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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PHEV를 강추하는 이유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의 2개의 심장으로 3마리 토끼를 잡다. 성능, 효율 그리고 편리성.

BYESQUIRE2020.09.28
 

영리한 욕심쟁이 

 
530e

530e

 
X5 xDrive45e

X5 xDrive45e

01 BMW PHEV AUTO SALON WITH CAFÉ COCIETY 
지난 8월 21일, 서울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BMW PHEV 오토 살롱’이 열렸다. BMW가 다른 곳이 아닌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PHEV 오토 살롱을 개최한 이유는 간단하다. PHEV와 성수동이 닮았기 때문이다.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이 트랜디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장소로 탈바꿈한 것처럼 각종 규제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던 내연기관이 전기모터와 결합해 PHEV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재생과 협업’을 키워드로 꾸려진 이날 행사장에는 뉴 330e, 뉴 X5 xDrive45e, 530e가 전시되어 있었고 시승도 함께 이루어졌다. 본래 살롱은 철학, 예술, 경제 등 다양한 주제가 자유롭게 오고 갔던 사교 모임을 가리킨다. BMW PHEV 오토 살롱도 같은 분위기였다. 홍보 담당자가 이야기하고 기자가 듣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닌, 평소 궁금했던 점을 편하게 묻고 공유하는 소통의 장에 가까웠다.

  
 
X3 xDrive30e

X3 xDrive30e

02 PHEV가 뭔데?
2개의 심장이다.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장점을 더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전기로만 달릴 수도, 가솔린으로만 달릴 수도 있다. 대개는 두 가지 에너지를 함께 이용해 달린다. 하이브리드(HEV)와 달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순수 전기차처럼 충전이 가능하다. 다시 말해 차가 움직일 때만 전기를 모을 수 있는 HEV에 비해 PHEV는 정지 상태에서도 전기를 충전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예를 들어 장거리 운전 중 휴식을 취하기 위해 휴게소에 들어갈 때 충전 플러그를 차에 꽂아두기만 하면 된다.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는 셈이다.
BMW는 2020년 9월 국내 기준으로 가장 많은 PHEV 모델을 선보인 브랜드다. 5개 차종에 13개 트림이 있다. 3, 5, 7시리즈는 물론 X3, X5 같은 SUV를 전부 아우른다. BMW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PHEV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BMW가 다양한 PHEV 라인업을 갖추게 된 배경은 디젤 엔진과 무관하지 않다. 이미 우리나라와 유럽에선 환경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디젤차의 도심 진입을 막고 있다. 디젤 연료가 미세 먼지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꼽힌 탓이다. 날로 엄격해지는 배기가스 배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 PHEV이다. ‘그럼 PHEV 대신 순수 전기차를 만들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겠지만, 땅덩어리가 넓고 충전 시설 확충이 더딘 북미와 유럽의 도로 환경에는 아직 PHEV가 잘 어울린다.
 
 
745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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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PHEV는 재미없다?
운전 재미의 기준은 상대적이다. 만약 강력한 성능으로 빠르게 속도계 바늘을 올리는 걸 재미있다고 한다면 PHEV가 재미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X5 45e는 최고 출력 394마력, 최대 토크 61.2kg·m를 발휘하는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6초 걸린다. 거의 동급인 가솔린 모델 X5 40i의 5.5초와 0.1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더 나가는 무게를 보완해주는 건 전기모터의 순발력이다. 가솔린 엔진은 연료 특성상 디젤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반에 치고 나가는 힘이 부족하다. 이때 전기모터가 힘을 보탠다. 전기모터는 공기를 흡입해 폭발시키는 과정 없이 바로 힘을 뽑아내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과 궁합이 잘 맞는다. X5 45e의 전기모터가 뽑아내는 힘만 최고 113마력이다. 경차는 물론 준중형차의 최고 출력과 맞먹는 수준이다.
무게중심도 안정적이다. 사실 PHEV는 내연기관에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추가한 형태이기 때문에 무게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차가 무겁다는 건 가속 성능과 연비 효율 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많은 자동차 브랜드가 배터리 성능을 높이면서 무게는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BMW는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깔았다. 어차피 넣어야 하는 배터리를 이용해 차의 무게중심을 낮춘 것이다. 더 나아가 운동 성능에 영향을 주는 앞뒤 무게 배분도 5 대 5에 가깝게 조절했다. 실제로 카레이서들은 5~10kg의 쇳덩어리를 차체 곳곳에 배치해 이상적인 무게 배분을 구현한다.
 
   
330e

330e

04 PHEV는 비싸다?
그렇지 않다. 530d와 530e, X3 30d와 X3 30e를 놓고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530d의 가격은 8천5백만원부터 시작하지만 530e는 7천7백만원이다. X3도 마찬가지다. 디젤 모델보다 PHEV 모델이 약 900만원 저렴하다. 연비까지 함께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일반적으로 가솔린 엔진보다 연비 효율이 좋다고 알려진 디젤 엔진이지만 PHEV와 비교하면 한 수 아래다. 530d의 복합 연비가 13.5km/L인 반면 530e는 16.7km/L다. 3시리즈, X3, X5 역시 PHEV 모델의 연비가 더 높다.
PHEV를 이용하면 기름 한 방울 사용하지 않고 출퇴근할 수 있다. 서울 도시정보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전국이 39.2km, 서울시가 36.3km다. 이는 2014년부터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가장 최근 출시한 X5 xDrive45e와 330e는 배터리만으로 각각 54km와 40km를 달릴 수 있다. 다시 말해 평균적인 주행거리를 오가는 경우라면 전기 모드로 출퇴근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저공해 자동차 혜택은 덤이다. 서울·경기 지역 공영 주차장 요금 50% 할인과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면제 등 지자체별 혜택이 다양하다.
 
 

First Drive 

330e

BMW 3시리즈는 스포츠 세단의 대명사와 같다. 날카로운 핸들링, 재빠른 변속, 탄탄한 서스펜션, 안정적인 제동력이 조화를 이룬다. 같은 세그먼트에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재규어 XE, 아우디 A4 등 쟁쟁한 차가 많지만 아직까지도 운동 성능 부문에서는 3시리즈를 넘보기 어렵다. 지난 7월 출시한 330e는 3시리즈 중 M340i 다음으로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트윈 터보 4기통 엔진과 전기모터의 결합은 최고 출력 292마력, 최대 토크 42.8kg·m를 쏟아낸다. 스포츠 모드에서 엑스트라 부스트 기능을 사용해 41마력을 더한 결과다.
달리는 느낌은 3시리즈와 다르지 않다. 전기모터의 개입이 운전자가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330e가 330i보다 약 200kg 더 무겁지만 전기모터의 도움으로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가 터지는 타이밍이 더 빠르다. 덕분에 가속이 답답하거나 움직임이 둔중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차체 하부에 깔린 배터리 덕에 코너를 돌아 나가는 쫀쫀한 손맛은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 330e는 전기 모드로 시속 140km까지 가속할 수 있지만 배터리 용량이 12kWh이기 때문에 고속으로 오래 달리긴 버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