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동네 카페 흥인동 편

신당역 12번 출구에서 1분 남짓 걸으면, 작은 골목 안에 각각의 특색을 가진 카페 세 곳이 있다. ‘포스트 을지로’를 꼽자면, 이곳이 아닐까.

BY이충섭2020.11.25
카페 아포테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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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아포테케리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빈티지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해변에 있을 법한 폴딩 체어와 공간을 따라 세워진 철제 판넬, 테이블에 하나씩 달려있는 색색의 펜던트 조명으로 연출한 공간은 196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어떤 영화 속 장면 같은 느낌이다. 천장이 굉장히 높고, 햇빛으로 공간을 비추도록 천장의 가운데를 빛이 투과하는 소재로 마감했다. 밤에는 아마 여러 개의 펜던트 조명이 공간을 은은하게 비출 거다. 그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다. 카페 아포테케리에서는 음료와 크로플 같은 디저트, 그리고 피자를 함께 판매한다. 피자와 커피의 조합이 생소할 수 있는데 김밥과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조합을 좋아하는 이들이 있듯, 이 조합 또한 괜찮다. 토핑 재료가 화려하거나 많이 들어가지 않지만, 피자의 특징을 제대로 살리는 식재료가 들어가서 담백하면서도 맛이 명료하고, 도우는 쫀득한 식감이 좋아 씹는 맛이 있다. 왠만한 피자 전문점 못지 않게 맛있다. 피자를 주문하면 가운데 오렌지색 동그라미가 그려진 귀여운 포스터를 테이블 위에 깔아주는데, 테이블 매트 같은 역할이다. 이러한 서비스는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일 텐데도 손님들이 좀 더 즐겁게 피자 타임을 즐겼으면 하는 카페 사장의 마음이 느껴져서 기분이 흐뭇했다. 음료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넛 모양을 꼭 닮은 도넛 라테로서 초코 도넛을 연상시키는 크림 데코레이션이 귀엽다. 다른 가게의 크림 라테를 마시면 크림과 라테의 온도 차이가 큰 경우가 많은데, 아포테케리의 도넛 라테는 따뜻하게 주문해도 입술에 닿는 크림의 온도가 차갑지 않아서 좋았다. 카페 아포테케리는 인위적이지 않은 자유로운 공간과 담백한 음식, 귀여운 음료 이 세 조합이 만들어낸 분위기가 훌륭한 카페였다.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 409-9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더 피터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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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피터 커피는 4층 건물에서 1~3층을 오직 카페로만 사용하고 있다. 더 피터 커피는 약 2년 전에 새로 지은 건물인데 한옥에서 볼 법한 요소들이 카페 곳곳에 적용돼,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느껴지는 고재, 어두운 색감의 나무 판을 활용해 서까래와 대들보, 천정을 마감했고, 계단 옆에 연출한 끈은 창문에 드리는 발을 연상케 한다. 그리고 2층과 3층에는 크고 동그란 창을 냈는데, 창 밖 너머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작은 건물과 골목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더 피터 커피는 베이커리 메뉴가 다양하다. 약 열 다섯 종류의 빵이 주방 맞은 편 창을 따라 줄지어 놓여 있는데, 크로와상 앙버터나 올리브 페스츄리 등 보기에도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빵이다. 음료 메뉴는 커피가 물론 좋았지만, 라벤더 시럽과 딸기 청을 함께 넣어 만든 딸기 라벤더 밀크가 인상적이었다. 지나치게 달지 않고, 과육이 그대로 씹히는 딸기 우유 끝에, 은은하게 도는 라벤더 향이 마음까지 평온하게 만드는 느낌이랄까.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 411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심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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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세정은 과거 양곡 창고로 쓰였던 건물을 새롭게 리모델링해서 입점한 베이커리 카페다. 1층과 2층, 그리고 야외 테라스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2층은 다락방처럼 천정고가 낮아 아늑한 느낌이 들고, 테라스 공간은 내부와 달리 스테인레스와 회색빛 나무 데크를 깔아 완성해 모던한 느낌이다. 주방은1층 공간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비교적 넓은 편이고 심세정은 당일 생산,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늘 빵 굽는 냄새가 가득한데 특히, 오전에 가면 고소하고 달콤한 빵 냄새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빵 종류 중에는 요즘 유행하는 앙버터 프레츨이나 초코가 잔뜩 뿌려진 크루아상 같은 것들도 있지만, 동네 빵집을 연상케 하는 정감 가는 것들도 제법 있다. 자르지 않고 통으로 판매하는 우유 식빵이나 엄마가 커피를 마실 때 먹던 설탕 시럽이 잔뜩 뿌려진 시나몬 롤, 카스테라 같은 식감의 케이크 겉에 콩가루를 묻혀 완성한 소이빈 케이크, 쫀득한 깨찰빵, 두텁게 만든 초콜릿 쿠키 등이 그렇다. 볕이 좋은 날에는 테라스에 앉아 핫초코를 호호 불어가며 한 모금 마시고, 갓 나온 따끈한 식빵을 결대로 찢어 곁들여 먹어도 좋다. 마지막으로 심세정의 의미는? 마음을 깨끗하게 씻는 정자라는 뜻이다. 이름이 장소와 정말 잘 어울리는 곳, 바로 심세정이다.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 409-11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에디터 김은정