계를 원치 않았다. 나달 본인이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그런 말을 했고, 리차드밀 공식 홈페이지에도 본인이 별로 원치 않았다고 적혀 있다. 그럴 만도 하다. 손에 차면 걸리적거리는 건 물론 테니스처럼 강한 공이 손과 연결된 스틱을 때리는 운동은 시계 같은 소형 정밀기계에 치명적인 충격을 준다. 고가 시계 서비스 센터의 많은 수리 사유가 골프인 것만 봐도 짐작이 갈 것이다. 하지만 스위스 시계업계의 광인 리차드밀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그는 나달만을 위해 아주 특별한 시계를 만들어냈다.

유명인과 물건이 만나면 여러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나달은 이 시계를 차고 실제 경기에 나가서 우승컵을 여러 번 들어 올렸다. 잃어버린 적도 두 번이나 있다. 도둑맞은 걸로 추정되며, 한 번은 찾았지만 한 번은 못 찾았다. 거의 잃어버릴 뻔했다가 찾은 적도 있다. 깜빡하고 벗어두고 간 걸 동료 선수가 찾아줬다고. 출시가만 7억원 전후에다 지금은 전부 품절되어 부르는 게 값인 시계를 라커 룸에 깜빡하고 벗어뒀다니. 진정한 월드클래스의 배포라고밖에 할 수 없다.

리차드밀이 나달을 위해 만든 RM 27-03모델.

존 메이어와 빈티지 롤렉스
존 메이어는 그냥 시계를 좋아하는 수준을 오래전에 넘어섰다. 그는 빈티지 롤렉스계에서 세계 수준의 파급력을 가진 인플루언서다. 특등급 인플루언서는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그가 하는 것이 유행이 된다. 존 메이어는 이미 그 반열에 올랐다. 특정 빈티지 롤렉스, 예를 들어 초록색 다이얼의 골드 데이토나에는 ‘존 메이어 롤렉스’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할리우드의 은근한 스타일 아이콘 조나 힐도 그 시계를 샀다. 그린 컬러 다이얼의 골드 데이토나는 시계 거래 플랫폼에 ‘존 메이어 롤렉스’라고 치면 찾을 수 있을 정도이고, 존 메이어 롤렉스가 되고 난 후 가격이 폭등했다. 존 메이어는 마음만 먹으면 작전 세력도 될 수 있다.

외국 스타들의 매력 중 하나는 자신의 취미에 대해 세세히 이야기해주는 거라 생각한다. 존 메이어는 21세기의 기타 명인이자 상업적으로도 어마어마한 스타지만 시계 이야기를 할 때는 그냥 성공한 애호가 느낌이다. 돈만 있으면 바로 살 수 있는 얄팍한 기호도, 교양 없는 부자의 특유의 거들먹대는 태도도 없다. <호딩키>와의 대화에서 “(샀던 시계 중) 후회하는 시계도 있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바로 “처음에 산 시계 12개 전부”라고 답했다. 취향이 생기기까지 시행착오의 과정은 월드스타나 보통 사람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Trivia 이 외에도 많은 록 스타들이 시계 애호가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데이브 나바로, 건즈 앤 로지즈의 슬래시, 마룬 5의 애덤 리바인 등이 시계 컬렉션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윤종신이 시계 애호가로 알려졌다. 한창 방송에 많이 나올 때 윤종신은 매번 다른 시계를 찼다.

파네라이와 실베스터 스탤론
실베스터 스탤론은 1995년 영화 촬영을 위해 로마를 찾았다. 1995년에는 남성용 손목시계도 지름 40mm 이하가 많았다. 우리의 로키 실베스터에게 그런 시계는 어른이 아기 턱받이를 한 것처럼 작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는 보통 사람 허벅지만 한 자신의 팔뚝에 잘 감길 만큼 육중한 크기와 강인한 이미지를 보여줄 시계가 필요했다. 실베스터 스탤론은 로마의 작은 가게에서 답을 찾았다. 그때만 해도 이탈리아인 일부만 알던 그 회사의 이름은 파네라이였다. 그는 이 시계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몇 개씩 구입했다. 이후 실베스터스탤론의 서명이 담긴 슬라이테크 파네라이 스페셜 에디션이 나오기도 했다.

파네라이도 그동안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피렌체의 작은 공작소가 실베스터 스탤론을 만나 유명해져 파네라이 팬인 ‘파네리스티’가 생기고 급기야 리치몬트 그룹에 인수됐다. 리치몬트 그룹은 파네라이를 인수한 후에도 그 성공 공식을 바꾸지 않았다. 파네리스티들을 위한 컬트적인 소규모 한정판을 매년 출시한다. 그 소규모 한정판 중에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사인을 새긴 ‘슬라이테크 에디션’도 있다. 그 시계 가운데에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사인이, 그 아래에는 ‘스페셜 에디션 실베스터 스탤론’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Trivia 파네라이는 의외의 애호가들이 있어서 더 흥미롭다. 빌 클린턴과 올랜도 블룸이 파네라이를 찬 게 목격됐다. 빌 클린턴, 올랜도 블룸, 실베스터 스탤론이 동시에 선택한 브랜드가 많을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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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선수 헌정 시계도 있다. 21세기 최고의 한국 축구 선수이자 2019-20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공식 선정 올해의 골 수상자 손흥민이 주인공이다. 스위스의 태그호이어가 2019년 손흥민 헌정 시계를 제작했다. 자사의 대표 모델 까레라 오토매틱이 손흥민 시계의 캔버스 역할을 한다. 다이얼은 짙은 파란색인데 태그호이어는 이 색을 새롭게 만든 후 ‘손흥민 블루’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이얼 아래쪽엔 손흥민 이니셜 HM7을 새기고, 12시 방향 인덱스에는 태극기의 빨간색과 파란색을 함께 넣었다. 보통 이런 시계는 뒷면에 본인 사인을 새기는데 손흥민은 태극 문양을 새겼다. 총 777개 한정판이고 손흥민은 7번을 가졌다고 한다. 날짜 표시 창에 보이는 숫자 중 7 역시 빨간색이다. 손흥민의 등번호가 7번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올해 초까지 태그호이어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Credit
- EDITOR 박세회
- WRITER 박찬용
- PHOTO PR/GETTY IMAGES KOREA
- DIGITAL DESIGNER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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